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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결국 '반쪽 과방위' 파행…"이종호 장관 불참, 보이지 않는 손 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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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과방위원 처음 한자리 모였지만 '반쪽 과방위'로 끝나

이종호 장관 불출석 놓고 외압설 제기한 야당…부처는 '난감'

뉴스1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불출석 및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청래 위원장의 회의운영 방식 및 법안심사소위원회 구성 등에 항의 하며 집단 퇴장했다. (공동취재) 2022.8.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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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범 김승준 기자 = "출석을 불러보겠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종호 장관 오셨습니까? 1차관 오태석 오셨습니까? 2차관 박윤규 오셨습니까?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주영창 오셨어요?"

'반쪽 과방위'의 불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튀고 있다. 18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는 과기정통부 장·차관의 불출석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질타와 함께 외부 압력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또 다시 파행을 빚었다.

◇과기정통부 장관 불출석으로 표출된 과방위 파행

이날 오전 10시 국회 과방위는 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KBS, EBS 등 소관 부처 및 기관에 대한 예산 결산을 주요 안건으로 하는 전체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 이종호 장관, 오태석 제1차관, 박윤규 제2차관, 주영창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 측은 과방위가 출석을 의결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과기정통부 장·차관에 대해 이날 오전 11시30분까지 출석하도록 하는 안건을 상정하고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처음으로 국회 과방위에 참석했지만, 회의 시작 30여분 만에 정회를 요구하며 자리에서 이탈했다. 국민의힘 측 간사가 선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방위가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로 진행돼 온 경과에 대해 여야 진실 공방이 오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오전 11시 과방위는 재개됐지만, 여야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재차 퇴장했다.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과방위 전체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과기정통부 장관 불출석 문제가 불거졌다. 출석 안건 의결 이후에도 장·차관들이 회의에 불참한 탓이다.

이에 대해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과기정통부 장·차관들이) 국회에 도착한 걸로 알고 있는데 출석하지 말라고 종용받고 있는 거 같다"며 "회의장 부근에서 강제로 출입을 막았거나 강박해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 국회선진화법에 저촉된다. 위원회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해서 위법 사실이 발견되면 법적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과기정통부 장·차관은 국회 출석 통보를 받은 뒤 다른 일정을 미루고 국회로 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날 오후 2시 재개된 과방위 전체회의에도 과기정통부 장·차관은 불참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기정통부 인사들의 출석을 부르기도 했다.

이를 놓고 박 의원은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행태라 생각하며 과기정통부 관련 예산, 정책, 법안과 관련해 혹독한 심사와 감사를 할 것을 위원장님과 함께 결심하는 바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불출석 경위서를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정 위원장은 "들리는 얘기로는 장관이 국회까지 와 있었고, 출석하려고 했으나 보이지 않는 힘과 손에 의해 출석을 하지 못하는 강제적 상황에 빠진 거 같다"며 "모든 것에 대해 불출석 경위서 자세하게 제출해달라. 만약 장관께서 출석할 의도가 있었으나 중간에 타의에 의한 압력으로 상임위에 출석하지 못했다면 국회선진화법 의사진행방해죄 조건이 성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억하기론 이런 일은 국회의원 십년째 하고 있는데 처음이다. 이게 윤석열 정부의 법과 원칙인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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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성중 여당 간사 내정자를 비롯한 의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의 회의운영 방식 및 법안심사소위원회 구성에 항의며 퇴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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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반쪽 과방위'…소관 부처는 '난감'

과방위는 세 번째 파행을 맞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과 29일에도 '반쪽 과방위'가 열린 바 있다. 이날 과방위 전체회의에는 여야 의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지만, 결국 '반쪽 과방위'로 끝났다.

이날 과방위 파행은 전날부터 예고됐다. 17일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원자력안전위원회 공무원들은 국회법에 따라 내일(18일) '여야 간사의 협의가 없이 진행되는 결산회의'에 출석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알린다"며 "정청래 위원장은 국회 운영의 기초가 되는 국회법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 측에서는 과방위 첫 상견례 겸 간사 선임 안건을 처리할 때 통보 없이 불참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민주당 간사 조승래 의원만을 선임·의결한 상태다. 따라서 국민의 힘은 간사가 없기 때문에 간사 간 협의를 할 수가 없다"며 "없는 간사와 협의할 수는 없고, 그래서 있는 간사와 협의를 충분히 했다. 또 간사 간 협의가 안 되었을 때, 그때는 위원장이 의사일정 개시를 할 수 있고 안건 상정도 위원장의 권한"이라고 반박했다.

연이은 과방위의 파행에 소관 부처들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과방위의 과반을 차지하는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회의를 열겠다는 방침이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은 참석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등 여야 갈등에 불똥이 부처로 튀는 모양새다. 이날 과기정통부 장관 불출석을 놓고 발생한 해프닝은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과방위 소관 부처 고위 관계자는 "여당이 과방위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 정부 부처 입장에서는 난처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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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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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과방위를 둘러싼 여야 갈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정 위원장은 과방위 전체회의를 산회하며 "다음 일정을 잡을 때도 국민의힘은 간사가 없기 때문에 민주당 조승래 간사와 협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상적으로 국민의힘 간사 선임 안건을 상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스스로 불참해 간사 선임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명분과 이유 없이 여당 측에서 일방적으로 불참하는 일은 헌정사상 보기 어려운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무단결석, 가출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조속한 귀가 조치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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