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이준석 사태'에 與청년정치도 분열…"호구지책" vs "여의도 2시 청년"

댓글 5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장예찬, 李 '선당후사' 기자회견 이어

나국대·김용태 향해 '여의도 2시 청년' 비판

이준석 "지적해봐야 안 먹혀…'호구지책'"

임승호 "장예찬, '청년팔이' 제일 열심히"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법적 공방에 나선 이후 국민의힘뿐 아니라 국민의힘 미래를 이끌 청년 정치인마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지난 18일 청년당원 모두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며 이 전 대표에게 ‘선당후사’의 자세를 촉구한 것을 계기로 이 전 대표에게 법적 공방을 멈춰달라는 주장과 당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과정에서의 절차 민주주의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며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데일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는 19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예찬(청년재단 이사장)이가 정치적 위상이나 정치를 할 수 있는 당위성에 대해 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뭐라고 하면 안된다”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장예찬 이사장을 향해 “방송국과 작가가 아니라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변인단에게 그들의 신분에 대해 아무리 지적해봐야 안먹힌다”며 “물론 그렇게 해서 예찬이 네가 더 잘 될 수 있다면 나는 널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장예찬 이사장을 저격한 이유는 전날 장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장 이사장과 이준석 측근 간 설전이 오가고 있어서다. 장 이사장은 윤석열 대선 캠프 청년본부장 출신이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청년소통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은 ‘친윤’계 인물로 꼽힌다.

앞서 전날 장 이사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당의 개혁을 위해서는 이 전 대표가 남 탓을 하기 이전에 먼저 반성하며 책임있는 정치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법적 공방에 나선 이 전 대표를 비판했다. 친이준석계에 속하는 청년 스피커 등으로 당내 청년 당원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장 이사장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SNS에 “대선 당시 장예찬 이사장에게 청년본부장을 양보한 것은 눈앞에 불의를 뻔히 보면서도 권력도 아무 말하지 못하고 조아리라는 뜻이 아니었음을 명심하라”며 “우리 당은 YS(김영삼 전 대통령) 민주화 유산을 가진 정당으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권력에 눈이 멀어 절차적 정당성도 없이 당 민주주의를 훼손할 때 뭘하고 있었느냐”고 비판했다.

이데일리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청년본부장, 인수위 청년소통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았던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지난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해 비판 성명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측 간 설전은 이날 장 이사장이 자신의 SNS에서 “이준석 전 대표 편에서는 청년들이 ‘여의도 2시 청년’ 그 자체”라고 지적하며 더욱 불이 붙었다.

장 이사장은 “정치 말고는 사회생활을 해본 적 없는, 다른 일로 돈을 벌어 세금 한 푼 내본 적 없는 일군의 청년정치인이 여의도 2시 청년”이라며 “그 예로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나국대’(나는 국민의힘 대변인이다)의 이대남(20대 남성) 대변인들, 그리고 2년 만에 20억대 재산신고를 해 돈 걱정 없이 정치만 하면 되는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을 지목했다. 이어 “정치나 방송 말고 대체 무슨 사회생활을 했고, 평범한 청년이 겪는 취업과 자립 문제를 경험한 적 있느냐”고 꼬집었다.

나국대 출신 임승호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 이사장을 국회의원 이름을 빌려 오전 10시에 소통관을 어슬렁거리는 ‘여의도 10시 청년’이라고 맞받아치며 “타인의 재산신고 내역까지 언급하고 본인이 더 유명하다는 식의 대단한 신분 의식까지 보이는 추태”라고 했다.

임 전 대변인은 “지금 본인(장예찬 이사장)이 공격하는 대상 누구도 스스로를 청년 대표자, 청년 대변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청년팔이’를 제일 열심히 하는 분이 본인”이라며 “깃털 빠진 공작새는 제 아무리 날개를 힘껏 펼쳐도 초라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도 “용태 재산이 늘어났다는 식으로 ‘마타도어’(흑색선전) 했던 얘길 어떻게 주워담을지를 보면 예찬이가 자기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상태인지, 독자적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장발장이 빵을 훔쳐도 ‘호구지책’(입에 풀칠할 방도)이고, 예찬이가 어떤 길을 가도 호구지책이다, 그냥 레미제라블이지”라고 했다.

신고 재산 20억원으로 지목 당한 김용태 전 위원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제 개인재산만 신고했지만 2년 후 2020년 총선에 출마할 땐 부모님 재산을 포함했다”며 “누군가의 가벼운 입에서 나온 액수는 평생 열심히 재산을 모아 오래 전에 장만한 부모님 소유의 아파트 한 채 공시가격이 포함된 액수”라고 반박했다.

장예찬 이사장은 자신의 글에 이준석 측근이 잇따라 반발하자 “제가 어떤 비판을 받아도 다른 정치인들이 대신 나서서 반박하지 않지만 김용태 전 최고위원과 나국대 대변인을 비판하니 바로 이준석 전 대표가 대신 나선다”며 “‘배후’라는 것은 이럴 때 쓰는 표현”이라는 글을 SNS에 게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 옆에 딱 붙어 선거운동 했던 분은 아직도 그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나보다”며 “두 분의 무운을 빈다”고 부연했다.

이데일리

김용태(가운데)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