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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머리 꼭 샴푸로 감아야 되나요? '탈모치료 박사' 의외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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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인터뷰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중앙일보

허창훈 교수는 “초기 탈모일 때 탈모 치료 의료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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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관심 질병의 하나인 탈모는 날씨 같은 환경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햇빛이 강한 여름철에는 두피가 자외선·열기를 흡수하는 반면 땀·유분 등 노폐물을 원활히 배출하지 못한다. 그러다 가을이 되면 일조량의 변화와 더불어 탈모가 심해진다. 가을 탈모 예방을 여름부터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탈모는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초기부터 치료해야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와 함께 탈모 치료와 관리법을 알아본다.

Q : -탈모 초기 치료법에는 무엇이 있나.

A : “약물치료, 레이저를 활용한 치료가 있다. 모발 이식은 탈모가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주목받는 저출력 레이저 탈모 치료기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정확한 명칭은 탈모 치료용 ‘의료용 레이저조사기’다. 처음 소개됐던 2000년 초반에는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모발 전문가가 탈모 치료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Q : -가정용 의료기기는 얼마나 효과 있나.

A : “탈모 치료 의료용 레이저조사기는 레이저를 쬐어 모낭 세포의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한다. 그러면 모발 생성을 촉진해 모발을 굵어지게 하고 모발 수를 증가시킨다. 효과는 바르는 약과 유사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허가용 임상시험을 몇 번 진행했는데 그 결과를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고, 외국 의학지에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최근 진행한 연구에서는 4개월 만에 발모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Q : -샴푸·영양제도 효과가 있나.

A : “샴푸는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화장품’이다. 탈모 증상 완화라고 표기돼 있지만 대부분의 성분은 두피의 지루 피부염을 치료하는 성분이어서 실제 탈모 치료 효과는 거의 없다. 아무리 좋은 성분이 많아도 몇 초간 잠시 접촉하는 샴푸로는 전혀 효과를 볼 수 없다. 탈모 초기라고 샴푸만 사용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쳐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영양제는 휴지기 탈모라고 하는 털갈이와 비슷한 일시적인 탈모에 다소 도움이 되지만 가장 많은 환자가 겪는 안드로겐 탈모에는 효과가 전혀 없다.”

Q : -약 복용과 도포제, 의료기기를 함께 사용해도 괜찮나.

A : “치료 방법에 따라 효과를 가져오는 원리가 다르다. 여러 치료법을 병행하면 추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 복용은 탈모의 원인 호르몬인 DHT(디히드로테스토스테론) 형성을 억제한다. 바르는 약은 모낭의 고사를 줄이고 혈류량을 증가시키거나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통해 탈모를 개선한다. 저출력 레이저 치료법은 미토콘드리아의 활성을 증가시킴으로써 모낭의 작용을 보다 활발하게 해 모발 성장을 돕는다. 따라서 다른 치료를 받는 상황이어도 저출력 레이저 치료법을 추가로 함께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먹는 약은 1~2%에서, 바르는 약의 경우 10% 정도에서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는데 저출력 레이저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없이 대체 치료로 사용할 수 있다.”

Q : -치료 효과는 언제부터 볼 수 있나.

A : “탈모 치료의 방법들이 달라도 대부분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 2~3개월, 평균 4~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두 번 치료한 뒤 효과가 없다고 중단하면 수개월 후에 다시 탈모가 진행한다.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나이가 젊을수록 병원을 찾기보다 보조적인 수단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40세 이전 젊은 나이에 치료받으면 99% 가까이는 최소한 현재 모습을 지킬 수 있다. 우선 탈모 여부를 병원에서 정확히 진단받아 볼 것을 권한다.”

Q : -가정용 제품 구입 시 고려할 사항이 있나.

A : “제품 설명서나 광고 문구를 살펴보고 ‘의료기기’ 또는 ‘탈모 치료’라는 단어가 있으면 식약처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제품으로 생각하면 된다. 제품별로 사용하는 광원의 종류·출력이 다르다. 임상시험을 통해 탈모 치료 효과가 입증된 제품은 식약처에서 인증해 주고 ‘의료기기’로 등록이 된다. 하지만 비슷하게 생겼어도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제품은 식약처 인증을 받지 못하고 일반 공산품으로 분류된다.”

Q : -스트레스성·출산으로 인한 탈모 치료도 동일한가.

A :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는 원형 탈모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원형 탈모는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안드로겐성 탈모와는 전혀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며 치료법도 완전히 다르다. 임신·출산으로 인한 탈모는 일시적으로 탈락하는 모발의 수가 늘어나는 휴지기 탈모다. 별다른 치료가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다만 간혹 안드로겐성 탈모와 겹칠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Q : -여름철 탈모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이 있나.

A : “여름에는 자외선으로부터의 손상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두피를 완전히 가리는 모자를 사용하고 땀이 차지 않게 자주 통풍시켜주는 것이 좋다. 땀을 씻어내기 위해 다른 계절보다 머리를 좀 더 자주 감는데, 먼지가 많지 않으면 매번 샴푸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머리를 감은 후에는 머리를 잘 말려주는 것이 세균·곰팡이의 번식을 줄이는 데 도움된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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