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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토레스 예약 5만대" 요즘 쌍용차는 휴가 반납하고 특근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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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최근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신차를 조립하고 있다. 토레스와 티볼리 등을 만드는 생산 라인이다. 신차 토레스 인기가 높아지면서 생산팀 직원들이 여름 휴가를 일부 반납했다. [사진 쌍용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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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7년째 쌍용자동차에 다니는 이학주(49)씨는 최근 여름휴가를 일부 반납했다. 완성차 업계의 현장 직원들은 대개 7월 말부터 주말을 붙여 8박9일 동안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이씨를 포함한 평택공장 토레스 조립라인 소속 1000여 명은 총 9일의 휴가 기간 중 3일은 회사로 출근했다.

쌍용차가 여름휴가 기간 중 사흘 내내 특근을 하기는 창사 이래 처음이다. 팽택공장은 요즘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2교대로 가동된다. 이씨는 17일 중앙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지난 주말과 이번 광복절(15일)에도 출근했다”며 “쌍용차가 무쏘‧코란도로 대표되던 ‘작지만 강한 회사’로 거듭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데 휴가 반납이 오히려 반갑다”고 말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정기휴가를 반납하면서 신차 출고를 당기기 위해 특근을 하는 경우는 노사가 한마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여름휴가·광복절 ‘반납’, 2교대 ‘특근’



쌍용차가 지난달 출시한 신차 토레스는 불과 2주일 만에 2752대가 판매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예약 대수가 5만 대가 넘는다. 쌍용차는 지난 한 달간 내수‧수출 포함 1만752대를 팔았는데 2020년 12월 이후 19개월 만에 월 1만 대를 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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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신차 토레스가 지난달 21일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출고센터에서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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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도 개선될 조짐이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는 5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79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7% 증가했으며,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8000대 판매를 넘었다.

무엇보다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 KG 컨소시엄이 지난 11일 300억원 규모 추가 투자안을 상거래 채권단에 제안하면서 쌍용차의 ‘두 번째’ 법정관리 졸업에 긍정적인 흐름으로 읽히고 있다. 쌍용차는 2004년 상하이자동차, 2010년 인도 마힌드라에 매각됐다가 다시 경영난에 빠져 11년 만인 2020년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09년 법정관리 당시에는 노동조합이 공장을 점거했고, 77일 뒤에야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해산된 바 있다.



26일 관계인 집회서 동의 얻어야 청신호



KG 컨소시엄의 추가 투자로 현금 변제율은 6.79%에서 13.92%로, 실질 변제율은 36.39%에서 41.2%로 각각 높아졌다. 오는 26일 열릴 회생계획안 심리와 결의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 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회생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할 수 있다.

이날 쌍용차 노동조합과 협력사 340여 개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연이자 196억원 탕감과 원금 1900억원 출자 전환을 촉구했다. 선목래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KG 컨소시엄의 인수대금 3655억원 대부분을 지연이자와 원금 변제에 사용하다 보니 채권단의 실질 변제율이 41.2%에 불과하다”며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자동차·부품 산업을 지원하고, 중소 영세 협력사에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경배 채권단 대표도 이 자리에서 “산업은행이 지연이자와 원금을 모두 회수해 상거래 채권단에 돌아와야 할 채권율이 낮아져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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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산업은행에 지연이자 탕감과 원금 1900억 출자전환,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 지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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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위원장은 지난 11일엔 채권단에 들어간 340여 개 협력업체 대표에게 관계인 집회 통과를 호소하는 자필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편지에는 “세간의 ‘망해가는 회사, 어차피 안 될 회사’라는 오명을 씻고 다시 명실상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최강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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