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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美 증시하락 ①-40% 베드배스 붕괴 ②독일→미 국채금리 연쇄상승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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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2.01% 빠진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29%, 0.86% 내렸는데요. 밈주식의 대표주자였던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는 이날 무려 40% 넘게 폭락했습니다. 반면 옥시덴탈 페트롤륨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분을 50%까지 늘릴 수 있다는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에 9.85%나 올랐는데요.

오늘 증시에 관한 가장 쉬운 설명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성향에 투자자들이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다 설명이 안 됩니다. 분명히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만 직전까지도 연준이 블러핑을 한다고 했던 시장이거든요. 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종합적으로 봐야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주요 경제지표는 없었는데요. 증시 변동성과 함께 연준 인사의 발언, 다음 주 챙겨야 할 주요 이벤트를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코헨의 배신? 베드 배스 앤 비욘드, 시장에 심리적 영향”…“독일, PPI 전년 대비 37.2%↑ 미 국채금리 연쇄반응”
우선 이날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가 40.54%나 떨어졌습니다. 어제 18.55달러로 마감했는데 11.03달러가 됐죠. 사실상 주가가 무너졌는데요. 17일만 해도 23.08달러였던 종목입니다. 억만장자 투자자이면서 게임스톱 이사회 의장인 라이언 코헨이 보유 지분을 처분하면서 일어난 일인데요.

롤러코스터 형태의 급격한 가격 변화는 전반적인 투자심리에 좋지 않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배드 배스 앤드 비욘드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을 공포에 떨게 해 밈주식이 모두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게임스탑(-3.86%)과 AMC(-7.30%) 같은 다른 밈주식들도 타격이 있었는데요. 주로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암호화폐도 많이 빠졌습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24시간 전에 비해 8.87%, 이더리움이 9.69%나 내렸는데요. 반교수TV의 이주택 럿거스대 교수는 시장 상황을 두고 “코헨이 주식을 던진 것이 하락의 심리적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한 것”이라고 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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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게 다가 아닙니다. 크게 보면 이날 미 국채금리가 급등한 것이 기술주를 비롯한 증시 전반에 부담을 줬는데요.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연 2.99%까지 치솟으면서 3%에 육박했는데요. 연준의 금리인상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날은 독일 영향도 컸습니다. 유럽의 경제 기관차로 불리는 독일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37.2%, 전월보다는 5.3% 급등했는데요. 10%대도 아닌 30%라는 숫자가 나왔죠. PPI는 결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요.

물가가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에 독일 국채금리가 급격히 뛰었습니다. 전날 1.07% 수준이었던 10년 만기 독일국채 금리가 이날 1.22%대까지 상승했죠.

국채금리는 상대적입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독일국채 금리가 뛰면 미국 국채금리도 따라서 어느 정도 올라야 합니다. 독일 국채를 이 정도 쳐주는데 미국도 더 줘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 얘기죠. 일반적으로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0.5~0.75%포인트(p)는 높아야 한다는 말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매튜 미스킨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츠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 국채금리 상승은 유럽에서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영국이 10.1%, 유로존 전체로는 8.9% 물가상승이 있었지요. 즉 ‘유럽 물가폭등 우려→유로권 국채금리 상승→미 국채금리에 간접영향→미 증시 하락요인’의 그림이 나온 겁니다.

앞으로는 유럽 물가도 좀 더 챙겨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다만, 유럽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 미국처럼 유럽중앙은행(ECB)이 결국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내릴 수 있다는 인식이 많다는 점도 같이 알아둬야겠습니다.



③ 매파적 발언 “인플레 억제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 침체 발생할 수 있어” ④옵션만기 규모 2.1조 달러 변동성 추가

