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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유럽, 폭염·가뭄 이어 폭풍우까지 덮쳐···최소 1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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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오스트리아 남부 카린시아주에서 18일(현지시간) 한 차량이 폭우에 침수됐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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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주째 폭염과 가뭄에 시달려온 서유럽 국가들이 최근 며칠 새 폭풍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프랑스 코르시카섬과 이탈리아 북부, 오스트리아를 강타한 폭풍우로 18일(현지시간)까지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반면 유럽 중부와 동부 지역은 여전히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는 등 유럽 전역이 기후변화에 신음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최고 시속 224㎞의 강풍을 동반한 폭풍우가 몰아친 프랑스 코르시카섬 서부 캠핑장에서 13세 소녀가 나무에 깔려 목숨을 잃었고, 72세 여성이 차량 운전 중 인근 식당에서 떨어져 나온 지붕에 맞아 사망했다. 섬 북쪽에서는 방갈로 지붕 위로 나무가 떨어져 46세 남성이 숨졌다. 인근 바다에서는 62세 어부와 신원 미상의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이른 오전부터 들이닥친 폭풍우로 코르시카섬 4만5000가구의 전기가 끊겼으며 좌초되거나 난파된 선박은 100척이 넘었다. 이날 폭우에 수도 파리 일부 지하철역과 제2 도시 마르세유의 옛 항구지역도 침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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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대성당이 18일(현지시간) 발생한 폭풍으로 종탑 벽돌이 떨어져나간 뒤 관광객 출입이 금지됐다. 베네치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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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 토스카나주 루카와 카라라에서도 2명이 폭풍에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졌다. 베네치아에서는 강풍으로 산마르코 대성당 앞 종탑의 벽돌이 떨어져 나갔고 관광객들의 출입이 통제됐다. 북서부 항구도시 제노아에서는 밤새 몰아친 강풍에 해안가 건물이 철로를 덮으면서 남동부 운행구간이 폐쇄됐다. 서북부 리구리아주에서는 호두 크기의 우박이 떨어져 일대 주택과 과수원이 피해를 입었다.

오스트리아에 남부 카린시아주의 한 호수에서도 소녀 2명이 폭풍에 쓰러진 나무에 맞아 숨졌다. 동북부 니더외스터라이히주에서도 3명이 강풍에 쓰러진 나무때문에 사망했다.

과학자들은 인간 경제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증가로 최근 몇 년 간 폭염과 폭풍을 동반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더욱 격렬해지고 잦아졌다고 지적한다. 서유럽에는 폭풍우가 몰아쳤지만 유럽 중부와 동부, 지중해 인근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덥고 건조한 날씨가 몇 주째 이어졌다.

폭풍우가 몰아친 이탈리아 북부와 달리 남부 지역은 이날도 곳곳에서 최고 기온이 43도까지 올랐다.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지중해 해안가 일대 지역은 고온건조한 날씨에 산불이 잡히지 않으면서 최소 38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헝가리는 1901년 이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유럽 최대 수로 중 하나인 다뉴브강의 부다페스트 인근 지역 수위는 3주 새 1.5m나 낮아졌고, 지역 수도업체는 식수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 헝가리 지부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기후예측 모델에 따르면 더 심각한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헝가리 정부는 앞으로 더 잦아질 극심한 기후에 대비해 저수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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