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뮤지컬 '서편제', 판소리와 뮤지컬 양방향의 종합예술 그 중심에 팬덤이 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무대에 소리가 입혀지고 수묵이 물들이며 뮤지컬 서편제의 공간이 열렸다. 영화 서편제를 뮤지컬 서편제는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해 낼까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지난 17일 이자람,SF9 재윤이 출연한 뮤지컬 서편제는 평일 공연인데도 1천 석 규모의 광림아트센터 BBCH홀의 빈자리를 관객들로 가득 채웠다. SF9 재윤이 출연해서 그럴까? 뮤지컬 서편제의 이날 공연은 대부분 여성 팬들의 열열한 지지를 받는 듯했다.

메트로신문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 서편제가 익숙해져서였을까 뮤지컬 서편제는 국악이라는 편견의 틀을 깨부수기에 충분했다. 한이 담긴 소리를 찾아가는 소리꾼들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서편제. 전반적인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재가공하면서 무대라는 큰 공간에 올렸다. 공연 내내 정신없이 봤던 큰 무대는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무대가 작아진 듯하다. 그렇다고 판소리만 가득 채운 건 아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무대 연출은 잘 비벼진 비빔밥 같다. 한지를 겹겹이 붙여 세로로 길게 내려진 커튼들은 마치 빨랫줄에 널려 나부끼는 광목과 같다. 그 사이로 배우들이 교차되어 나오면서 어린 송화와 동호 그리고 어른이 된 송화와 동호가 서로의 아픔과 외로움의 한을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메트로신문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뮤지컬 서편제는 출연하는 배우마다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여섯 배우가 번갈아 무대를 꾸민다. 일각에서는 한 배역을 여러 명의 배우가 나눠 맡으면 공연의 품질이 떨어지질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서편제' 프로듀서를 맡은 이지나 연출은 여배우마다 여주인공 송화의 특색이 있다고 내세운다. 서편제에서 아비 유봉이 딸 송화에게 소리를 가리키는 것처럼 이지나 연출도 배우들마다의 소리를 찾아주는 건 아니었나 싶다.

메트로신문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메트로신문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송화 역에 이자람은 초연부터 함께 했다. 소리의 한을 넘어섰다고나 할까? 마지막 엔딩을 장식한 눈이 먼 송화(이자람)의 판소리 '심청가'는 관객들을 숨죽이기에 충분했다.

이자람, 재윤 배우의 공연이 끝날 때 즈음 다른 주연 배우들의 공연도 궁금해진다.

눈이 먼 송화 역에 차지연, 유리아, 홍자, 양지은, 홍지윤 5인의 배우들은 '심청가'를 어떻게 표현했을까? 남자 주인공 동호도 마찬가지다. 배우 김동완·송원근과 국립창극단의 스타 김준수, 보이그룹 SF9의 재윤 등 4명이 열연한다. 이렇게 많은 배우들이 캐스팅된 이유를 이자람 배우는 한 방송사의 인터뷰에서 "뮤지컬 서편제가 12년이 되었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뮤지컬이지만 좀 다양한 팬덤분들에게 서편제가 조금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팬덤들은 공연 시작 전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 앞에서 포토카드와 함께 인증사진을 찍기 여념이 없다.

메트로신문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리뷰 기간의 공연이라 배우들의 음이탈도 있었고 공연장 천장의 기계음이 거슬렸지만 서편제의 매력은 마지막 장면 눈이 먼 송화가 동호 앞에서 판소리 '심청가'를 부르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동호의 고수 장단에 송화의 심청가는 시작되고 무대 묵직한 울림에 꽃잎 같은 조명이 객석으로 퍼지면서 관객은 무대 속으로 동화된다. 뮤지컬 서편제는 소리꾼이 전달하는 음악이 아닌 관객의 마음을 울리며 판소리와 뮤지컬이 만들어 내는 양방향의 종합 예술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