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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홍석의 시선고정]인하대학교 총장 재선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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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인하학원 이사회, 조명우 현 총장 연임

인하대 교수회, 재선임 결정에 경악하고 분노해

총학생회동문회·시민단체, 조원태 한진 회장과 ‘조핵관’ 규탄

‘백난지중(百難之中)’의 인하대, ‘전도다난(前途多難)’으로 가는 상황

헤럴드경제

인하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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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제16대 총장에 조명우 현 총장이 재선임됐다. 조 총장에 대한 비난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석인하학원 이사회는 지난 16일 조 총장의 재선임을 결정했다. 인하대 교수회를 비롯해 총학생회동문회, 시민단체가 분노하고 있다.

이미 조 총장에 대한 비난의 여론은 재임 기간인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교육부 대학역량평가 탈락, 교내 성폭행 추락사, 교내 건물 화재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확산됐다.

따라서 교수회 등 학내 안팎에서는 인하대의 위기와 불명예 사태를 우려해 그 책임자인 조 총장의 재선임을 반대한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재단 이사회는 조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교수회는 17일 ‘재단 이사회의 현 총장 재선임 결정에 경악하고 분노한다’고 밝혔다.

인하대가 처한 현 상황에 대한 무지가 아니면 전체 인하인을 무시하고 모욕하는 오만한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교수회는 재단 이사회의 재선임 결정에 깊은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인하대 구성원들은 재단을 위한 거수기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현행 총장선출제도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인식과 최소한의 양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난 4년간 인하대에서 벌어진 불명예스러운 사태들에 대한 조 총장의 책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재단 이사회의 양식에 일말의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이사회는 최소한의 기대마저 저버리는 재선임을 결정함에 따라 오류와 잘못을 범해도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한 대학이 현 재단이 바라는 인하대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이사회의 결정은 재단이 인하대 총장을 대학지성의 상징이 아니라 재단의 일개 마름으로 간주함이 명확해 졌다는 것이다.

교수회는 “그동안 조 총장이 보여주었던 무책임한 태도는 재단의 암묵적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며 “총장의 자리가 능력이나 자질과 상관없이 오직 재단에 대한 충성도에 의해 결정되기에 총장은 학생과 대학구성원,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보다 재단의 의중을 살피는데 더 공을 들였을 것”이라고 했다.

교수회는 무엇보다도 대학과 재단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바로잡지 않고서는 대학의 현안 해결은 물론 추락하는 대학을 바로 세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비민주적 총장선출제도의 개선과 거수기들만이 자리잡고 있는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목표로 끝까지 싸우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인하대 총학생회동문회와 인천평화복지연대도 ‘지역사회 무시한 총장 선출, 조원태 한진 회장과 조핵관을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이번 이사회의 결정은 인하대 구성원들은 물론 인하대를 지원했던 지역사회를 우롱한 몰염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지난해 8월 인하대가 교육부의 일반재정 지원에서 탈락했을 당시 ‘사태 수습 후 차기 총장에 업무를 인계하겠다’던 조 총장의 재선임을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인하대의 명예회복과 재정지원 탈락 극복을 위해 정석인하학원의 모체인 한진은 어떠한 지원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며 “한진의 못된 행태는 총장 선출 과정에서 인천에 대한 무시와 몰염치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그룹 총수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에 놓인 상황에서 이번 재선임 결정은 조 회장과 측근인 ‘조핵관’의 의중이 관철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미 조 총장을 사전에 낙점해 놓았고 총장 공모 과정은 학내외 비판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학내에선 성폭행 추락사라는 안타깝고 국민의 공분을 사는 일까지 발생했지만 한진은 책임져야 할 사람에게 책임을 묻기는커녕 조 총장 연임을 강행했다.

이번 이사회의 총장 재선임 결정 과정이 인하대와 한진에 대한 신뢰가 땅바닥에 추락시키는 도화선이 돼버렸다. 조 총장 재선임 반대 운동이 예고되면서 인하대의 앞날이 우려되고 있다.

‘백난지중(百難之中)’의 인하대가 ‘전도다난(前途多難)’으로 가는 상황이 되고 있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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