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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22일부터 매달 예대금리차 공시… 은행권 “1호만 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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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부터 개편된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공시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은행들은 이를 앞두고 수신(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는 분위기다.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 ‘1호’로 꼽히는 것만은 피하자는 게 이들 은행의 속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은행들이 매 분기 사업보고서에서 각각 알려왔던 예대금리차가 22일 은행연합회를 통해 매달 공시된다. 예대금리차 산출 대상도 잔액에서 전월 신규 취급액으로 바뀌면서 지난달 신규 취급한 상품 금리가 공시된다. 공시제도 개편으로 은행별로 금리경쟁을 촉진해 금융소비자의 과도한 이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취지다.

은행들은 공시제도 개편을 앞두고 잇달아 수신금리 인상에 나섰다. 수신금리가 올라 예대금리차가 줄어들게 되면, 제도 개편의 배경이었던 ‘이자 장사’ 비판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취급한 상품부터 금리가 공시되기에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 더 큰 폭으로 수신금리를 올렸다.

현재 시중은행의 정기 예금 금리는 3%대로 올라섰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쏠 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1년 만기 기준 3.20%로, KB국민은행은 ‘KB Star 정기예금’ 금리를 3.12%로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하나의정기예금’의 금리를 최대 0.15%포인트(p) 인상해 연 3.40%로 조정했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은 최고 금리가 연 3.16%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연이어 금리 인상 행렬에 가세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 신용대출의 비중이 높은 만큼 시중은행보다 예대금리차가 상대적으로 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5일 정기예금 금리를 연 3.10%로, 세이프박스는 연 2.00%로 예·적금 금리를 최대 0.80%포인트 올렸다. 케이뱅크도 지난 4일 ‘주거래우대 자유적금’과 ‘코드K 자유적금’의 금리를 최고 0.60%포인트 인상했다.

조선비즈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 예시. /금융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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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수신금리 인상 행렬이 결국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비롯한 변동금리 대출 상품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금리 산정 기준으로 삼는다. 그런데 이 코픽스는 은행의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를 바탕으로 산정된다. 실제로 7월 코픽스가 역대 최대폭으로 뛰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6%를 넘어섰다.

은행권 관계자는 “공시제도 개편 후 첫 공개에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첫 은행은 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면서 “이에 은행들이 이 제도를 의식해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조달비용이 늘면서 결국 대출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어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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