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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에서 벌레, 냉장고 고장”... ‘2박에 132만원’ 강화펜션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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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거세게 쏟아졌던 7일, 강화도의 한 펜션을 이용한 고객이 수건 부족, 냉장고 고장 등으로 서비스가 불만족스러웠다며 인터넷에 올린 글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고객의 글만 본 네티즌들은 “영업을 왜 그렇게 하냐. 어딘지 공개해라. 가지 말아야겠다”며 펜션 주인을 비난했다. 그러나 펜션 주인은 18일 조선닷컴을 통해 “일방적인 주장만 담겼다.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고, 과장된 부분도 있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시작은 고객이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강화도 B펜션 절대 절대 가지 마세요. 2박 예약 후기. 1박에 68만원 내고 최악을 경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다. 이 글에서 고객 A씨는 펜션에서 겪은 일을 9가지로 나열했다.

A씨 글과 펜션 주인 C씨에 따르면 A씨는 아내, 19개월 자녀, 모친, 장모와 함께 7일 B펜션에 방문했다. A씨는 미리 네이버를 통해 2박을 예약했고, 예약 당시 132만원을 지불했다.

A씨 가족의 첫 불만은 수건이었다.

① “날씨가 습해서 수건이 안 말랐다고 사장님 가족이 쓰던 수건을 줌. 수건에 보면 2001년 적혀있음. 불만 말씀드렸더니 습해서 안 말라서 ‘저희가 쓰던 거 드린 거예요’라고만 말씀하시고 사과 안 하심”

C씨는 자신의 집에서 쓰던 수건을 준 건 사실이라고 했다.

C씨 “이유가 있었다. 전날부터 비가 많이 와서 고객들에게 드리는 수건이 안 마른 상태였다. A씨 방은 화장실이 2개라 총 10개를 제공했어야 했다. 일단 다 마른 고객용 흰색 수건 5개를 드렸고, 우리 집에서 쓰던 마른 수건 5개를 드렸다. 분명히 양해 구하고, 사정 다 말씀드리고 드렸다. 그랬더니 나한테 A씨 아내가 ‘집에서 쓴 수건을 주냐. 고발감이다’이라며 소리쳤다. 옆에서 어머니가 ‘당장 고발하라’며 윽박 질렀다. 왜 그런 내용은 글에 안 적었는지 모르겠다”

조선일보

B펜션 주인 C씨는 8월7일 장맛비로 고객용 수건이 마르지 않아, 자신의 집에서 쓰는 수건(사진)을 A씨 가족에게 제공했다. /네이트판


② “저녁 먹기 위해 숯불을 피워달라고 연락했는데, 사장님이 피곤하다고 핸드폰을 꺼놓고 전화를 50분 동안 안 받음”

C씨 “과장됐다. 어떤 업주가 피곤하다고 휴대폰을 꺼두겠냐. 그것도 성수기에. 휴대폰은 배터리가 없어서 잠깐 꺼졌던 거다. 50분 만에 연락을 받은 건 사실이 아니다. 한 10분 정도다. 휴대폰이 꺼진 걸 알고 바로 충전해서 켰고, 숯을 요구하는 문자를 보고 바로 전화를 드렸다. 숯에 불 붙이는데 보통 20~30분 걸리기 때문에, 40분 만에 숯을 가져다드렸다”

③ “침구 추가해달라고 했더니 엄청 오래된 이불을 줌. 거기서 돈벌레도 나옴. 불만 말씀드렸더니 최근에 구매한 거라고 하시고 사과 안 하심”

C씨 “오래된 이불 절대 아니다. 쿠팡에서 최근에 구매했다. 구매 이력도 보여드릴 수 있다”

조선일보

A씨 가족이 C씨에게 받은 이불/네이트판


④ “화장실 문 고장나서 잘 안 닫히고 안 열리고 세면대도 망가짐”

C씨 “세면대 망가진 건 몰랐다. 입실 전에 제가 청소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멀쩡했다. A씨 가족이 나에게 세면대 고장은 말한 적 없다. 화장실 문도 고장난 게 아니다. 그 문이 나무로 만들었는데, 비가 많이 와서 문이 물을 먹어서 열고 닫는데 뻑뻑했다. 이거에 대해서도 설명했더니 소리를 지르면서 ‘문 닫을 때마다 닫아주러 올 거냐’고 하더라”

조선일보

A씨 방 세면대 /네이트판


⑤ “냉장고에 사 온 음식 넣어뒀는데 냉장고 밑에서 물이 나와 확인해 보니 냉장고에 넣은 음식들은 미지근해지고 냉동 음식들은 다 녹음. 불만 말씀드리고 와서 보시라고 하니, 너희들이 음식 넣으면 온도조절기능 건든 거 아니냐고 우리한테 덮어 씌우려고 함”

