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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마켓뷰] 코스피 2500선 붕괴…긴축 강화 우려, 달러화 강세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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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내주며 하락 마감했다. 지난 밤 미국의 주요 연방은행 총재들이 잇달아 매파적 발언을 내놓자 투자 심리가 위축된 데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자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 국내 기관 나흘째 ‘팔자’…누적 8600억원 순매도

1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36포인트(0.61%) 내린 2492.69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2510.72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이 확대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현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904억원을, 국내 기관은 2014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연기금이 1800억원어치를 팔며 지수의 낙폭을 키웠다. 국내 기관은 4거래일째 ‘팔자’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 기간 누적 순매도액이 8600억원에 육박한다.

조선비즈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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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나흘 간 국내 기관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였다. 총 1124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 카카오, NAVER 등 시총 상위 종목들도 국내 기관 순매도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개인은 이날 하루 271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의 낙폭 확대를 방어했다. 개인은 지난 사흘 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56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3일 동안 개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카카오뱅크다. 총 2115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18일 금융위원회가 전자금융법 개정안에 선불 충전 기반 간편 송금을 금지하는 방안을 포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8~19일 이틀 간 카카오뱅크 주가가 11.6% 하락했다. 개인은 이를 저가로 인식하고 매수세를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닥지수의 낙폭은 코스피보다 더 컸다. 전날보다 11.89포인트(1.44%) 내린 814.17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코스닥지수의 하락 역시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주도했다. 이날 하루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1504억원을, 국내 기관은 1285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2809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 연은 총재들, 잇달아 매파적 발언…“내년 말 기준금리 4.4% 돼야”

이날 우리 주식시장의 양대 주가지수가 나란히 하락 마감한 데는 미 연방은행 총재들의 매파적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날 인터뷰에서 또 한 번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 인상하는 것)’을 지지했다. 만약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이 단행된다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3.00~3.25%에 도달하게 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6월 제시했던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 기준 3.4%)에 한걸음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역시 기준금리를 올 연말까지 3.9%로, 내년 말까지 4.4%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권 시장은 연은 총재들의 잇단 매파적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 참여자들은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가 3.75~4.00%에 달할 확률을 20.4%로 봤다. 하루 전(18.6%)과 비교해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 역시 투자 심리 약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들어 미 달러화 강세 압력이 커져 원·달러 환율이 높아졌고, 이 때문에 외국인 유입에 비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돼 코스피지수의 상단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2원 높은 1325.9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1326.9원을 기록하며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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