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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세계 금리 흐름

美연준, 추가 금리 인상 예고...‘속도 조절’ 메시지도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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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 공개

“제약적 정책 스탠스, 물가안정 필수”

인플레 압력...“당분간 고금리 적절”

‘오버액션’시 경기침체 가능성 언급

시장은 9월 FOMC서 ‘빅 스텝’ 무게

헤럴드경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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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록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잡힐 때까지는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올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면서도, 향후 경기 추세에 맞춰 언젠가는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것이란 복합적인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그동안 시종일관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면모를 과시했던 것과 달리,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제 전문가 다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비둘기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다.

▶“물가 안정 위해 제약적 정책 스탠스 여전히 필요”=연준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물가 상승률이 계속 목표치(2%)를 훨씬 넘고 있어 제약적인(restrictive) 정책 스탠스로 가는 것이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란 위원회의 의무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장기적 목표치인 2%보다 훨씬 더 높은 상황에서 향후 기준금리가 중립금리(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수준)를 넘어 경제 성장을 둔화하는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6~27일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2.25~2.50%로 올렸지만,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회의 참석자들은 “대중이 위원회의 물가 안정 의지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할 경우 높아진 물가상승률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이 직면한 최대 위험”이라며 “기준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한다면, 물가상승률이 2%로 확실히 되돌아오는 경로에 접어들 때까지 당분간 그 정도의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고금리 지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아직 인플레이션 압력이 진정되고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불편한 정도로 높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며, 이런 위험이 현실화하면 2%로 물가상승률을 되돌리는 임무가 꼬일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필요 이상 긴축 시 경기침체 유발 가능성 경계=7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연준이 ‘오버액션’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이다. 의사록은 “누적된 통화정책 조정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일정 시점에는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수의 참석자는 “위원회가 물가 안정을 복원하기 위해 필요한 것 이상으로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가져갈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의사록은 밝혔다.

인플레이션 억제에만 초점을 맞춰 과도하게 금리를 올리다가 경기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발언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회사 블랙록의 밥 밀러 채권 담당 대니징 디렉터는 “연준이 복합적인 메시지를 보냄으로서 불투명한 경기 전망에 따른 운신의 폭을 넓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선 연준의 비둘기적 언급에 주목하며 오는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 대신 ‘빅 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0.5%포인트 금리인상 확률이 64.5%로 0.75%포인트 금리인상 확률(35.5%)을 크게 앞섰다.

지난달 FOMC 회의 이후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1%에서 8.5%로 낮아지는 등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이 포착된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시장, 연준의 계속된 매파적 자세에 더 주목=다만, 시장은 연준의 비둘기적 신호보다는 계속된 매파적 자세에 주목한 모양새다. 지난 7월에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정책 속도 조절에 대해 시사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이상의 의미가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0.5%, 0.72%, 1.25% 하락했다.

크리스 라킨 E트레이드파이낸셜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이 여름 랠리에서 숨을 돌리는 것을 보는 것이 놀랍지는 않다”며 “시장은 최근 상승세를 부채질했던 금리 인상이 둔화될 것이라는 신호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위기를 벗어난 것이 아니므로 투자자들은 민첩성을 유지하고, 변동성을 예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7월 소매 판매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1% 증가)에 못 미친 0.0%를 기록했다. 소비자의 체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강력한데다, 금리 인상 압박까지 계속되면서 미국인들이 소비에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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