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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마포구민 권리 찾기, ‘서민·약자와 동행하는 마포’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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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민선 8기 구청장의 약속 ⑦ 박강수 마포구청장

한겨레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지난 11일 마포구 성산동 마포구청 구청장 집무실에서 구정 방향을 설명하고 ‘먹방 사연’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 박 구청장은 “보수지만 굉장히 진보적 성향의 소유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국민의힘이든 더불어민주당이든 어느 곳에도 정치적 부채가 없어 오로지 구민만을 바라보고 구정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폭우가 쏟아진 8일 저녁 식사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된 데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잘못한 일”이라며 “앞으로 세심하게 신경 쓰겠다”고 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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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쓰레기매립장 주민 고통

전기료·온수난방비 반값 TF 구성

부족했던 피해 보상 권리 찾겠다

마포순환열차 2024년 운행 계획

효도급식으로 노인 일상생활 관리

저출산 대책으로 햇빛센터 운영

자원 활용해 문화관광도시 만들 것

폭우 내린 날, 먹방 사진으로 뭇매

“사연 있었지만 시기 적절치 않아

괴롭지만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며

원칙 있고 깨끗한 구정 이끌어갈 것”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지난 민선 8기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자치구 단체장 ‘리턴매치’가 성사된 5곳 중 유일하게 현역 구청장을 꺾고 당선됐다. 박 구청장은 ‘새로운 마포, 더 좋은 마포’를 슬로건으로 삼고, ‘마포구민의 권리 찾기’ ‘서민과 약자를 위한 복지행정’ ‘문화관광도시 조성’을 구정 운영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취임 한 달을 조금 넘긴 박 구청장은 최근 뜻하지 않게 여론의 뭇매를 맞는 홍역을 치렀다. 수도권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녁 식사 사진을 올린 게 화근이 됐다. 지난 11일 마포구 성산동 마포구청 구청장 집무실에서 박 구청장을 만나 구정 방향과 함께 ‘먹방 사연’에 대한 심경도 함께 들었다.

당선 소감을 들려달라.

“지역행정 교체를 원하는 주민 열망이 모여 마포구가 새롭게 변화할 기회가 만들어졌다. 구민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구청장이 되면 굉장히 즐거울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연출자가 아니라 주연배우 같은 느낌이다. 준비를 많이 했지만 어렵고, 의지대로 안 되는 것도 굉장히 많다.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다. 구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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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중 폭우로 피해가 많이 발생했는데, 마포구에서 피해 본 곳은 없나?

“도화동 도로에 1m 정도 깊이의 싱크홀(땅꺼짐)이 생겼다. 9일 새벽 3시 반에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새벽 5시 반께 복구할 때까지 지켜봤다. 안전진단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수해 때문은 아니고 상수도관이 터져서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폭우가 내린 날 식사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과적으로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 그날(8일) 저녁 8시10분께까지 수해 대책 보고를 받았다. 취임 이후 소통을 위해 계속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날 처음으로 저녁 약속이 없었다. 그래서 비서실 직원과 마포구청 옆 근처 전집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 전집 아저씨가 두 달 전 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분과는 인연이 있어 문상을 갔지만, 선거운동 기간이라 조의금도 못 줬다. 그래서 그날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식사 하러 갈 때 비가 많이 오지 않았나?

“전집에 갈 때는 비가 많이 안 와 우산을 안 쓰고 갔다. 밥 먹은 시간이 8~9시 사이다. 김치찌개, 전, 공깃밥 이렇게 먹었다. 그래서 찌개하고 전을 같이 먹으니 꿀맛이라고 에스엔에스(SNS)에 올렸다. 먹고 나올 때쯤 우르르 쾅쾅 하면서 번개가 치더라. 비 떨어지는 소리도 들렸다. 상황실에 전화해 민원이나 사고 난 곳은 없는지 확인하니 없다고 하더라. 자정 지나서 온라인 커뮤니티인 ‘클리앙’에 마포구청장 먹방이라며 글이 올라왔다. 그때는 폭우가 쏟아져 강남이나 서초 등에 난리가 난 시간이었다. 총각 비서 밥 한번 먹이려다가, 돌아가신 분 위로차 좀 팔아드리려고 한 것을 먹방이라고 하니 기가 막혔다. 억울하고 잠도 안 왔다. 폭우 상황이 걱정돼 새벽 3시 반에 상황실에 전화했더니 싱크홀이 발생했다고 하더라. 곧바로 나가서 상황 점검하고, 마포유수지, 망원유수지, 상암동도 돌았다.”

