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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인터뷰②] '우영우' 강기영 "박은빈·하은빈·주종혁 연기 보통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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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강기영이 함께한 한바다즈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 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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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 이어) '우영우'는 배우들의 케미가 돋보인 작품이다. 우당탕탕 우영우(박은빈 분)부터 봄날의 햇살 최수연(하윤경 분), 권모술수 권민우(주종혁 분) 등 캐릭터에 따른 수식어가 하나씩 붙었고, 그런 캐릭터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정명은 서브 아빠, 유니콘 상사, 코코넨네 등 별명 부자가 됐다.

강기영은 "한바다즈 모두 보통이 아니었다.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 '이 친구들이 연기를 왜 이렇게 잘하지?' 했다"며 "전작들도 애정으로 촬영했지만 '우영우'에서는 유독 배우들끼리 감정 교류가 더 많았다. 그런 것에서 오는 새로운 느낌도 많이 받았다. 박은빈이 정명석의 위암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 실제로 울기도 했다. 정명석을 연기하는 제 입장에서는 저를 생각해주는 것 같아서 도움이 되더라. 그런 게 좋았다"고 말했다.

강기영은 배우들을 하나씩 언급하면서 "박은빈은 기본기가 굉장히 좋다. 배우로서 태도도 좋고 구력도 엄청나다. 그 친구가 현장의 정명석이다. 25년 차 배우인데 리더십이 좋다. 본인 역할도 잘한다"며 "제가 정명석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을 때, '이런 역할을 처음 해봐서 과정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박은빈이 '그냥 지금부터 잘해요. 무슨 과정이에요' 하더라. 제가 합리화하면서 피하려는 것을 잡아줬다. 배울 점이 많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주종혁에 대해서는 "욕을 많이 먹는 걸 보면 연기를 잘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종혁이에게 '이렇게 훌륭한 드라마가 너에게 너무 빨리 간 것 같다. 조금 더 고생해야 했다'면서 질투 아닌 질투 섞인 말을 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윤경에 대해서는 "어린데도 기본기가 탄탄하다. 딕션과 표현이 좋다"고 칭찬하며 "배우들이 저와 나이 차가 7~8살 쯤 나는데 그때 나는 뭐했나 싶었다. 찾아보니 저는 그때 '고교처세왕' 찍었더라. 지금 보니 제가 그때 지금 이 친구들처럼 잘하고 있더라. 겁없이 연기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강기영은 또 "촬영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제가 하윤경 배우를 하윤기영이라고 불렀다. 여자 강기영이었다. 막 던져도 받아쳐서 오디오가 빌 틈이 없었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도 "분위기 메이커라면 그건 저였던 것 같다"며 "제가 여러분의 자양강장제가 되겠다며 '자양강기영'을 밀었는데 아무도 안 불러주더라. 한바다즈에선 제가 제일 나이가 많은데 제가 편하게 장난을 치니까 친구들이 더 거들어준 것 같다. 저를 더 많이 끼워주고 우쭈주 해줘서 좋았다. 신입과 선배들 사이에서 아이들이 안 끼워줬으면 애매한 포지션일 수 있었는데 다행히 재미나게 놀았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케이블 방송 ENA에서 선보인 '우영우'는 첫 방송 0.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출발, 곧장 입소문을 타며 최고 시청률 15.8%를 기록하며 신드롬급 인기 몰이를 했다. 시청률이 우상향을 그리며 승승장구할 때 배우들이 단체 메신저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강기영은 "기대가 높아지지 않나. 시청률이 올라가면서 (시청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우영우'가 지방 로케이션 촬영이 많았던 만큼 사진을 많이 찍었다. 홍보를 위해 SNS에 올리기 전, 다들 단톡에 '컨펌 바랍니다'라며 사진을 올린다. 그런데 모두 자신이 잘 나온 사진만 보다보니 함께 찍힌 사람들이 눈을 감든 말든 신경도 안쓴다. 그래서 (올린 사진들이) 거의 다 탈락한다"고 재밌는 뒷얘기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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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영이 `우영우` 정명석 같은 역할을 기다려왔다며 캐스팅 당시 기쁨을 전했다. 제공| 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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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영은 아쉽게도 발리 휴가를 떠나기 전 코로나19에 걸려 함께하지 못했다.

