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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빗길 범퍼 파손됐는데 보증수리 불가"···테슬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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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물웅덩이서 하단 뜯겨나가"

자비로 수리한 차주들 분통

"설계 결함" 단체 리콜 청원 움직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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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서울 지역에 집중된 호우로 차량 5000여 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가운데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부실한 대응을 놓고 차주들의 원성이 잇따르고 있다. 차주들은 얕은 빗길을 주행했음에도 범퍼가 파손되고 전기장치에 이상이 생겼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보증 수리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8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8~10일 집중 호우로 인한 빗길 운전에 차량이 파손된 테슬라 차주들의 불만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 모델Y 차량을 구매한 A 씨는 “바퀴가 살짝 잠길 정도의 물웅덩이를 지나갔을 뿐인데 뒷 범퍼 하단이 모두 뜯겨졌다”며 “테슬라코리아에서 보증 수리가 안 된다고 해 자비로 수리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 씨와 비슷한 일을 겪은 최 모 씨는 “수리를 맡긴 곳에서 빗길 운전으로 범퍼 하단이 파손돼 입고된 테슬라 차량이 정말 많다고 하더라”며 “침수될 정도로 잠긴 것도 아닌데 범퍼가 떨어져나갈 정도면 앞으로 비가 올 때마다 불안해서 어떻게 운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가벼운 침수에도 범퍼가 심하게 파손된 이유로 차량이 고인 물을 지나가면서 빗물과 범퍼 사이에 예상치 못한 마찰력이 작용했거나 범퍼 안쪽으로 물이 새어 들어가면서 안쪽에 고인 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놓고 테슬라 차주들은 “비가 올 때마다 기어가는 수준으로 차를 운행해야 하는 거냐” “범퍼 하단에 드릴로 배수 구멍이라도 뚫어놔야 하는 거냐”며 조롱 섞인 게시글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차주들은 애초부터 테슬라 차량의 설계와 조립에 결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전기차를 앞세워 뒤늦게 완성차 시장에 뛰어든 테슬라가 그간 도색·마감·조립 등 각종 불량 등으로 꾸준히 지적받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폭우를 통해 각종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테슬라 모델3 차량을 운행하는 이 모 씨는 “지난해 비가 어느 정도 오는 날 주행을 했는데 당시에는 멀쩡하다가 이틀 뒤 오토홀드와 트랙션컨트롤 등 전기장치 경고 메시지가 떴다”며 “수리 센터에서 침수가 의심된다며 발판을 들어보니 안쪽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침수 피해로 차량의 전력 공급이 완전히 차단되면서 차량 견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테슬라 차량 중 4륜 구동 방식은 ‘견인 모드’로 바꾼 뒤 견인해야 하는데 차량이 침수돼 자체적으로 전력 공급을 완전히 차단시키면서 견인 모드로 전환이 되지 않아서다. 잇따른 피해에도 테슬라가 보증 수리를 거두하면서 차주들은 단체 차원에서의 집단 리콜까지 검토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가 차량을 물웅덩이 속에서 운전해나가는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내연차보다 침수 피해로부터 안전하다고 선전해와 논란이 예상된다. 내연차와 달리 엔진이 없어 침수 위험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점을 부각시켰지만 설계·조립 결함으로 오히려 폭우에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게 차주들의 주장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는 광고를 믿고 전기차를 구매했는데 오히려 테슬라는 오히려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며 “빗길을 정상적으로 운행했음에도 피해 사례가 반복된다면 차량 결함을 의심해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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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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