사과문을 올렸던데.

“9일 아침부터 그게 계속 언론 기사로 나왔다. 사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며칠째 잠을 못 잤다. 아무리 좋은 의도였더라도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 지금 많이 힘들고 괴롭지만,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

구청장이 된 이후 ‘진짜 소통’을 강조하는데, 진짜 소통은 어떤 것인가?

“말로만 하는 형식적 소통이 아니라 주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겠다는 의지다. 지역을 바꾸는 힘은 주민으로부터 나오고, 답은 늘 현장에 있다. 주민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현장에서 눈으로 직접 보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한 달에 두 번씩 25인승 미니버스를 활용한 ‘현장구청장실’을 계획했다. 매월 둘째 수요일은 동별 주요 장소를 방문하는 ‘소통데이’, 넷째 수요일은 시장은 물론 복지·문화·관광시설과 각종 공사현장, 취약시설 등을 방문하는 ‘공감데이’로 이름 붙였다.”

민선 8기 슬로건이 ‘새로운 마포, 더 좋은 마포’인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마포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녔음에도 어느 순간 성장이 멈췄다. 지금이야말로 마포가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이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도시로 성장할 때다. 이런 변화를 기대하는 주민 염원 역시 상당하다. 소외되는 주민 없이 모두가 더 살기 좋은 마포를 바라는 40만 마포구민의 소망을 담아 ‘새로운 마포, 더 좋은 마포’로 정했다.”

민선 8기 구정 운영과 정책 방향에 대해 들려달라.

“민선 8기 마포구는 그동안 당인리발전소와 난지도 쓰레기 매립이라는 고통을 겪으면서 잃어버렸던 마포구민의 권리를 되찾고, 지역의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실현하는 4년이 될 것이다. 그중에서도 지역에서 소외되는 이웃이 없도록 서민과 약자를 위한 복지정책으로 구민 모두가 더 살기 좋아지는 게 구정 운영의 핵심이다. 특히 75살 이상 어르신 주민 참여 효도급식, 임신부 출산장려 구립 ‘햇빛센터’ 건립·운영, 장애인위원회 신설 등으로 노인, 임산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반값 전기료·온수난방비를 추진해 화력발전소로 인한 그간의 피해에 대한 보상도 받아내겠다. 법률 개정과 지원 등에 대해서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또 다른 구정 운영의 핵심은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치는 문화관광도시를 조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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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변 마포순환열차버스 운영을 공약했다. 어떤 모습일지 무척 궁금하다.

“25인승 정도의 열차 모양을 한 버스로, 서울 노면전차 종착지였던 마포 종점을 출발해 한강 변을 따라 마포유수지(한류 케이팝 공연장), 용강음식문화거리, 마포새빛문화숲, 절두산 순교성지, 망원시장,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 등을 연결하는 관광순환버스를 운영할 구상이다. 올해 말까지 타당성 검토를 마치고, 내년에 버스를 구매하고 승차장을 구축한 뒤 2024년께 운행할 계획이다.”

75살 이상 주민 참여 효도급식은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것인가?

“단순히 식사만 제공하는 사업이 아니라 어르신의 일상생활까지 관리할 수 있는 체계로 운영하는 게 목표다. 식사 장소에 모여 소통하고 대화하면서 우울감과 고독사 예방을 돕는다. 정해진 식사 시간에 방문하지 않으면 생사와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해 어르신의 일상을 종합적으로 관리한다. 내년 상반기 2개 동에서 시범운영 하다가 단계별로 범위를 확대해갈 계획이다.”

구립 햇빛센터를 건립해 운영하겠다고 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저출산은 마포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다. 지난해 마포의 출생아 수가 2002명이다. 2020년 합계출산율은 0.594로, 서울시 자치구 중 20위다. 마포구민의 임신부터 출산, 산후조리, 영유아 건강관리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구립 햇빛센터 건립·운영을 공약으로 만들었다. 햇빛센터를 통해 임신 준비, 난임부부 지원, 출산 및 산후조리, 영유아 건강관리 등의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으로 각오를 들려달라. “반칙은 원칙을 이길 수 없다. 원칙 있고 깨끗한 구청장이 되어 엄정하고 투명하게 구정을 이끌어가겠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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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자문위원, 제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윤석열후보 조직본부 조직총괄본부장 △시사포커스·시사포커스티브이(TV) 회장, 송호대 석좌교수, 건국대 도시재생연구소 도시정책연구위원 △건국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정책학 전공(행정학 석사) △1959년 전북 고창 출생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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