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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ㅣ취재후 Talk] 공정위·경찰, '호텔비 먹튀' 프랑스인 에바종 대표 3차례 소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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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출처 : 에바종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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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숙박비 먹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호텔 예약 대행사 '에바종'의 대표이사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이 최근 3차례에 걸쳐 전방위 소환 조사를 벌인 것으로 TV조선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경찰·공정위, 대표이사 3차례 소환 조사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주초 에바종 대표인 프랑스인 에드봉 드 퐁트네(Edmond de Fontenay)를 두 차례 불러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경찰의 소환 조사 다음 날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에바종 드 퐁트네 대표를 불러 한 차례 대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에바종 대표는 수사기관에 의해 지난 2일 출국금지 조치된 상태입니다.

에바종 대표는 세 차례의 소환 조사에서 한국인 변호사를 대동해 조사에 응했고,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사기죄를 적극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에바종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영난이 악화돼 최근 일련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사기와 기망의 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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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에바종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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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경찰, 강도 높은 조사…곧 결론 나올 듯

공정위와 경찰은 에바종 측이 지급불능 상태임에도 최근까지 호텔 여러 곳에 투숙 가능한 상품을 판매하고 회원들의 숙박비를 선입금한 사실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에바종 측이 수년 전부터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올해 2월 '1000만 원 상당의 호탤 패스' 등 무리한 상품을 출시해 돌려 막기를 한 것이 아닌지 공정위는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지난 11일 에바종에 대해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고, 현재 공정위는 전담 인력을 편성해 집중적으로 이 사건을 조사 중입니다.

■피해액만 약 3억 7000만 원…피해자 구제 가능할까

에바종 피해자는 현재까지 수사기관을 통해 공식 확인된 사람만 55명, 피해액은 3억 7000만 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SNS 카카오톡을 통한 피해자 모임 가입자 수는 3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피해자와 피해 액수는 더 커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피해자 구제는 요원한 상황입니다.

에바종 측이 경영난 악화로 파산 신청을 할 경우,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이 희박해지기 때문입니다.

서정권 법무법인 명진 변호사는 "소송을 해서 승소를 해도 집행 자산이 없으면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면서 "재산을 압류해도 은행 등 선순위 채권자들이 우선적으로 돌려받을 확률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소송에 따른 실익도 크지 않아 피해자들이 법적 구제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죠. 100만 원 이하 소액 피해자들은 피해액보다 소송비용이 더 들 수 있어 소송 자체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실제 취재진이 접촉한 34살 문 모 씨는 지난 2020년 발리의 한 호텔 을 '에바종'을 통해 예약했지만 호텔 측으로부터 예약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문 씨는 에바종으로부터 별다른 설명을 듣지 못한 채 숙박비 75만원을 2년이 넘은 지금까지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문 씨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소송에 참여할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피해자들이 많이 모이자 집단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TV조선

/출처 : 에바종 홈페이지


■'사기 업체' 조속한 행정조치 필요…구제 기금 주장도 나와

이 때문에 피해액이 소액이라도 정부 차원에서 민생 사기와 관련해 피해자 구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피해를 반복시킨 업체들을 조속히 정리하는게 중요하다"며 "문제가 생기면 행정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에바종은 소비자 상담이 급증한 지난달에도 아무런 행정 제재 없이 정상 영업을 해왔고, 심지어 지금도 사이트로 온라인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정 처장은 또 정부 차원의 피해 구제 기금을 마련해 1차로 정부가 피해자들의 피해를 구제한 후 해당 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수사 기관이나 행정 당국의 결과가 나오기 전 섣부른 피해 구제는 법적 정당성이 결여된다는 반론도 나옵니다.

■에바종 사태 경과는?

에바종은 2012년 설립된 글로벌 호텔 예약 대행사로, 국내외 호텔과 리조트를 30~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면서 50만 명에 달하는 회원을 끌어들였습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국내에서 에바종이 고객에게 돈을 받고도 호텔 측에 숙박료를 입금하지 않아 피해를 봤다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현재 '에바종' 본사 사무실은 폐쇄됐고 전화 연결도 차단된 상태.
하지만 에바종(https://evasion.co.kr/) 사이트는 아직 폐쇄되지 않고 정상 운영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배상윤 기자(report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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