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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TF현장] 尹, 민감한 질문 피해 간 첫 기자회견…'이준석 질문'엔 말 아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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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맞아 54분간 기자회견…20분간 국정 성과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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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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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은 17일 첫 기자회견이 열렸다. 120여 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20분간의 모두 발언 후 약 34분간 총 12개의 질문을 받고 답했다. 취임 초 이례적으로 낮은 대통령 지지율, 최근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행보 등 민감한 질문도 나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해당 질문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고 넘어갔다.

코로나19 재확산세 속 기자회견에 참여한 기자들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한 공간에서 사전에 자가진단키트로 코로나 검사를 받은 후 기자회견장(청사 1층 브리핑룸)으로 입장했다. 예고된 기자회견 시간인 이날 오전 10시가 되기 15분 전 입장을 완료한 취재진은 저마다 준비한 질문을 다시 살피면서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숨 가쁘게 달려온 100일의 성과 강조

10시 정각 청사, 브리핑룸 단상으로 입장한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지난 휴가 기간, 정치를 시작한 후 1년 여의 시간을 돌아봤고, 취임 100일을 맞은 지금도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고 하는 것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늘 국민의 뜻을 최선을 다해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가 출범하고 정말 숨 가쁘게 달려왔다"면서 그간의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 △미래 전략산업 육성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잘못된 경제 정책 폐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경제 정책 기조 설정 △규제 개혁 성과 △보편적 가치·규범을 기반으로 한 국정운영 등 지난 100일의 성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언론과의 소통이 궁극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심을 가장 정확하게 읽는 언론 가까이에서 제언도, 쓴소리도 잘 경청하겠다. 100일을 맞아 열린 이번 기자간담회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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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앞두고 취재진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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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질의응답에 앞서 사회를 맡은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기자회견은 사전에 어떤 주제를 정하거나 질문자를 먼저 정하거나 그러지 않았다"며 "자유롭게 주제를 택해서 질문을 하면 되고, 질문을 하실 분들은 손을 들어주고, 지목이 되면 일어서서 소속 언론사와 성함을 먼저 밝혀 달라"고 당부했다.

질문자는 강 대변인이 지정했다. 첫 질문은 '국정운영 지지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대통령께 표를 준 사람들의 절반 가까이가 석 달 만에 떠나간 이유를 대통령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원인 세 가지만 꼽아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세 가지로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지지율 그 자체보다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서 국민의 관점에서 세밀하게, 꼼꼼하게 한 번 따져보겠다"고 답했다.

또한 "취임 후에 한 100여 일을 당면한 현안에 매진하면서 되돌아볼 시간이 없었지만, 이번 휴가(8월 1~5일)를 계기로 해서 지금부터 다시 다 되짚어 보면서 어떤 조직과 정책과 과제들이 작동되고 구현되는 과정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면밀하게 짚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인사 문제'에 대한 세부적인 질문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보기에 왜 인사가 가장 문제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는지, 그간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어떤 개선 방안을 생각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지금부터 다시 다 되돌아보면서 철저하게 다시 챙기고 검증하겠다"며 "인사 쇄신을 정치적인 국면 전환이라든가, 지지율 반등이라는 그런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윤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 총질 당 대표(이준석)' 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이후 당이 속전속결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자동으로 대표직에서 해임된 이준석 전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기자가 '이 전 대표가 최근에 윤 대통령도 직접 겨냥해서 여러 가지 지적들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여당 내에서 집안싸움이 계속 이어진다면 국정운영에도 상당히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어떻게 보는가'라고 물었고,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을 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고, 저는 작년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며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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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이 질문권을 얻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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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질문에 "다른 정치인 정치적 발언에 입장 표시 안 해"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에 제안한 '담대한 구상을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체제 안전 보장을 요구할 경우 대응 방안'에 대한 질문엔 "북한 체제 안전 보장이라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나 우리 정부는 북한 지역의 어떤 무리한 또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전혀 원하지 않는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 간의 지속가능한 평화의 정착이고,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여러 가지 경제적·외교적 지원을 한 결과 북한이 그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변화한다면 그 변화를 환영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복안'에 대한 질문엔 "투표권을 가진 회원국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일 대 일로 설득을 해서 지지를 끌어내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며 "지금 차곡차곡 지지 국가를 하나씩 하나씩 이끌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은 '노동 개혁을 임기 중에 어떤 방향성과 시간표를 가지고 추진하실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사회적 갈등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묻는 말에는 "교육 개혁, 노동 개혁, 연금 개혁이라고 하는 이 3대 개혁은 중장기 국가 개혁이고 플랜"이라며 "정부가 어떤 방향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먼저 국민들의 여론을 경우에 따라서는 모집단 별로 세세하게 파악을 해서 실증 자료도 많이 생산해 내고, 거기에 터 잡아서 정부와 국회, 그리고 많은 시민 사회가 초당적으로, 초정파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사 분쟁 대응에 '법과 원칙'만 강조하면서, 자칫 강 대 강 대결로 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산업 현장에서의 노동 운동이 법의 범위를 넘어서서 불법적으로 강경 투쟁화되는 것은 어떤 하나의 복안으로서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일관된 원칙을 예측 가능하게 꾸준히 지켜 가면서 문화가 정착돼 가면서 해결될 수 있는 그런 일이라고 생각한다. 법에 위반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즉각적인 공권력 투입으로 그 상황을 진압하는 것보다도 일단 먼저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좀 주고, 그래도 이게 안 된다고 할 때는 법에 따라서 처리할 수밖에 없는 그런 문화가 정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노사 분쟁에 '법과 원칙'을 적용하는 것과 관련해서 질의응답 말미에 추가로 "법과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한다는 정부의 입장이 중요하다"며 "아울러 분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거기에 대한 대안 마련 역시도 정부가 함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난번에 (대우조선해양) 하청 지회 파업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이분들의 임금이나 노동에 대한 보상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서 그리고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 저희가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거기에 대한 대안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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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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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답변·태도 논란이 불거졌던 도어스테핑(대통령 출근길 문답)과 관련해선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예를 들어서 '대통령 중심제 국가다' 하면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드러나고 또 국민들로부터 날선 비판,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제가 용산으로 왔고, 그리고 과거와는 달리 춘추관(옛 청와대 기자실)으로 별도의 건물에 있었지만, 저와 우리 참모들이 함께 근무하는 이곳 (청사) 1층에 여러분들의 기자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조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휴가 중에 저를 좀 걱정하시는 분들이 도어스테핑 때문에 지지가 떨어진다고 당장 그만두라는 분들이 많이 계셨지만, 그건 제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이고, 그리고 새로운 소통하는 국민들께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라 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비판을 받는 새로운 대통령 문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미흡한 게 있어도 계속되는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이해하시고 또 미흡한 점들이 개선돼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들께서 많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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