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의 폭염에 전력수요 급증
20일까지 산업전력 공급 중단
폭스콘-인텔 등 공장 가동 멈춰
美-유럽도 폭염… 에너지값 급등
미 CNN에 따르면 쓰촨성 당국은 14일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성 내 21개 도시 중 19개 지역에서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모든 산업 전력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력 공급 악화로 가정용 전기까지 모자라는 상황이 발생해 산업용 전기 공급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만 폭스콘과 미 반도체 제조사 인텔 등 글로벌 기업 공장들의 생산이 일제히 중단됐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요소인 리튬 생산도 평균 생산량의 약 30% 수준으로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중국 경제지 ‘21세기경제보도’가 16일 전했다.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요 배터리 공급원이자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기업인 중국 CATL의 가동도 멈췄다.
중국에서는 이달 들어 남서부 지방을 중심으로 4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한 가뭄으로 이 지역의 수력 발전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6일부터 이날까지 남서부 지방의 강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16일 창장강(長江·양쯔강) 유역의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향후 5일간 총 5억 t의 물을 방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16일 미 뉴욕 상업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MMBTU(열량 단위)당 9.329달러를 나타냈다.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8월 이후 14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 내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을 사실상 중단해 미국산 가스의 유럽 수출이 증가하면서 미국 내 가스 공급 부족을 일으켜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이 분석했다.
국제 유가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 복원 가능성이 겹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을 기록했다. 16일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6.53달러를 기록했다. 1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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