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이은해 울먹인 '꽃뱀계획' 담긴 옥중메모…내용 뭐길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이뉴스24 홍수현 기자] '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 씨와 공범인 내연남 조현수 씨가 故윤모씨를 상대로 위자료를 뜯어내기 위해 공모했던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가운데 해당 내용이 담긴 이씨의 자필메모를 두고 진실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아이뉴스24

16일 오후 경기 덕양구 오피스텔에서 검거된 ‘계곡살인’ 용의자 이은해(왼쪽)씨와 조현수 씨가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2022.04.16. [사진=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규훈)는 살인 및 살인미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이은해씨와 조현수씨의 8차 공판을 지난 18일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윤씨가 숨진 지난 2019년 6월30일에도 이씨와 동거 중이었던 전 남자친구 A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A씨는 법정에서 "이씨로부터 윤씨와 관계를 정리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위자료'를 받으려는데 이를 조현수가 도와주고 있다더라"며 "이씨가 위자료를 받기 위해 윤씨가 자신(이은해)의 지인과 술을 먹도록 한 후 모텔에 둘을 같이 재운 뒤 기습할 계획을 세웠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증거조사를 겸해 이씨가 구치소에서 작성한 메모를 공개했다.

메모에는 "A씨는 이은해·조현수가 피해자 윤씨를 상대로 위자료를 뜯어내려 계획했던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이은해는 계획과 관련한 내용을 실행할 때마다 A씨에게 이를 보고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A씨, 조씨의 당시 여자친구 B씨, 지인 C씨 등 5~6명이 모여 (이은해 관련)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빠져나갈지 논의한 적이 있다"거나 "이은해·조현수의 내연관계를 눈치챈 A씨와 B씨가 다른 지인 2명과 만나 이씨·조씨에 대한 복수 계획을 세웠다"고 적혀있었다.

이에 A씨는 "이은해가 누구에게 이야기를 듣고 썼는지 모르겠지만 절반 이상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제가 이은해와 헤어지고 교류가 없던 동안 와전된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도 해당 메모를 접한 뒤 "나를 공범으로 몰고 간다는 느낌이 들어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사망한 윤씨를 상대로 위자료를 고의적으로 뜯어낼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메모의 내용은 부정했다.

그는 "검찰에서 스토리를 짜보라고 해서 실제 있었던 '위자료 계획'을 큰 틀로 잡고 가공한 내용을 적은 것"이라며 "변호인에게 먼저 보여주려 했는데, 접견이 있던 날 아침에 검찰이 압수수색해서 가져갔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친구들이 제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고 하더라"며 "당시 변호인 조력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배신감을 느껴 감정적으로 작성한 메모"라 말하며 울먹였다.

이를 듣던 검찰은 "스토리를 짜보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며 "참고인들의 진술이나 증거를 반박할 수 있는 의견을 작성하라는 취지였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씨는 "검찰에 압수된 것 중 제가 조현수와 나눈 편지가 있다"며 "제가 편지에 '검찰이 스토리 짜오랬다'고 쓰니 조씨가 답장에 '스토리를 짜서 오래?'라고 되묻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피고인 측 변호인은 "이 메모는 수사기관의 요구에 의한 것이지 절대 자의에 의해 작성된 것이 아니다"라며 "정작 검찰이 다른 증인들에게 이 메모를 제시하면서 계속 진술을 얻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 부분에 대한 판단은 저희가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은해와 공범 조현수는 지난 2019년 6월 수영을 하지 못하는 이씨의 남편 윤모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앞서 같은 해 5월 경기도 용인 소재 한 낚시터에서 윤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 하거나, 2월 윤씨에게 독이 든 복어 정소와 피 등이 섞인 음식을 먹여 살해를 시도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의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와 조씨의 다음 공판은 이날(19일) 오후 2시에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홍수현 기자(soo00@inews24.com)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