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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南-南 갈등 심리전?…北 김여정 '순항미사일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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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the300] 軍 "北 순항미사일, 온천 일대서 발사", 北 김여정 '안주시 발사' 주장…거리차 90여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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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남 도내에서 온천군과 안주시는 90여km 거리가 떨어져 있다. /사진=구글맵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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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조선중앙TV는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이 지난 10일 전국비상방역총회회의를 개최한 소식을 보도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토론을 통해 남한이 '대북전단(삐라)'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포했다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출처=조선중앙TV 갈무리) 2022.8.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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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7일 북측의 순항미사일 발사 지역은 우리 군이 당시 지목한 지역으로부터 북동쪽 방향으로 90km 떨어져 있는 곳이라고 19일 주장했다. 한미가 공조 중인 감시 체계에 '교정'이 필요하다는 식의 이례적 비난이 북측에서 나온 것이지만 우리 군 관계자는 이날 "한미 정보 당국의 평가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군의 입장이 그대로라면 김 부부장이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군의 신뢰성을 둘러싼 '남남 갈등'을 일으키려는 목적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한미 연합연습 'UFS(Ulchi Freedom Shield·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 기간인 현재 한미 감시능력의 역량을 가늠해보려는 의도일 가능성도 언급된다. 반면 김 부부장의 주장이 사실이면 북측이 순항미사일 고도를 낮춰 감시망을 피해 갔을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다만 어느 쪽 주장이 맞든 안보 위협을 극적으로 높이는 사태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북측의 미사일은 전방에 가까워질수록 우리 측의 촘촘한 대공 감시망에 노출되게 마련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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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전날인 27일 지대지 전술유도탄을 시험발사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25일에는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뒤늦게 공개했다. 사진은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조선 동해상의 설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9137초를 비행해 1800㎞계선의 목표섬을 명중했다"라고 신문은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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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은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한 담화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째였던 지난 17일 북측이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한 것을 두고 "남조선당국이 서투르고 입빠르게 발표한 온천 일대가 아니라 평안남도 안주시의 '금성다리'였음을 밝힌다"라고 했다. 우리 군 측은 17일 "오늘 새벽 북한이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순항미사일 2발을 서해상으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는데 평남 도내에서 온천군과 안주시는 90여km 거리가 떨어져 있다.

이 가운데 온천 쪽이 남한에 가까운 지역에 해당한다. 일례로 전시에 북측의 타격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거론되는 핵심시설인 용산 대통령실 청사와 온천, 안주까지 거리는 각각 210여km, 250여km 선이다. 주요 표적으로 거론되는 국방부·합참청사는 대통령실 청사 바로 옆에 있다. 김 부부장은 "제원과 비행자리길이 알려지면 남쪽이 매우 당황스럽고 겁스럽겠는데 이제 저들 국민들앞에 어떻게 변명해나갈지 정말 기대할만한 볼거리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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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이종섭(왼쪽) 국방부 장관이 합참의장 이취임식에서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에게 부대기를 건네주고 있다.202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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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미사일은 유엔이 대북 제재 위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탄도미사일과 비교하면 파괴력이 낮고 속도는 느리다. 하지만 정밀 타격에 유리하다는 특징을 갖춘 무기로 평가돼 왔다.

군은 '온천 일대'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김 부부장의 '변명이 볼거리' 등 비난을 사실상 무시했다. 군 당국 판단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지만, 한미 정보 당국의 식별 능력을 가늠해 보기 위해 김 부부장이 일종의 '심리전'을 걸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향후 한미연합훈련 기간 내내 이어질 수 있는 북의 군사행동과 우리측 정보판단을 놓고 우리 내부에서 진위공방을 하도록 불씨를 던지는 담화"라며 "문제사항이 있으면 당연히 문책과 개선조치가 있어야 하지만 낱낱이 세부사항을 밝혀 북의 전술적 의도에 휘말릴 가능성은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발사했다고 주장한 지역에서는 (탐지를 회피하기 위해) 저고도로 날다가 우리 측이 탐지했다는 지역부터 고도를 올렸을 수도 있다"면서도 "우리 군의 저고도 탐지 레이더들이 전방 지역에 배치돼 있어 고도가 낮더라도 탐지가 가능하다. 실질적으로 안보 공백이라고 볼 것 까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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