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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연경 언니만 보인다고요? 존재감 '뿜뿜' 우리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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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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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김세인. 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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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유관중으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코보컵) 열기가 뜨겁다. 돌아온 에이스 김연경(34·흥국생명)이 흥행 씨앗을 심었다면, 어렵사리 잡은 기회를 화려하게 장식한 샛별들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꽃피우는 모양새다. 컵대회에서 매년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 만큼, 이번에도 순천발 ‘라이징 스타’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대회 대표적인 깜짝 스타는 김세인(19·한국도로공사)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페퍼저축은행에서 한국도로공사로 둥지를 옮긴 김세인은 리베로에서 아웃사이드 히터(왼쪽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파격적인 변신이다. 김세인은 키가 173cm에 불과한데, 그간 아웃사이드 히터는 이소영(175cm·KGC인삼공사) 정도를 제외하면 김연경(192cm), 박정아(187cm·한국도로공사) 등 주로 장신 선수들이 맡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우려도 있었다. 포지션 변경을 이끈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도 “3cm가 아쉽다”라며 신장에서 오는 어려움을 인정했다. 하지만 넘지 못할 벽은 없었다. 김세인은 16일 ‘디펜딩 챔피언’이자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을 ‘맹폭’(22득점)하며 팀을 승리(3-1 승)로 이끌었다. 팀 내 최다 득점이다. 키가 190cm에 달하는 국내 최고 블로커 양효진(현대건설)도, 김세인을 어찌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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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에스(GS)칼텍스 권민지. 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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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 변경에 성공한 선수는 또 있다. 미들블로커(센터)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변신한 권민지(21·GS칼텍스)가 주인공이다. 그간 여러 포지션을 전전하며 자리를 잡지 못했던 그는 이번 컵대회에선 몸에 딱 맞는 옷을 찾은 듯 기량이 만개했다. 15일엔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을 맞아 경기 최다 득점자(19득점)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17일 흥국생명과 경기에서도 14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신승(3-2 승)을 이끌었다.

권민지의 변신 뒤에도 재능을 정확히 알아본 사령탑의 혜안이 있었다. 포지션 변경을 이끈 차상현 지에스칼텍스 감독은 “공격력이 장점인 선수”라며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본인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특히 권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김희진·김수진(이상 IBK 기업은행)과 ‘황제’ 김연경을 상대로도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는 등 가능성을 마음껏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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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지시(KGC)인삼공사 고의정. 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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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대회는 그간 가려져 있던 선수들이 자기 기량을 펼칠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대회는 세자르 곤살레스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 훈련과 맞물린 데다 부상과 코로나19 확진으로 이탈한 선수도 많다. 주전 도약을 노리는 이들에겐 천금 같은 시간인 셈이다.

“이번 시즌 내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고의정(22·KGC인삼공사)은 자기 강점을 확실히 어필하고 있다. “서브에서 내 장점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는 그는 아포짓 스파이커(오른쪽 공격수·14일)와 아웃사이드 히터(16일)를 오가며 활약했는데, 특히 16일 페퍼저축은행과 경기(3-0 승)에선 서브로만 7득점을 하는 등 모두 20득점을 내며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서브 에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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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다은. 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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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내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김다은(21·흥국생명)도 있다. 이번 대회 개막 직전 흥국생명은 코로나19로 선수 5명이 이탈했다. 부상 등을 포함하면 단 8명만 경기에 뛸 수 있는 상황. 아무리 김연경이 있다고 해도, 준결승 진출이 험난해 보였다. 하지만 그간 리그에선 주로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섰던 김다은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더니, 14일 기업은행전(22득점)과 17일 지에스칼텍스전(28득점) 모두 김연경보다 많은 득점을 내며 팀을 준결승 무대에 올렸다.

지난해 열린 코보컵에선 현대건설 정지윤이 미들블로커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 변경에 성공하며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그는 이어진 정규리그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에 밑돌을 놨다. 이번에도 그런 스타가 탄생할 수 있을까. 코보컵은 19일 준결승과 20일 결승 일정으로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뜨거운 열기를 이어간다.

순천/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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