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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국민영웅의 배신? 러 침공 숨긴 젤렌스키 속내에 우크라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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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 침공 가능성을 미리 알리지 않은 이유를 털어놨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앙일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가 패션지 보그와 촬영한 화보. 전쟁 중에 패션지 화보를 찍어 구설에 올랐다. 사진 보그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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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WP 인터뷰에서 올해 2월 러시아 침공에 앞서 서방이 수차례 경고를 해줬는데도 이를 우크라이나 내부에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의견에 대해 “만약 알렸다면 경제 손실이 컸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시 인터뷰에서 미 당국자들이 러시아 침공 계획을 알려줬지만 이를 우크라이나 내부와 공유하지 않은 이유로 우크라이나 주민이 공포에 빠져 국외로 이탈한다거나, 경제가 붕괴하는 상황이 우려됐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만약 우리가 소통했다면,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70억 달러(약 9조3000억원)를 잃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침공 초반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수도 키이우 점령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이 우크라이나에서 거센 여론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민의 안전보다 경제를 우위에 둔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비판받았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충분히 국민에게 전쟁을 준비하도록 했다면 수많은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우크라이나 매체의 편집장은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설명에 “불쾌하다”면서 자신은 도망치지 않았을 것이며, 매월 70억 달러라는 손실 가능성은 러시아 침공에 따른 수많은 희생, 남부 점령지 피해 등과 비교돼야 한다고 항변했다.

또 다른 언론인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젤렌스키 대통령 인터뷰를 읽고 “솔직히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면서 “마리우폴, 부차, 헤르손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 어떻게 나라에 대피가 번졌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한 대학 강사는 페이스북에 “미 정보기관 보고서에 대한 (우크라이나 언론의) 기사를 읽고도 스스로 짐을 싸지 않은 사람은 사전 경고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할 입장이 못 된다”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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