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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뉴욕증시]침체 우려 속 '오리무중' 연준 행보…숨죽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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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지수, 숨죽인채 장중 내내 보합권

침체 우려 와중에 오리무중 연준 행보

강력 긴축해야 vs 과도한 정책 안된다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강보합 마감했다. 경기 침체 공포가 여전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방향을 주시하면서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시장은 높아진 불확실성에 ‘오리무중’ 행보를 보이는 연준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이데일리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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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대 지수, 장중 내내 보합권

1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6% 상승한 3만3999.04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3% 오른 4283.74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21% 오른 1만2965.34를 기록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68% 올랐다.

3대 지수는 장중 내내 보합권에서 오르락내리락 했다. 장 초반에는 경기 하강 우려가 불어지면서 하락 압력이 컸다. 미국 백화점 콜스는 이날 개장 전 올해 2분기 매출액이 40억9000만달러로 월가 전망치(38억5000만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콜스는 수요 약화를 이유로 연간 매출액을 하향 조정(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이는 전년과 같거나 혹은 1% 늘어날 것이라는 당초 전망치를 낮춰 잡은 것이다. 콜스 주가는 이날 7.72% 폭락했다.

미셸 개스 콜스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소비자들의 수요가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맞춰 재고 수준을 줄이면서 비용을 낮추기 위해 사업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류는 이번주 실적을 내놓은 주요 유통업체들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까지 불황이 옮겨갈 조짐이다.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전월 대비 연율 기준 5.9% 감소한 481만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0.2% 급감한 수치다.

다만 3대 지수는 장중 하락하는 국채금리를 등에 업고 낙폭을 만회했고, 모두 보합권에서 상승 전환했다. CNBC는 “투자자들이 이번주 초 절정에 달했던 랠리를 되살리기 위해 다투면서 상승세를 탔다”고 전했다.

시장은 그 과정에서 연준 고위인사들의 언급을 주목했다. 전날 연준은 올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통해 고민을 드러냈다. 참석자들은 “연준 목표치인 2.0%를 훨씬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릴 것”이라며 긴축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도 “어느 시점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했다. 경기와 물가를 모두 잡는 연착륙을 향한 고민이 담겨 있는 대목이다.

이날 연준 인사들의 발언 역시 엇갈렸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만나 “9월 FOMC에서 7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아직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다다랐다고 말할 준비가 안 됐다”고 했다. 그는 최근 언급했던대로 올해 말까지 금리를 4.00%까지 높여야 한다고 했다. 시장 예상보다 훨씬 강경한 매파 발언이다.

다만 매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CNN과 인터뷰에서 “과도하게 통화정책을 단행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긴축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말까지 3%를 약간 웃도는 금리를 거론했다. 현재 2.25~2.50%에서 50bp 정도만 더 올리면 된다는 것이다. 불라드 총재의 언급 톤과는 다른 뉘앙스다.

여전히 불확실한 연준 긴축 행보

어드바이저스 자산운용의 클리프 코르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운전석에 있는 것은 연준”이라며 “아마도 시장은 가까운 장래에 약간의 긍정적인 흐름과 함께 (소폭) 왔다갔다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나온 고용지표는 다소 긍정적이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5만건으로 전주 대비 2000건 감소했다. 최근 3주 만에 처음 줄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6만4000건)를 크게 밑돌았다. 블룸버그는 “노동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시장분석가는 “시장은 올해 남은 기간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긴축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소화하면서 혼재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국제유가는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71% 오른 배럴당 90.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2%,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45% 각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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