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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SPO 사직]“이제는 좋은 곳에서 응원해주세요”…롯데 이대호의 작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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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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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고봉준 기자] “좋은 선물을 주신 것 같습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17일 뜻깊은 승리를 거뒀다. 이날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타선의 폭발력을 앞세워 8-6으로 이기고 기존 6위 자리를 지켰다. 또, 최근 2연승으로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도 이어갔다.

이날 승리가 지닌 또 다른 의미도 있었다. 롯데를 누구보다 사랑했던 고(故) 캐리 마허 교수를 향한 뜻깊은 선물. 선수단도 고인을 향한 감사함과 추모를 잊지 않았다.

이날 경기 후 만난 맏형 이대호는 “솔직히 교수님과 (개인적인) 추억은 많지 않다. 그러나 내가 해외에서 뛸 때부터 롯데를 많이 사랑해주셨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면서 “그 마음은 우리 선수들 모두 느끼고 있다. 정말 감사드린다. 오늘 승리도 교수님께서 주신 좋은 선물 같다”고 말했다.

2008년 한국으로 건너와 부산 소재의 영산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자연스럽게 롯데야구를 접한 고인은 언제나 사직구장을 지키는 열혈팬이 됐다. 또, 인자한 미소로 다른 롯데팬들과도 살갑게 지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월 발병한 다발성 골수증으로 투병하다가 최근 코로나19로 확진되면서 합병증을 앓은 마허 교수는 결국 16일 눈을 감았다.

마허 교수의 별세 소식을 접한 롯데는 구단 차원에서 추모의 시간을 준비했다. 먼저 고인의 빈소를 마련하는 한편, 마지막 가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선수단은 이날 두산전을 앞두고 묵념을 통해 고인을 애도했다.

경기 전 만난 래리 서튼 감독은 “최고의 팬이 떠났다. 개인적으로는 롯데 2군 감독 시절부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누구보다 야구 그리고 롯데를 사랑하는 분이었다. 최고의 팬을 잃어 가슴이 아프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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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만날 수 없는 마허 교수의 영정사진이 함께한 이날 경기. 시작은 그리 순탄하지 못했다. 선발투수 찰리 반즈가 1회초부터 난조를 보이면서 4점을 내줬기 때문이다.

에이스가 일찌감치 흔들린 롯데는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1회 공격에서 이대호가 무사 만루에서 가운데 담장을 때리는 싹쓸이 2루타를 터뜨린 뒤 박승욱의 2타점 좌전 적시타와 상대 폭투로 3점을 더해 6-4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6회 다시 2점을 내준 롯데는 1회와 마찬가지로 6회 공격에서 전준우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 8-6으로 앞서가면서 승기를 굳혔고, 불펜진이 남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고인에게 승리를 선물할 수 있었다.

이날 4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수훈선수가 된 이대호는 끝으로 “(교수님께서) 많이 아프셨을 텐데 이제는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안하게 쉬시길 바란다. 또, 저희도 많이 응원해주시면서 즐겁게 보내셨으면 한다”고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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