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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장난하던 파이어볼러의 각성… LG 대권 도전, 이 선수에게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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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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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소형준(kt)이나 이민호(LG)나 변화구에 너무 맛을 들이면 안 되는데…”

투수 출신 한 해설위원은 지난해 나란히 2년차를 맞이한 영건 선발 두 명의 투구 패턴을 보면서 다소간 우려를 드러냈다. 좋은 패스트볼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구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이 해설위원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평소에 변화구로 상대 타자를 더 손쉽게 잡아낼 수는 있겠지만, 그 유혹에 너무 빠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패스트볼 구위가 승부의 핵심이 된다는 것이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20년 LG의 1차 지명을 받은 이민호는 데뷔 시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LG의 기대를 한몸에 모든 유망주였다.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거침없이 던질 수 있었다. 제구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계속 발전하는 과정에서 언젠가는 잡힐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민호는 올해 들쭉날쭉한 투구 내용으로 팬들과 코칭스태프의 애를 태웠다.

볼넷이야 원래부터 적지 않은 선수였지만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줄고 상대적으로 변화구 투구가 늘어나면서 시원시원한 맛이 다소 사라졌다. 탈삼진도 같이 줄었다. 그렇다고 변화구 제구가 일관되게 안정된 것도 아니었다. 올해 잘 던지는 날은 잘 던지다가도, 그렇지 않은 날은 초반부터 난타를 당한 이유였다. 패스트볼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어쨌든 이민호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빠른 공이 동반되는 슬라이더였다. 이 장점이 사라진다면 앞으로도 장담을 하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이민호는 늦지 않게 돌아올 수 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18일 인천 SSG전에서 6⅔이닝 동안 1실점으로 잘 버티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물론 많은 안타도 맞았고, 또 수비의 도움을 받은 타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더 공격적인 승부사 기질을 보인 이민호의 투구 패턴은 긍정적이었다. 경기를 중계한 김재현 스포티비(SPOTV) 해설위원은 “‘칠 테면 치라’라는 식으로 던지고 있다”고 공격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런 빠른 승부는 7회까지 마운드에 서는 원동력이 됐다.

류지현 LG 감독도 결과를 떠나 내심 이 투구 내용이 마음에 드는 듯했다. 류 감독은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된 19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우리가 바라는 이민호의 장점, 그리고 이민호의 스타일에 정말 가까웠다. 그 모습을 가지고 던졌다”고 칭찬했다.

LG가 이민호에게 바라는 투구 내용이 나왔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수많은 전력분석을 통해 이민호의 장점, 그리고 어떤 식으로 싸워야 조금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아는 LG다. 알고 있어도 실제 마운드에서 적용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인데, 이민호가 그 길을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우리가 보기에는 커터, 본인은 슬라이더라고 표현하는 그 공이 상대 타자가 느꼈을 때 직구로 보이기 때문에 굉장히 유용한 주무기가 됐던 것인데 그 부분을 잃어버렸던 것 같았다. 굉장히 조심스럽게 들어가는 경우가 있었고, 너무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손 장난 비슷한 모습이 있었다”고 떠올리면서 “어제 같은 경우는 속구에 굉장히 자신있게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결과가 잘 나왔기 때문에 그런 스타일로 또 잘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의 과정도 선수의 성장에 큰 의미가 있겠지만, 중요한 건 앞으로다.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은 위치다. 어디에서 시작하느냐의 싸움이다. 다만 큰 꿈을 꾸려면 적어도 세 명의 확실한 선발투수가 있어야 한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이 확보된 가운데, 현시점에서 가장 ‘업사이드’가 큰 선수로 많은 관계자들은 단연 이민호를 뽑는다. 더 잘 던질 수 있는 여건과 잠재력을 충분히 갖춘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민호의 등판은 6~7경기 정도가 남았고, 이 과정에서 상승세를 붙인다면 포스트시즌에서의 일익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LG는 타격과 수비, 원투펀치에서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공에 자신감을 가지게 된 젊은 파이어볼러가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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