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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오늘이 제일 싸"…'시金치' 하루 44%↑ 농작물 폭등 추석까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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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그치자 채소·과일값 폭등…병해충 덮쳐 가격 안 잡힐 듯

일부 농업인들 "직거래 고객들 신뢰 위해 가격 예년처럼"

뉴스1

25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8% 상승했다. 이 중 채소류 가격을 보면 배추(7.7%), 상추(6.3%), 시금치(28.5%), 양배추(29.1%), 깻잎(21.7%), 무(15.6%), 열무(58.6%), 오이(14.3%), 토마토(4.8%) 등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때 이른 더위와 가뭄 등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상승한 데다가 올여름 지난해보다 기온이 더 높을 것으로 예고되면서 농산물 가격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2.5.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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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뉴스1) 이상휼 강승남 박재원 기자 = 최근 쏟아진 집중호우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껑충 뛰어올라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비 피해와 생육환경 저하는 즉시 가격 인상으로 연결된다. 또 비 온 뒤 이어지는 병해 등 작황 부진을 따지면 고려하면 직·간접적인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농업인들은 시금치, 열무, 얼갈이배추, 건고추 등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금치는 '시금(金)치'라고 불린다. 지난달에 비해 가격이 2배 올랐기 때문이다. 시금치의 경우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올라온 시세를 보면 도매가격 4㎏에 7만2980으로, 전날 5만730원대비 대비 43.7%나 폭등했다. 한 달 전에는 5만460원, 지난해 동기간에는 5만7605원이었다.

상추는 도매가 4㎏에 5만3880으로 전날 3만8840원 대비 38.7% 뛰었다. 한 달 전 가격은 6만5690원, 지난해 동기간에는 4만1665원이었다.

팽이버섯 5㎏는 이날 1만4100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전날 1만2200원보다 15.6% 올랐다. 한 달 전에는 1만1780원, 지난해 동기간에는 1만1068원이었다.

충북에서는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내린 호우로 잎채소류와 건고추 가격이 오를 조짐이다. 충북은 집중호우로 도내 297개 농가, 80㏊에서 침수·유실·매몰 수해가 발생했고 이중 밭작물·채소류 피해(39.7㏊)가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소매업계에서는 비 피해가 예상되는 이 같은 품목을 중심으로 조만간 가격 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농협유통 청주센터 관계자는 "이미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비 피해까지 더해져 잎채소류와 건고추 중심으로 인상폭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집중호우에 따른 밭작물 가격 인상에 대비해 지역별로 작황관리와 기술지도를 추진하기로 했다. 병해상황 파악과 영양제 할인지원은 물론 심은 지 얼마 안 된 배추모종에 발생한 피해는 예비묘를 무상 공급하고, 침수된 감자는 조기 수확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제주에서는 상차림에 빼놓지 않고 올리는 '옥돔'은 지난해 8월 4마리에 5만원이었지만, 올해 8월엔 10만원으로 갑절 올랐다. 육고기도 상황은 비슷하다. 닭고기는 9.5%, 돼지고지는 4.9%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폭염과 장마 등으로 채소류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폭이 컸다. 무와 배추, 감자는 각각 42.8%, 33.7%, 33.6%로 가격이 많이 상승했다. 이와 함께 양파는 25.2%, 배는 23.7%, 사과 16.7%, 마늘 11.7%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추석 물가대책을 수립하고, 농협 제주지역본부와 협조체계를 구축해 농산물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배추와 무, 감자 등의 공급을 평상시보다 128~163% 늘릴 계획이다.

오는 22일부터 내달 9일까지 추석 가격할인 특별판매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통시장을 비롯해 동네슈퍼 등에서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제주특산물 온라인 프로모션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오는 22일부터 내달 8일까지 '농산물 수급 및 가격 합동 지도반'을 운영하고, 원산지 표시 집중점검에 나선다.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50대 주민 A씨는 "채소와 과일 가격이 올라서 마트 가기가 겁난다"면서 "예전부터 단골로 직거래하던 농장주한테 직접 과일과 채소류를 구입하고 있다. 신뢰 관계가 있어서 가격을 함부로 올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시 안강읍에서 멜론 농사를 짓는 남위은씨(68)는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오랜 고객들로부터 올해는 유난히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면서 "폭우 때문에 멜론 도매가격이 폭등했지만, 10년 넘게 이용해주는 고객들에게 부담 줄 수 없어서 작년과 비슷한 가격으로 직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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