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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신종 코인 환치기 기승…상반기 외환사범 적발액 2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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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외환사범 적발규모 71%↑

대부분이 신종 코인 환치기

관세청, 은행권 거액 이상 송금 수사도 착수


한겨레

동해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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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미국으로 돈을 보낼 때 한국 내 은행 계좌에 원화 10억원을 넣고, 미국 은행 계좌에서 10억원에 상당하는 달러를 인출하는 수법이 전형적인 ‘대차 거래’, 이른바 불법 환치기다. 외국환 은행을 통하지 않고 무등록 환치기 업자끼리 송금 수수료 없이 자금을 주고받을 때 주로 사용한다. 최근엔 가상자산(코인)을 이용한 신종 환치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은행을 아예 거치지 않고 코인을 외국에 보내 현지 거래소에서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관세청은 “올해 상반기(1∼6월) 외환 사범 적발 규모가 2조35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견줘 71%(8483억원) 늘었다”고 17일 밝혔다. 연간 외환사범 적발액은 앞서 지난 2020년 7천억원, 2021년 1조3천억원이었으나 올해는 6개월 만에 2조원을 넘어섰다.

관세청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적발 건수 중 대부분이 가상자산을 이용한 환치기”라고 했다. 코인 환치기 적발액은 지난해 1∼8월 8122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40배가량 늘어났다. 세관의 단속 강화에도 불법 환치기가 여전히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코인 환치기 등 외환 사범 적발 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의 8조5천억원 규모 이상 외환 송금 사태 점검 뒤, 자료를 넘겨받은 관세청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자체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을 거친 이 수상한 해외 송금도 가상자산 거래와 연계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거액 송금이 국내 가상자산 시세가 외국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 거래와 연관됐을 것이라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관세청 쪽은 “현재 수사 중인 사항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올해 상반기 외환 사범을 비롯한 관세 사범, 대외 무역 사범, 지식 재산권 침해 사범 등 전체 무역·경제 범죄 적발 규모는 3조20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견줘 60%(약 1조1천억원)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론 2019년(약 3조6천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다. 적발액 증가 규모는 불법 코인 환치기 등 외환 사범이 가장 컸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관세 사범, 지식 재산권 침해 사범 등이 각각 130%, 144%로 높았다.

특히 건당 적발액이 지난해 상반기 1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6억원으로 불법 사건이 대형화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관세청은 외국 현지 법인에 수출하는 소프트웨어 가격을 10만 배나 부풀려 정부 지원금 약 30억원, 투자금 100억원을 가로챈 기업을 적발하는 등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가상자산을 이용한 불법 환치기도 각 세관에서 모니터링과 단속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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