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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젤렌스키 “경제손실’ 우려, 러시아 침공 국민에 안 알려”··· 미 언론 인터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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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전쟁 발발 이후 전례없는 비판 직면”

젤렌스키, 키이우 지켰다며 결정 정당화

경향신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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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경제손실’을 이유로 러시아가 침공할 것이라는 서방의 경고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털어놔 비판을 받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수 차례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알렸지만 우크라이나인들과 제대로 공유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만약 알렸다면 경제적 손실이 컸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침공 소식에 대해) 소통했다면,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70억 달러(약 9조3000억원)를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중 일부는 (침공 직후) 떠났지만 수많은 이들이 여기 머물면서 보금자리를 지키려 싸웠다”면서 러시아가 개전 초 키이우 점령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 같은 인터뷰가 전쟁 발발 이후 전례 없는 대중의 비판을 초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의 편집장은 17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설명이 “불쾌하다”며 자신은 도망치지 않았을 것이며, 매월 70억 달러라는 손실 가능성은 러시아 침공에 따른 수많은 희생, 남부 점령지 피해 등과 비교돼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또다른 언론인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솔직히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며 “마리우폴, 부차, 헤르손의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 어떻게 나라에 대피가 번졌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마리우폴, 부차, 헤르손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외부와 고립된 상태에서 민간인 학살이 벌어진 곳이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권력을 잃기 두려웠기 때문에 국가를 전시체제로 두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옹호하는 여론도 있다. 키이우 모힐라 비즈니스 스쿨에서 강의하는 홍보 전문가 발레리 페카르는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인들이 미국의 경고에 대한 언론 보도를 충분히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시 우크라이나 홍보 채널인 ‘우크라이나는 무엇인가’ 프로젝트 설립자 올레나 그네스는 “우리 모두가 전쟁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젤렌스키의 선택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일부는 그의 결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옥사나(30)라고만 밝힌 한 여성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목격한 잔학 행위를 막을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며 “이 문제를 지금 논의하는 것은 우리(우크라이나)에게 피해를 줄 것이지만 전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설명을 기다릴 것이다. 이것은 책임의 문제”라고 말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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