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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폭락한 주식나라의 '연봉킹'..."CEO 300억 받고, 개미는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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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내일의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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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최고경영자)는 6개월만에 300억원 받았는데...주가는 올 들어 '반토막'"

반기보고서 제출로 상장사 CEO 연봉이 공개된 가운데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에 허탈한 개인 투자자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주가는 폭락했는데 수백·수십억원대 급여를 수령하는 CEO를 보며 K-주식 주주들의 한숨이 깊어졌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수용·여민수 전 카카오 공동대표가 올해 상반기 각각 300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아 상반기 상장사 연봉 1위를 차지했다. 대규모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이 반영된 덕분이다.

전일 제출된 카카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조수용 전 공동대표는 올 상반기 스톡옵션 행사이익 337억5000만원, 퇴직소득 7억700만원 등 총 361억4700만원을 받았다. 여민수 전 공동대표도 급여 2억5600만원, 상여 9억원, 스톡옵션 행사이익 318억2400만원 등 총 332억1700만원을 수령했다.

2018년 1월 선임된 두 대표는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됐다. 이들은 재직 기간동안 카카오 매출을 두 배로 불렸다. 취임 당시 2018년 1월 말 카카오 주가는 2만8100원(수정주가)에 불과했다. 2020년 초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카카오 주식은 2020년~2021년 시장의 주도주로 부상해 2021년 6월24일 17만3000원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카카오의 주가 급등으로 두 대표는 스톡옵션 대박을 누리게 됐다. 자본주의의 꽃, 주식시장에서 주주들에게 주가로 성과를 보여주면서 주식으로 성과급을 보상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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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용, 여민수 전 카카오 공동대표/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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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작년 6월 이후 카카오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마이너스 수익률과 상대적 박탈감에 고통받고 있다. 카카오는 작년 고점 대비 이날 기준 53.7% 하락한 상태다.

300억원대 잭팟을 누린 전 대표들과 달리,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한 남궁훈 현 각자대표는 보수가 5억원 미만이라 공개되지 않았다. 남 대표는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을 회복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며 주주들에게 주가 회복을 약속한 상태다.

성과를 낸 최고경영자에 대한 후한 보상은 기업 실적 개선의 동력이 된다. 다만 폭락장이나 약세장에서는 임원들이 거액의 보상을 챙기는 것이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어 사회적 이슈가 되곤 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CEO 보수체계를 주가와 연동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본급과 단기 현금보너스 비중을 낮추고 주식 기반의 장기성과급(3년 이상)과 스톡옵션, 양도제한조건부 주식 등으로 CEO 보상체계를 구성한다.

상반기 국내 게임사 연봉킹에 오른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장현국 대표는 상반기 급여 5억원, 상여 81억 2200만원을 수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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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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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의 상여금은 '오딘 : 발할라 라이징'을 개발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 투자 성공에 따른 것이다. 위메이드는 지난 2018년 라이온하트스튜디오에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고 지난 6월 일부 지분을 매각해 1187억원을 회수했다. 위메이드는 임원 상여금 규정에 따라 성과이익의 10% 범위에서 상여금을 지급했다고 공시했다.

라이온하트 투자 성공에 따른 상여금이지만 위메이드 실적이 부진하고 주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공개된 장 대표의 거액 상여에 대해 주주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상반기 위메이드는 2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앞서 장 대표는 2분기 실적 발표를 진행하며 "인건비가 (전년비) 100억원, 마케팅비가 100억원 증가해 영업손실이 났다"고 밝혔다. 위메이드의 2분기 적자 규모는 -333억원에 달했고 흑자를 예상했던 주주들의 기대치에 크게 미달했다.

지난해 11월22일 24만5700원으로 고점을 찍은 위메이드 주가는 폭포수처럼 추락한 상태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위메이드는 작년 고점 대비 71.9% 하락한 6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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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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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연봉킹을 차지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화제다.

금감원에 따르면 정일문 사장은 올해 상반기 50억8917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상여금이 46억6477만원으로 급여(4억2440만원)의 10배를 초과했다. 정 사장의 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12억5836만원) 대비 304% 가량 늘었다. 이는 지난해 성과급 지급분이 포함된 영향이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도 31억5938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두 사람이 상반기에 수령한 총 연봉은 82억4855억원이다.

다만 주식시장 급락과 금리상승 여파에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2분기 어닝쇼크(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미달하는 현상)를 기록했다. 한국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 한국투자증권 2분기 영업이익은 1382억원으로 전년비 57.5% 줄고, 순이익은 995억원으로 전년비 67.6% 급감했다. 증시 거래대금이 폭발하던 지난해 4월28일 12만1000원을 기록했던 한국금융지주 주가도 전년 고점대비 이날까지 48.7% 하락했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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