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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민주, 당헌 80조 유지 후폭풍... '완전 삭제' 청원·문자폭탄 좌표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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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위안 뒤집은 비대위 규탄" 청원 봇물
개정 반대한 의원·비대위 명단 SNS서 돌아
우상호 "당원들도 절충안 받아들여 주실 것"
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당원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당헌 80조 완전 삭제 요구' 청원. 당원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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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이재명 방탄용' 논란이 불거진 당헌 80조 1항(기소시 직무정지)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당 청원게시판에 당헌 80조의 완전 삭제를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당헌 개정에 반대한 국회의원 명단이 돌고 있다.

민주당 홈페이지의 당원청원시스템에 등장한 '당헌 80조 완전 삭제를 요청합니다'라는 글에는 18일 오전 11시 40분 기준 총 3만1,059명의 동의를 얻으며 당 지도부의 답변 기준(5만 명)의 60%를 넘겼다.

해당 청원자는 "지금은 비정상적인 검찰공화국"이라고 규정하며 "이를 빌미로 민주당 내부의 공격, 언론과 검경의 공격을 받을 수 없다. 정치적 판단을 검찰에 맡길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한 달 가까이 협의한 당헌 80조 결과를 뒤집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전날 전준위 안을 수정해 '기소시 직무정지 조항'을 유지한 당헌 80조 1항을 그대로 두기로 의결했다. 당헌 개정을 두고 현재 여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 의원에 대한 '방탄용 아니냐'는 당 안팎의 여론을 의식한 결정이었다. 아울러 '정치 탄압'이 인정될 경우 징계 처분을 취소할 수 있는 주체를 윤리심판원으로 규정한 당헌 80조 3항에 대해서도 최고위원회로 바꾸려는 전준위 안을 수정해 그보다 상급기관인 당무위원회로 의결했다. 당대표가 의장인 당무위에서 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점에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강성 지지층은 아예 당헌 80조 전체를 삭제하자고 나선 것이다.

강성 지지층의 집단 움직임은 온라인 청원뿐 아니라 당헌 개정을 반대했던 의원들을 겨냥한 좌표 찍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SNS상에는 당권주자 박용진 의원과 비대위원장인 우상호 의원 등 20명의 명단이 돌았다. 전날부터 절충안 의결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진 비대위원들을 대상으로 문자폭탄이 쇄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강성 지지층이나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일부 친명계 의원을 제외하고는 비대위 절충안을 수용하는 분위기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당헌에 따른) 징계 대상이 주로 국회의원인데, 의원 중에서는 절충안에 크게 반발하는 분은 안 계신다"며 "그 정도면 당원들께서도 받아들여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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