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 8억대 비리 또 적발…법카로 가발 미용비 등 결제

보훈처 "추가 고발"

뉴스1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인 광복회를 이끌었던 김원웅 전 회장(사진)의 재임 시기 비리 의혹이 추가로 드러났다. 국가보훈처는 김 전 회장 재임 기간(2019년 6월1일~2022년 2월16일) 광복회 운영전반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 총 8억여원대의 비리 혐의를 적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뉴스1과 보훈처에 따르면 이번 감사에선 김 전 회장 재임 시절 광복회의 △독립운동가 만화출판사업 인쇄비 과다 견적 5억원 및 △수목원 카페 공사비 과다 계상 9800만원 △대가성 기부금 수수 1억원 △기부금 목적 외 사용 1억3000만원 △법인카드 유용 2100만원 등 약 8억4900만원 상당의 비리 혐의가 추가로 적발됐다.

보훈처가 이날 공개한 감사결과를 보면 김 전 회장 재임시 광복회 임직원들은 독립운동가를 소재로 한 만화 출판 사업을 하면서 2020년 7월과 2021년 2·5월 등 3차례에 걸쳐 시장가격보다 비싼 금액으로 인쇄업체 H사와 계약을 맺어 광복회에 5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2020년 10월 광복회는 수익사업으로 운영하던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 내 '수목원 카페'의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공사 내역 부풀리기'로 적정 공사비 1200만원의 9배가 넘는 1억1000여만원을 지출했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9800만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게 보훈처의 지적이다.

이외에도 광복회는 2020년 11월 L사(자본금 5000만원)에 업체·공공기관에 대한 마스크 납품 등 사업을 소개해주는 대가로 1억원을 받은 뒤 7개 기관을 소개해줬으나, 실제 계약으로까지 이어진 곳은 1곳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훈처가 밝혔다.

광복회가 작년 8월 금융회사로부터 '독립유공자·유가족 대상 김치 나눔' 목적으로 기부 받은 8억원 가운데 1억3000만원은 광복회 운영비로 집행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번 감사에선 김 전 회장은 광복회 법인카드를 2019년 6월~2021년 12월 기간 총 410차례에 걸쳐 사적 용도로 사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금액으론 총 2100여만원 상당이다.

김 전 회장은 본인이 운영하는 강원 인제 소재 약초학교 직원과 공사인부들의 밥값을 광복회 법인카드로 냈다. 그 외에도 본인이 먹을 반찬과 떡볶이·김밥·빵 등 구입비와 약값·병원비, 목욕비, 가발미용비 등에도 법인카드를 쓴 것으로 조사됐다.

보훈처는 이 같은 비리 혐의와 관련해 김 전 회장과 이에 관여한 전직 광복회 직원 4명 등 총 5명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감사결과 자료 또한 넘길 계획이다.

보훈처는 또 "김 전 회장이 공고·면접 없이 지인 7명을 임의로 광복회에 채용하고, 사후에 면접표를 허위로 조작하는 등 불공정 채용을 한 사실도 적발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 재임 시기 광복회는 총 15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7명이 전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김 전 회장 지시에 따라 채용됐다는 게 보훈처의 설명이다. 이들 중엔 김 전 회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과 특보, 전직 시의원 등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보훈처는 "김 전 회장의 불공정 채용은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면서도 "형사법적 위법성은 단정하기 어려워 일단 고발 대상 사실에선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보훈처의 이번 감사는 올 6월27일~7월29일 기간 실시됐다.

김 전 회장은 이와 별개로 이미 광복회가 국회의사당 경내에서 운영하던 야외 카페 수익금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 7000여만원을 유용한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 전 회장은 이 같은 비자금 조성 및 사적 유용 등 의혹으로 올 2월 불명예 퇴진했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19일 오전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김 전 회장의 파렴치한 범법행위는 단순한 부정부패를 넘어, 역사의 법정에서 순국선열이 비분강개할 일"이라며 "광복회를 사조직화하는 등 궤도를 함부로 이탈한 범죄자에 대해 응당한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보훈처는 광복회 등 공법단체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갖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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