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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尹 자체가 싫다”는 김여정 발언에 태영호 “상대에 관심 있음 선언한 것”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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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노동신문 등 담화에서 “대북정책 평가에 앞서 우린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

태영호 “‘담대한 구상’ 면밀히 분석한다는 반증… ‘난 네가 싫어’라는 건 관심 선언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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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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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각종 원색적 비난을 쏟아부은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발언이 도리어 윤 대통령을 향한 ‘관심’의 증거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이 무례한 언사라며 김 부부장의 담화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 상황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조용하던 남북관계가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 발표로 거의 매일 링 위에서 치고받는 흥미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적으면서다.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번에 나온 김여정의 담화문 내용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조목조목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거부로 일관되어 있지만,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의 비핵개방 3000까지 비교하면서 비난 수위를 높인 것은 담대한 구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태 의원은 이어 “김여정이 ‘우리의 반응을 목 빼 들고 궁금해하기에 오늘 몇 마디 해주는 것이다’라고 운을 뗀 이 대목이 인상 깊다”며 “지금까지 대통령의 대북 제안에 북한의 이러한 신속한 입장 발표는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같은 맥락에서 “김여정이 ‘윤석열 그 인간자체가 싫다’고 했는데 통상 인간관계에서 상대가 싫으면 무시해버리면 되는 것이지, 남들 앞에서 ‘난 네가 싫어’라고 공개적으로 외치는 것은 어찌 보면 상대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선언하기도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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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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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 부부장이 같은 날 북한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 등을 통해 발표한 담화는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거부 의사와 함께 상당 부분 윤 대통령에 대한 조롱들로 채워졌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며 “할 말이 없었거나 또 하나 마나 한 헛소리를 했을 바엔 차라리 입을 다물고 있는 편이 체면 유지에 더 이로웠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서는 “남쪽 동네에서 우리 반응을 목 빼고 궁금해하기에 몇 마디 해준다”면서, “가장 역스러운 건 우리더러 격에 맞지도 않고 주제넘게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무슨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과감하고 포괄적인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단 황당무계한 말을 줄줄 읽어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부장은 “오늘은 담대한 구상을 운운하고 내일은 북침 전쟁 연습을 강행하는 파렴치한이 다름 아닌 윤석열 그 위인”이라며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 게 간절한 소원”이라고 했다. 또 “남조선(한국) 당국의 대북정책 평가에 앞서 우린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며 “담대한 구상으로도 안 된다고 앞으로 또 무슨 요란한 구상으로 문을 두드리겠는지 모르겠으나 우린 절대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언급했다.

김 부부장은 “한때 그 무슨 ‘운전자’를 자처하며 뭇사람들에게 의아를 선사하던 사라져버리니 이제는 그에 절대 짝지지 않는 제멋에 사는 사람이 또 하나 나타나 권좌에 올라앉았다”며, “권좌에 올랐으면 2~3년은 열심히 일해 봐야 그제서야 세상 돌아가는 리치, 사정을 읽게 되는 법”이라고도 말했다.

태 의원은 “어찌 보면 북한의 통전부가 ‘담대한 구상’이 나온 후 본격적인 업무복귀에 들어간 듯하다”면서, 김 부부장의 ‘2~3년 언급’을 놓고 “윤석열 정부 초기에는 핵 및 미사일을 완성하기 위해 대화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지만 2~3년이라는 시간도 윤석열 정부의 동향에 따라 더 단축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계속해서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처음 나왔을 때도 북한은 강경하게 거부했다”며 “그러나 내적으로는 본격적인 연구분석에 들어갔고 점차 대화의 장으로 나왔다”고 돌아봤다.

나아가 “미쉐린 3스타 쉐프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내놔도 손님이 눈길조차 돌리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며 “그러나 김여정이 3일 만에 반응을 보였다는 자체가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이 김정은의 마음을 흔듦으로써 그 초기 목적은 일단 달성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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