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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고작 34억! 이런 가성비 FA, 이전에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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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한국 프로야구는 FA 광풍이 몰아쳤다.

100억 원을 훌쩍 넘는 계약이 이어졌고 김광현(SSG)이 총액 151억 원(역대 최고)에 사인하고서야 겨우 막을 내렸다.

꾸준히 3할을 칠 수 있고 내구성까지 갖춘 30대 초.중반 선수라면 누구나 100억 원을 노려볼 수 있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매일경제

전준우는 역대급 가성비 FA 계약 선수로 평가 받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런 광풍이 휩쓸고 지나 간 자리. 가성비에 대한 논란이 없을 수 없었다.

대부분 선수들은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하며 몸값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들도 당연히 나왔다.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당연히 뒤따라 왔다.

거기에 이 선수와 비교하면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 선수들을 줄을 세울 수 있을 정도다. 몸값이 적어도 적어도 이 정도로 적을 수 없는 계약에 사인한 FA가 있었다.

그 FA 선수가 매년 특급 활약을 펼쳐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역대로 가장 가성비가 좋은 FA라 불려도 좋을 계약을 하고 맹활약까지 이어가고 있는 선수가 있다.

롯데 전준우(36)가 주인공이다.

전준우는 2020시즌을 앞두고 4년 34억 원에 롯데와 계약 했다. 외야수로서 수비 능력이 다소 떨어지고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이 됐다.

그 해 특히 더 FA 시장이 꽁꽁 얼어 붙어 있기도 했다. 전준우는 에이전트 대신 직접 협상에 나서 겨우 34억 원에 계약(놀라지 마시라. 그 중 2억 원은 옵션이다)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준우의 활약은 여느 100억 원 FA 선수에 못지 않다. 아니 그 이상이라 할 수 있다.

계약 첫 해인 2020시즌엔 타율 0.279로 조금 주춤했지만 OPS는 0.8을 넘겼다.

지난 해엔 타율 0.348 7홈런 92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장타율은 0.469로 아주 빼어나진 않았지만 출루율이 0.405나 됐다. OPS가 0.874로 수준급 그 이상이었다.

찬스에서의 집중력이 최상급이었다.

올 시즌에도 변함 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현재 타율 0.321, 8홈런 5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사직 구장 외야가 넓어지며 수비에서 약점이 도드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름 성실한 플레이로 충분히 만회하고 있다.

출루율은 0.356으로 다소 떨어졌지만 장타율이 0.477로 늘어났다. 여전히 OPS가 0.833으로 A급 성적을 찍고 있다.

스탯 티즈 기준으로 WRC+가 131.5로 평균 100을 훌쩍 뛰어 넘는 효율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에 있어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성적을 남기고 있다.

WAR도 2.51로 팀 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팀 성적이 따라오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안고 있지만 그건 전준우의 탓이라 할 수 없다. 그는 어떻게든 롯데가 버텨보는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전준우의 FA 계약은 아직도 1년이 남아 있다.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전준우는 그런 티 내지 않고 충실히 자신의 야구를 하고 있다.

전준우의 활약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그만큼 꾸준히 보여준 것이 많았다. 그를 역대 최상급 가성비 FA라 부를 수 있는 이유다.

다시 전준우 같은 가성비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시장 상황에 따라 판도는 변할 수도 있겠지만 전준우라는 최고의 선수가 기존 선수 대비 헐값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는 기억까지 지우지는 못할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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