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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당원권 정지된 李가 당원 모으는 이유…국힘 당권 내전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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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날로 분주해지고 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전후로 당 안팎의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색깔을 드러내는 주자들이 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의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다음 주 나오면 이런 현상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여당 중진 의원은 “당이 혼란을 수습해나가는 초기 상황에서 주자들이 대중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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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여당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나경원 의원은 연일 이준석 전 대표를 저격하면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사진은 2일 나 전 의원이 서울 동작구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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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당내 현안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던 안 의원은 17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당 혁신위원회를 해체하고 비대위 단독 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가 세운 조직이라 해체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공격”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혁신위는 이 전 대표가 6월 지방선거 직후 의욕을 가지고 출범을 추진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안 의원의 발언 이후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은 “안철수 의원님, 혁신위를 흔들지 마십시오”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안 의원은 18일 취재진과 만나 “비대위와 혁신위가 목적이 같은데,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당에 혼란이 더 많으니까 통일하자는 얘기”라고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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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며 당권 도전의 고삐를 죄고 있다. 사진은 김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모습.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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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외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나경원 전 의원은 연일 이 전 대표를 저격하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나 전 의원은 17일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가 한발 물러서서 자성한다면 기회가 오지만, 지금 이 전 대표가 하는 모습은 당에도, 본인에게도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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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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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고리로 차기 당권 도전의 고삐를 죄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대통령 후보도 아니고 당 대표를 뽑는 것인데, 정기국회가 전대 시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조기 전대를 거듭 강조했다. 주 위원장과 안 의원 등이 정기국회가 끝난 뒤인 연말, 내년 초에 전대를 열어야 한다며 속도 조절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연일 윤석열 대통령을 맹공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윤 대통령 임기 100일을 맞은 17일,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정권에 대한 국민 지지가 낮은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며 “대통령의 생각, 말, 태도가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사자들은 선을 긋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의 연대설도 꾸준히 돌고 있다.



일반 조사 유승민, 국힘 지지층 조사 나경원, 안철수



최근 복수의 여당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는 당심과 민심에 온도 차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SBS·넥스트리서치의 15~16일 조사에 따르면 1위는 유승민(19.0%) 전 의원이었고, 이준석(13.9%), 안철수(13.7%), 나경원(12.3%), 김기현(3.9%), 권성동(1.0%) 순이었다. 하지만 응답자를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좁히면 나경원(28.2%), 안철수(20.9%), 이준석(16.2%), 유승민(8.8%), 김기현(6.7%), 권성동(2.5%)으로 순위가 뒤집혔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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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표 선거는 예비경선에서 책임당원 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가 반영되고, 본경선에서는 각각 70%, 30%로 당원 투표 비율이 높아진다. 다만 이 전 대표에게 우호적인 20·30세대 책임당원 수가 증가한 것은 변수다. 이 전 대표는 요즘도 페이스북 등을 통해 당원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청년 당원 비중이 확실히 늘었을 뿐 아니라, 이들이 스마트폰 사용에도 익숙한 만큼 ARS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지지율 추락으로 정부가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기성 당원들이 결집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 관계자는 “기성 당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에 책임이 이 전 대표에게 있다고 보는 이들도 상당하다”며 “이 전 대표가 바람을 일으킨 지난해 전당대회와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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