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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깨우고, 피빨아먹는 줄만 알았던 모기에 놀라운 비밀이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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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모기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자. 이맘때 밤잠 못 이루고 연신 허공에 박수를 치던 사람들에겐 그것만큼 희소식이 없을지 모르겠다. 모기종은 대부분 피를 좋아하기에 피를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는 거슬릴 수밖에 없다.

열대지방에서는 모기가 매개가 돼서 병을 퍼트리는 일도 다반사다. '모기 따위'라고 생각하며 모기가 세상에서 없어져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일상생활에서 모기라는 존재의 긍정적인 면을 찾기 어려워서일 수도 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존재의 이유가 있듯 모기도 마찬가지다. 생태계의 개체군 간에 얽혀 있는 먹이관계 속에서 모기도 당연히 누군가의 먹이가 된다. 수천 종의 모기와 그 수백만 개체는 조류, 작은박쥐류, 어류, 파충류, 양서류 등의 중요한 먹이다. 모기가 없다면 몇몇 종은 멸종할 정도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모기 박멸'을 외치는 사람들에게 납득이 가지 않을 듯하다.

그렇다면 모기와 함께 인간이 즐겨온 기호품이 사라진다고 상상해보자. 실제로도 그럴 것이 모기는 생태학적으로 수많은 유용 식물의 수분자 역할을 하고 있다.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머리로 옮겨 세상에 열매를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는 뜻이다. "그런 역할은 이미 벌이 하고 있지 않냐"고 되물을 수 있지만 벌만으로는 부족하다. 크기가 작고 구조가 복잡한 개체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은 벌이 할 수 없다.

대표적인 것이 카카오다. 아무리 커도 길이가 3㎜를 넘지 않는 좀모깃과는 카카오꽃의 내부를 파고들어 꽃가루를 묻힐 수 있는 유일한 수분자다. 이 일이 일어나야만 카카오가 결실을 맺어 우리가 초콜릿과 코코아를 즐길 수 있다. 이 정도면 모기가 우리한테 해주고 있는 일이 생각보다 거대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모기가 우리한테 해준 게 뭔데?'는 단지 모기뿐만이 아니라 단 한 종의 생물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생물 다양성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쓰인 책이다. 책은 인간의 이기심으로 지구상의 생물들이 무자비하게 멸종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구상에 생물이 출현한 이래로 이른바 '대멸종'은 다섯 차례 발생했다. 그중 약 2억5200만년 전의 대멸종 때는 지구상에 있는 약 90%의 생물이 멸종했다. 가장 최근의 일은 약 6600만년 전 기후 재앙으로 촉발돼 멸종된 거대 공룡들의 사례다. 이처럼 극단적인 사례를 제외하면 자연적인 멸종률은 100만분의 1에 불과하다. 1년에 100만종 중 1종이 멸종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인간이 지구 생태계에 개입한 지난 8000년 동안 이 멸종 속도는 1000배 더 빨라졌다. 인간은 농지나 운송로를 얻기 위해 습지를 개간했다. 밀림에서는 각종 자원을 채취했고 공해에서는 어류를 남획했다. 그 대가는 강의 범람이나 폭우, 홍수 등 자연재해와 코로나19 같은 신규 병원체로 인간에게 돌아왔다.

이 책을 생물학자와 경제학자가 함께 집필한 것은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 경제적인 원인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저자들은 경제적 이유라 할지라도 생물 다양성은 보존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고 사실 우리 인간 삶에서 다른 종들의 기능에 의존하지 않는 부분은 하나도 없다고 단언한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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