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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공화국' 아이러니…올해 검사 98명 옷 벗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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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복을 벗은 검사의 수가 올해만 1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법무부·검찰 내 요직은 물론 대통령실·국가정보원·금융감독원 등 다른 부처에도 검사 출신이 폭넓게 중용되는 탓에 야권으로부터 ‘검찰 공화국’이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지만, 정작 검사들은 검찰을 떠나고 있다.

20일 중앙일보가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7개월간 사직한 검사의 수는 대검검사(검사장), 고검검사(차·부장검사), 일반검사를 망라해 총 98명이다. 의원면직이 41명, 명예퇴직은 57명이다. 의원면직이란 스스로 원해 직(職)을 그만두는 것을 의미하고, 명예퇴직은 20년 이상 근속한 검사가 정년 전에 스스로 퇴직하는 경우를 뜻한다(검찰청법 4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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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검찰을 떠난 검사의 수가 1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 검찰기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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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사기 저하에 ‘尹사단’ 인사 불만



검찰 내 ‘엑소더스(exodus·대탈출)’ 현상은 3년 전에도 있었다. 2019년 7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임명된 뒤 자신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특수통 검사를 검찰 내 요직에 발탁했을 때다. 당시 검찰 안에서도 ‘윤석열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터져 나오면서 인사 전후로 80여명의 검사가 사표를 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선 이보다 더 많은 수의 검사들이 탈출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이 같은 엑소더스의 배경과 관련, 검사 개개인의 개별 사유를 제외하면 크게 세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국회 다수당(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 당시 검찰 내부 사기 저하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뒤 대규모 ‘물갈이’ 인사에 대한 불만 ▶현 정부의 검수완박 되돌리기 방침에 따른 변호사 개업 행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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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의 '엑소더스'를 두고선 '검수완박' 추진에 따른 사기 저하, '편가르기 인사'에 대한 불만, 현 정부의 검사 수사권 강화 방침에 따른 법조시장의 검사 수요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로비에 걸린 '검사선서'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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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민주당의 검수완박 드라이브가 가속할 무렵 검찰 안에서는 “수사도 못 하는 검사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재경지검 간부)이라는 푸념이 심심찮게 들렸다. 이미 지난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사의 수사권이 대폭 제한됐는데도 새 제도 시행 1년 만에 모든 수사권을 박탈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했기 때문이다. 검찰의 입지가 좁아지며 판사로 전직하려는 검사의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법관 임용에 지원한 현직 검사는 20여명으로, 이들 모두가 최종 임용되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지난 6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정기인사를 전후로는 약 50여명의 검사가 사직서를 냈다. 전(前) 정부에서 승승장구하던 고위 간부들이 모두 좌천되고, 그 자리에 그간 지방을 떠돌던 특수통 ‘윤석열 사단’ 검사들을 영전시키는 대규모 인사가 단행되면서다. 주요 검찰청 요직 대다수를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 꿰차면서 승진이 누락되거나 한직으로 전보된 비(非) 특수통 검사들이 줄사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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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 차장)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그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높은 24~26기 고위 간부들의 거취도 관심을 모은다. 사진은 이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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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되돌리기에…“변호사 개업하기 좋은 시기”



이 때문에 서초동엔 모처럼 고검장·검사장 출신 고위 전관 변호사의 개업 신고가 줄을 잇고 있다. 최근에만 조남관 전 대검 차장, 조재연 전 부산고검장, 박찬호 전 광주지검장, 이정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윤대진 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이 개인 사무실을 열었다. 사법연수원 27기인 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 차장)가 지난 18일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그보다 선배인 연수원 24~26기 고검장·검사장 중 일부의 사직 가능성도 있다.

검수완박법(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에는 합동수사단 부활, 시행령 개정 등으로 오히려 검사의 수사권이 확대·강화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검찰을 떠나는 이유가 조금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검사의 직접수사가 늘어날수록 법조시장에선 검사를 영입하려는 로펌의 움직임이 빨라진다”며 “현직 검사 입장에서도 변호사 개업을 하기에 알맞은 시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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