여기에 이날 연준 관계자로부터 더 강경한 발언이 나왔는데요.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인 2%로 되돌리기 위해 헌신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며 “인플레를 통제할 수 있는 길이 있지만 그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앞뒤 말을 연결해보면 침체를 불사하더라도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는데요. 이것 역시 어제 매파적 발언들과 함께 이날 국채금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겁니다. 제프리스의 아네타 마르코우스카는 “내년 3월에는 4%의 기준금리를 갖게 될 수 있다”고 했고, 인베스코의 브라이언 레빗은 “6월부터 시장이 믿고 있는 것은 경기가 둔화하면 인플레이션이 내려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시중금리가 떨어져 이것이 주식 밸류에이션을 지지해줄 것이라고 보는 것인데 나는 확실히 연준이 블러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의미 있게 내려오는 것을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오후4시 기준으로 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p 인상 확률이 55.5%로 전날(59%)보다 다소 낮아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굴복할 시장이 아니죠. 어제도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쏟아졌지만 버텼었습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의 “인상속도 토론” 발언도 있었구요. 루트홀츠 그룹의 짐 폴슨 CIO는 “투자자들은 잠재적으로 새로운 완화 사이클이 시작되는 것을 놓치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금융시장은 이미 완화하고 있다는 건데요. 결국 여러 요소가 섞여 국채금리와 시장에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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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도로 월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내년에 금리를 내리기보다는 인상을 중단하고 유지하는 쪽으로 의견이 쏠리고 있습니다.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던 내용이기도 한데요. 핌코 부사장인 토니 크레센치는 1970년대 금리인상을 멈췄다가 인플레이션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해졌던 ‘스탑 앤 고(stop and go)’ 정책의 실패를 거론하면서 “이번엔 스탑 앤 홀드(stop and hold)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강세론자로 분류되는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대표도 “연준이 9월에 금리를 한 번 더 올리고 우리가 지금 어디쯤 있는지 멈춰서 볼 것”이라며 “연준은 금리를 3% 이상으로 올리고 이를 유지할 것이다.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미국의 경우 경기침체보다는 경기둔화를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에 증시가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내년에 더 올라간다고 보지만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말이죠.

마지막으로 이날 상황은 옵션 만기가 변동성을 키운 것도 있는데요. 이날 만기 규모가 2조1000억 달러라고 하죠. 미 경제 방송 CNBC는 “옵션 만기일이어서 일부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바꿔야 해 변동성이 증가했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떠오르는 잭슨 홀 리스크”···“파월 의장, 26일 잭슨 홀서 연설”

증시 전망을 살펴보죠. 크레셋 캐피털의 잭 애블린은 6월이 바닥이었을 수 있지만 시장 상황은 과매수 상태라고 봤는데요. 그는 “최근 몇 주 동안의 상승세가 앞으로 더 올라갈 수 있지만 일부 투기적인 부분은 없어져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시장에 돈은 많은 듯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92억 달러 등 증시에 2주 연속 투자자금이 들어왔는데 “시장이 연준을 거의 무서워하지 않는다. 현금이 주식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지난주 소매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하루 평균 13억6000만 달러어치씩 사들였다고 합니다. 여전히 유동성이 많은데요. 수잔나 스트리터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선임 투자 전략가는 “최근의 롤러코스터가 밈주식 트렌드를 소멸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며 “최근 투기의 파도를 타고 싶어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가 분위기를 꺾었지만 또 한번 뛰어들려는 이들이 아직 남아있을 수 있다는 뜻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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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26일에 있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 홀 미팅 연설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그가 이 자리에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 그리고 연준의 기대와 달리 완화하고 있는 금융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가 중요하죠.

크레디트스위스는 선행 주가수익비율(P/E)가 6월 15.4배에서 현재 18.3배로 증가했다며 이런 트렌드가 지속할지는 잭슨 홀 미팅에 달려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파월 의장의 연설 전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나오는데요.

지금으로서는 매파적 요소가 강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많습니다. 크레센치 핌코 부사장은 “잭슨 홀에서 연준이 거의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그것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피터 부크바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CIO는 “연준은 초반에 금리를 많이 올리고 있고 그들은 이제 여기에서 나와 내년에 이를 식히려고 한다. 문제는 (금리인상 속도를) 식히는 것에서 인하로 가는 것인데 나는 연준이 잭슨 홀에서는 그것이 그들의 아젠다는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려고 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내년에 어떻게 할지는 몰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금리인하에 관한 얘기는 선을 그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는 말이죠.

월가에서는 ‘잭슨 홀 리스크’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잭슨 홀 이후에도 또 한번의 CPI와 고용보고서가 남아있는 만큼 변동성에 대비해야겠습니다.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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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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