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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어? 슬금슬금 회복된 ‘코·주·부’… 일단 시장은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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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본격상승은 지켜봐야”

올해 상반기 내내 얼어붙어 있던 자산 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연초 3000선에 육박하다 지난달 한때 2300선까지 무너졌던 코스피 지수는 최근 2500선을 회복했고, 올 들어 반년 새 반 토막이 났던 비트코인 시세는 7월 이후 한 달 반 만에 24% 올랐다.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가 지속되기는 하지만 작년 말부터 쌓여만 가던 서울 부동산 매물이 8월 들어 줄어들기 시작했다. 코인과 주식, 부동산 등 이른바 ‘코주부’ 시장에서 하나둘 가격 반등 신호가 나타나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본격 상승장으로 돌아서기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각국 중앙은행이 급격한 금리 인상을 통해 코로나 사태 2년간 풀었던 유동성을 거둬들이고 있는 데다, 경기 침체 우려도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식 빚투, 한 달 만에 2조원 늘어

주식시장에선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신용거래 융자 잔액이 19조3764억원으로 지난달 7일(17조4946억원) 이후 1조8818억원 늘어났다. 특히 코스피 시장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두 달여 만에 10조원을 다시 돌파했다.

코스피 지수도 현재 2508.05로 두 달 만에 2500선에 안착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말 28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가 고점을 통과했다는 인식과 경기 침체 우려 완화가 코스피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다만 V 자 반등보다는 계단식으로 상승하면서 연말에 28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직 본격 상승장 진입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상반기에 안정적 실적을 보여준 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상승장의 필수 요건은 달러 약세인데, 달러화를 끌어내릴 유로화의 반등 여력이 아직은 부족해 본격 상승장으로 들어서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업종별로는 두드러지게 실적이 좋은 업종이 보이지 않는다”며 “업종 내 대형주들이 좋은 실적을 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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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가격 한 달 만에 78% 급등

가격 변동성이 큰 가상 화폐는 7월 이후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7일 이더리움 가격은 241만776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인 7월 12일(135만6039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77.8%나 오른 것이다. 국내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 상장된 코인 113가지 중 최근 한 달간 가격이 떨어진 코인은 16종에 불과하다.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작년 말부터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긍정적 신호가 하나 나왔다. 반년 넘게 쌓이기만 하던 서울 부동산 매물이 8월 들어 급격히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8일 기준 서울 부동산 매물(매매)은 6만1535건이다. 이틀 전에는 5만9976건까지 떨어지면서 5월 23일(5만9123건) 이후 처음으로 6만건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서울 부동산 매물은 7월 7일 6만5988건으로 1월 1일(4만 5198건)보다 2만건 넘게 늘어났다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하지만 코인과 주식시장과는 달리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가격은 아직까지 방향을 틀지 못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값은 0.09% 떨어져 지난주(-0.08%)보다 낙폭이 커졌다. 특히 서울 25구에서 모두 떨어졌는데, 서울 전역에 걸쳐 아파트 값이 떨어진 것은 2019년 2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호가와 실거래가 간 차이가 벌어지고, 다주택자 실거주 요건이 완화되면서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수도권 부동산 매물이 줄어든 것”이라며 “매매와 전세가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금리 추가 인상 영향으로 초급매 물량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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