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이슈 불붙는 OTT 시장

'공룡OTT 독과점'에 놀란 정부…뒤늦게 실태조사 나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격변의 OTT ② ◆

"콘텐츠 제작·유통·배급과 영화 산업 전반에서 '쩐의 전쟁'을 벌이는 해외 공룡 OTT와 비교해 한국 방송·미디어업계는 한마디로 '골목상권' 상인에 불과하다."

방송업계 관계자가 진단한 현 상황이다. 급기야 SK브로드밴드와 KT, LG유플러스를 비롯한 IPTV 업체들은 최근 넷플릭스와의 '쩐의 전쟁'에 대응해 3000억원 규모 콘텐츠 제작 공동기금까지 조성하며 비상 대응에 나섰다.

상황이 이런 지경임에도 정부는 국내 콘텐츠 판권 계약을 휩쓸고 있는 넷플릭스에 대한 시장 지배력 여부 등 제대로 된 실태조사에조차 나서지 않고 있다. IPTV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자본력으로 해외 OTT의 국내 콘텐츠 판권 독점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어느 부처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해외 플랫폼들이 '규제 무풍지대'에서 무섭게 경쟁력을 키우는 사이 국내 방송·콘텐츠업계와 규제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사실상 동일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존 유료방송에만 가입자 수부터 이용요금, 콘텐츠 편성까지 촘촘한 관련 규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뒤늦게 방통위가 올해부터 OTT 사업자의 매출 분석 등 국내 방송 시장에서 OTT가 일으키고 있는 경쟁 환경 변화를 처음 조사할 계획이다.

실제로 방통위는 지난 4월 제2차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위원회 회의를 개최하며 방송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OTT 관련 분석을 강화하기로 했다.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는 방통위가 공정한 시장 조성을 위한 경쟁 정책 수립의 근거로 활용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조사다. 최근 OTT의 영향력 확대를 고려해 올해부터는 OTT 사업자의 매출, OTT 서비스별 사용자와 사용시간 변화, 업계 심층 인터뷰 자료 등을 토대로 OTT가 방송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분석하기로 한 것이다.

국내 방송·콘텐츠업계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변화의 움직임을 환영하면서도 이 같은 정책적 변화가 일괄적 규제 '상향'이 아닌 규제 '완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반응이다. 한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공정 경쟁을 위해 OTT를 똑같이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OTT 수준으로 규제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업계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우수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