C씨 “오후 6시, 수건 등으로 한차례 나를 야단친 뒤, 9시쯤 다시 부르더라. 이번엔 냉장고가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봤더니 온도 강약 조절하는 게 제일 약하게 돼 있더라. 냉장고가 반찬 등으로 가득차 있었는데, 혹시 반찬통을 넣다가 실수로 조절한 게 아니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또 소리를 지르면서 말이 되냐고 하더라. 상 위에 소주병이 올려져 있었는데 술에 취했는지 강도가 더 심해졌다. 그분들이 오후 3시 입실인데 1시간 일찍왔다. 고객들이 일찍 와도 청소가 다 됐으면 받아준다. 그럼 오자마자 여름이니까 음식들을 냉장고에 넣었을텐데, 6시에 내가 방문했을 때는 분명 물이 안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냉장고도 언급한 적 없다. 그런데 9시에 갑자기 물 떨어진다고 하니 의아했다”

⑥ “불만이 너무 쌓여서 어머님들께서 여기서 못 자겠으니 환불해달라고 요청하니 ‘너네 나이도 어린 거 같은데 몇 살이야. 너네 당장 나가. 환불 받고 싶으면 다 치우고 가’ 등 반말로 화내고 소리쳐서 깨끗하게 치우고 나옴”

C씨 “갑자기 소리친 게 아니다. 정말 A씨 아내와 양가 어머니들이 나에게 심한 막말을 하셨다. TV에서 본 갑질 행태는 저리가라였다. 그날 제일 많이 들은 단어가 ‘고발’이다. A씨 아내는 고발을 하겠다며 소리치고, 사진 찍어서 글 올리겠다, 장사 망하고 싶냐며 2시간 넘게 뭐라 하더라. 옆에서 양가 어머니들은 거들고. 처음엔 계속 굽신거렸다. 눈물이 날 거 같더라. 심지어 A씨는 따로 나한테 와서 ‘도대체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간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어머니들이 술에 취해 너무한 거 같다’며 사과까지 했다. 그래서 집에 있던 남편에게 말 안 하고 혼자 해결하려 했다. 그런데 정말 듣다 듣다 너무 화가 나서 환불해준다고 했다. 그리고 ‘도대체 연세들도 있고 그러신데 딸한테 그러지 말라고 해야될 분들이 어쩜 그렇냐’고 나도 한마디 했다”

⑦ “다 치우고 나왔으니 환불해달라고 전화했더니 환불 못해주겠다고 함. 여사장님이 너무 화를 많이 내셔서 경찰을 불러 중재 요청 드림. 환불 어떻게 해줄 거냐고 하니 남사장님께서는 둘째날 거 환불해주시겠다고 했으나 여사장님이 환불 못해주고 둘째날 새로 손님 받게 되면 돌려주겠다고 함”

C씨 “열 받아서 그랬다. 환불 안 해주려고 한 게 아니고 정말 화가 났다. 왜 본인들이 그 현장에서 우리한테 소리 지르고 행패 부린 건 쏙 빼냐. 제일 황당한 건 왜 펜션에 고객용 세탁기가 없냐는 거였다. 강화도 펜션에 손님용 세탁기 있는 곳은 없다고 설명했으나, 왜 없냐면서 소리치더라. 말이 정말 안 통했다. 나도 결국 참다 참다 터졌다”

⑧ “강제로 네이버 예약 취소하고 환불은 하나도 안 해주고 다른 손님 받음”

C씨 “강제로가 아니고, 본인들이 나가겠다고 한 거 아니냐. 당일 환불 안 되지만, 해드리겠다고 했다. 그리고 다른 손님 받으면 바로 입금하겠다고 했다”

⑨ “첫째날 저녁 9시30분에 대리 불러 집에 돌아오고, 다음날에 소비자보호원에 연락해서 중재 요청해 며칠 후 둘째날에 대한 68만원도 아닌 60만원만 환불받음. 68만원이 아니라 60만원인 이유는 수수료 때문이라고 해서 더 화가 났다”

C씨 “네이버 수수료를 제외한 전액 입금한 거다. 일부러 돈을 빼고 줬겠냐”

마지막으로 C씨는 “강화도에서 펜션 운영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이런 고객 처음 본다. 세 여자 고객이 나 하나를 세워두고 막말을 할 때 인생 처음으로 모멸감을 느꼈다. 아직도 A씨 아내의 눈빛과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오시는 고객분들 한 명 한 명 만족시키려고 노력해왔는데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 허탈하다. 여러 가지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들 수 있다. 어떻게 다 마음에 들 수 있겠냐. 그래도 서로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냐”고 말한 뒤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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