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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대선, 지선 이어 총선까지 '표팔이'하나"…1기 신도시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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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 2024년 중 수립" 발표에 1기 신도시 주민들 격앙된 반응
"'좋은 물건 있다'고 팔더니 '2개월 뒤에 배송한다'는 고객 우롱하는 쇼핑몰과 같아"
"대선 이어 지선에서 '표팔이'하더니 총선 맞춰 '표팔이' 또 하겠다는 것"
노컷뉴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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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환 기자
"'좋은 물건이 있다'며 판매를 하고는 '2개월 뒤에 배송한다'고 하면 주문을 취소하거나 환불을 요청하고, 그 쇼핑몰에서 다시 주문을 하지 않는다. 재건축을 해주겠다며 표를 받아가고 2년 뒤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겠다는 모습이 고객을 우롱하는 쇼핑몰 같다"
일산 재건축 관련 단체대화방 일부 발췌

윤석열 정부가 첫 부동산 정책인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며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2024년 중으로 내놓겠다"고 하자 1기 신도시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선거과 지방선거에서 1기 신도시 재정비가 뜨거운 공약이었고, 2번의 선거를 거치며 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만큼 1기 신도시 주민들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감을 표출하는 모양새다. "선거 때는 당장이라도 재건축을 해줄 것처럼 말하더니 선거가 끝나니 딴 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1기 신도시 재건축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단체대화방에는 "이용당했다"며 격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뒤통수를 맞았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때는 당장이라도 재건축을 해줄 것처럼 말하더니 선거가 끝나니 딴 소리를 한다", "대선과 지선에서 '표팔이'를 하더니 (2024년) 총선에서 다시 1기 신도시를 상대로 '표팔이'를 하겠다는 것"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분당재건축연합 관계자는 "1기 신도시 재건축과 관련해서 지금까지 공약에 따른 정부의 후속 대책을 기다려왔는데 '2024년까지 마스터플랜 수립'이란 단 한 줄 짜리 성의 없는 대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1기 신도시 재정비의 실현 가능성도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노컷뉴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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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환 기자
일산재건축연합회 고영희 회장은 "대책 발표 전까지는 '지켜보자'는 반응이 많았지만 정부 발표 이후 '2024년 중 마스터플랜 수립이라는 한 줄 짜리 발표를 누가 믿겠냐'며 화가 난다는 반응이 대분"이라며 "과거에는 매체도 적고 인터넷도 없었지만 지금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교환되기 때문에 정부가 하는 일을 모르지도 않고 '정부 발표를 믿고 기다려보자'는 반응은 거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산본재건축연합회 박희상 회장도 "야성(野性)이 강한 지역으로 꼽히는 산본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방권력을 교체한 동력 중 하나는 재건축에 대한 열망"이라며 "정부가 지금 보이는 모습은 공약을 파기하고 신뢰를 저버리는 모습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대형 개발 사업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때 2년~5년이 걸리는 상황을 감안하면 1기 신도시 재정비는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이라고 해명했고, 원희룡 장관 역시 "2024년까지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겠으나 일정을 앞당기도록 노력하고, 중간 진행 상황은 주민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런 곧이곧대로 믿는 주민들은 많지 않다.

분당과 일산, 산본 등 1기 신도시 재건축 단체는 그동안 취합한 주민 서명을 바탕으로 지자체장 면담 등을 통해 정부의 현실성 있는 공약 이행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의미 있는 후속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총선 때 표로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1기 신도시 재정비는 단순히 용적률만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계획 전체는 손 보는 작업이 이뤄져야 하고, 30만에 가까운 1기 신도시 이주 수요를 어떻게 분산할지, 투기 수요를 어떻게 차단할지 등 산적한 과제가 많아 짧은 기간 안에 현실성 있는 후속 조치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원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1기 신도시 재정비 관련법 제정이 바로 이뤄진다고 해도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기초작업격인 관련 연구 용역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5년 안에 각 신도시에 있는 단지별 이주 순서를 정하기에도 빠듯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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