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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 '멈춤'...홍은택 카카오 대표 결심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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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요금 인상 논란 이후 카카오 지분 매각 검토
홍은택 대표, "사회적 책임 하겠다" 임직원 의지 확인
모빌리티 사업 방향 수정...IPO도 유보할 듯
한국일보

카카오택시.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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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을 사모펀드에 파는 계획을 철회했다. 한 달 전만 해도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와는 갈 길이 다르다"며 지분 매각 계획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카카오택시가 불러 일으킨 독과점 논란이 그룹 전체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계획이 급선회한 배경에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직접 만나 임직원들의 사회적 책임 의지를 확인한 홍은택 각자대표의 뜻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는 18일 카카오모빌리티 주주 구성 변경 검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중 일부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해 1대 주주에서 2대 주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율은 57.55%다. 이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카카오와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추구하는 사업 방향이 다르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택시 호출 서비스나 전기 자전거 이용 요금을 올리다가 독과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김성수 카카오 CAC 센터장과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달 18일 카카오모빌리티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카카오 공동체의 경영 방식과 수익 확대 등 사업 확장을 꾀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영 방식이 맞지 않다"며 "카카오가 빠지는 것이 모빌리티의 성장에 더 나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카카오의 지분 매각 추진에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들은 펄쩍 뛰며 반대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카카오에 임직원들과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지분 매각을 유보해달라고 요청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노사는 이달 초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의체'를 꾸리고, 카카오 공동체에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며 성장과 혁신을 만들겠다는 뜻을 CAC에 전달했다.

카카오, 사회적 책임 하면서 성장하겠다는 모빌리티 약속 수용

한국일보

카카오모빌리티-지분-매각-논란-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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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에 제출한 상생방안은 '혁신과 성장, 동반과 공유'라는 네 가지 어젠다를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지속 성장과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①사용자의 실질적인 후생 증진이 없는 시장 진출을 하지 않겠다는 점 ②공급자의 수익 및 업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신규 서비스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점 ③공급자끼리 출혈 경쟁을 유도해 플랫폼이 이득을 보는 비즈니스 모델을 하지 않겠다는 점 ④기존 전통산업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 아닌, 생태계 구축형 플랫폼의 철학과 지향점을 뚜렷하게 하고, 이 기준에서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 등의 내용이다.

이를 받아든 카카오 CAC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제출한 상생안과 별도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사모펀드에 팔았을 때 핵심 임직원들의 이탈 가능성, 택시 대란 이후 모빌리티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 움직임 등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카카오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담당하는 홍은택 각자대표카카오모빌리티의 상생안에 공감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된 것으로 알려진다. 홍 각자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공동체 안에서 성장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나머지 CAC 경영진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통 대란 해결, 미래 모빌리티 사업 중심으로 방향 선회

한국일보

7월 21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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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 방향도 바뀔 가능성이 나온다. ①매출이나 수익성을 키우기 위한 요금 중심 정책보다는 교통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핵심에 두는 쪽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②당분간 IPO 계획도 유보될 가능성이 크다.

③미래 모빌리티 서비스와 관련한 카카오와의 연계성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 등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 추진을 위해 카카오의 역할이 필요한 만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공동체 밖으로 나왔을 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두고 시장 안팎에서 의문이 일고 있었다.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 공동체 센터는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혁신을 바탕으로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국 모빌리티 생태계의 성장을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끌어 나갈 수 있게 지원하고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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