강기영은 "2년간 잘 피해다녔는데 하필 휴가 이틀 전 코로나에 걸렸다"면서 "백신을 맞아서 그런지 3~4일 정도 아프다가 다행히 많이 좋아졌다. 아직 이야기를 많이 하면 목이 좀 아프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케줄 때문에 휴가를 못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단톡방에서 휴가지 사진 공유하는건 미안해서 가는 사람들끼리, 한바다즈 4명이 단톡방을 따로 만들었다. 그런데 확진 되고 나서 거기에 있기가 되게 자존심 상하더라. 그래서 '내가 있으면 또 다른 방을 개설할 것 같으니 편하게 이야기하라'고 하고 나갔다. 제가 없어서 서운했지만 재미있게 놀았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주로 유머러스한 조연 역을 해온 강기영은 정명석 역을 제안 받고 어땠을까. 강기영은 "저를 정명석으로 캐스팅한 것은 실험적인 일인데 감사했다. 이런 역할을 하고 싶어서 기다려왔다. 그런데 '우영우'로 이슈까지 되니 (기다린 시간들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이건 무조건 해야겠다는 것이었다. 미팅하고 출연이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가족들에게 '우영우'에 출연할 것이라며 막무가내로 맛있는걸 쐈다. 감독님과 최종 미팅을 하는 자리에서 '출연 결정도 안됐는데 금액이 꽤 나오는 꽃게를 샀다. 어떻게 할거냐'고 했더니 감독님이 '꽃게도 사셨으니 출연하시죠'라고 하셨다. 장난도 잘 받아주는 분이었다. 덕분에 시작부터 끝까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다방면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웹툰이 제작됐고 뮤지컬로도 제작된다.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돼 인기를 모으면서 해외 리메이크 이야기도 나온다. 혹시 해외 배우 중 정명석 역을 맡아줬으면 하는 사람이 있을까.

강기영은 "'슈츠'에서 하비 스펙터 역할을 맡았던 가브리엘 막트가 해줬으면 좋겠다. 제가 그 분을 모방하려고 하다가 크게 실패하고 인물들간의 관계성으로 정명석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내 "그분이 맡을 정명석은 저보다 더 멋있을 것 같아서 질투가 나기도 한다. 가브리엘 막트 말고 다른 배우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바꿔 웃음을 자아냈다.

'우영우'로 인해 자폐 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환기됐다. 강기영은 "사실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면서 "가족 중에 자폐 장애를 가진 분이 드라마를 통해 편견을 깨졌다고 말해주셔서 기쁘더라. 드라마가 할 수 있는 도움을 드릴 수 있었을까 싶고, 만약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감개무량한 일이다.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을 수 있다.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3부에서 펭수를 좋아하는 정훈이(문상훈 분)도 나오지 않나. 자폐는 스펙트럼이 넓고 모두가 우영우처럼 천재성을 지닌 것도 아니다. 그러다보니 표현하기 쉽지 않았고 우영우를 연기한 박은빈은 더 했을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강기영은 '우영우'를 통해 "다른 연기를 할 수 있는 문을 연 것 같아 감사하다"고 다시 한번 큰 사랑에 감사 인사를 건넸다.

"나이 마흔에 이렇게 큰 호응을 받게 됐습니다. 예전엔 가족들이 제가 출연한 작품들을 보면서 노심초사 했다고 해요. 연기자로서의 방향이 분명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우영우'를 통해서 제가 앞으로 맡을 수 있는 캐릭터가 다양해진 것 같아 마음 편히 드라마를 즐길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참 다행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대중들은 저에 대한 호기심이 없을 줄 알았어요. 정명석 덕분에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는 문을 살짝 연 것 같아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는 그동안 안해봤던 역할을 연기해보겠습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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