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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정우 "전형적인 이야기도 설득하는 건 오로지 연기…정성 쏟았다" [N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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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모범가족' 주연 정우 인터뷰

뉴스1

정우/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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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정우가 '모범가족'으로 안방에 돌아왔다. 지난 12일 넷플릭스를 통해 처음 공개된 오리지널 시리즈 '모범가족'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정우는 '모범가족'에서 피 묻은 돈에 손을 대며 불행의 서막을 여는 박동하 역을 맡았다. 동하는 대학교 시간 강사로, 평생 벌금 딱지 한 번 끊은 적 없는 모범시민이지만, 무능력하다는 이유로 아내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가장이기도 하다.

정우는 극 초반부터 위기에 놓인 가장의 상황부터 범죄 조직과 얽히게 되는 과정까지 절박하면서도 현실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을 극에 빠져들게 했다. 캐릭터를 위해 체중 감량까지 도전하는 등, 작품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은 열연을 펼친 정우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모범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뉴스1

정우/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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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②에 이어>

-아빠가 된 뒤에 동하의 상황을 연기해보니 어땠나.

▶아빠가 된 뒤로 이런 상황의 연기는 가슴 아프다. 불치병, 심장병이 있는 아들의 수술비를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수술비로 뭔가 가족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 일이 틀어진 상황이다.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어서 시간강사에서 정교수가 되기 위해 뇌물을 쓴 것인데, 모범적이지 않은 행동을 한 게 시발점이 됐다. (뇌물을 쓰는) 그 방법을 선택해서 결국에는 그게 실패로 돌아간다. 아들의 수술비까지 날려버리게 되는 극한 상황이 온다. 아픈 아들의 수술비를 날렸다는 게 참 절망적인 상황이다. 전형적일 수 있는 줄거리이지만, 그걸 납득시킬 수 있는 건 오로지 배우의 감정과 연기인 것 같더라. 그 부분에 대해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고 정성을 쏟았다. 디테일한 배우의 어떤 감정을 보는 시청자들은 '이 이야기는 진짜다' '이 캐릭터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었다, 느낄 수 있었다'고 해야 드라마의 시작점이 관객분들과 통할 것 같아서 집중하고 신경썼다.

-극 중 동하의 시선으로 아내의 모습은 어떻게 보였나.

▶동하의 시선에서 아내의 모습은 안쓰럽고 불쌍하다. 무능력한 남편 때문에 이런 상황으로 갔는데, 사실 저는 동하가 무능력하다 생각하진 않았다. 직업이 없는 것도 아니고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수준이다. 다만 물리적인 상황이 안 되다 보니 무능력해보이지만 나름 잘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며 애를 쓰고 있었다. 모든 드라마,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항상 슈퍼 히어로가 되진 않는다. 그게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접근이 될 수 있겠다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서 뭔가 일을 저지르면서까지 가족을 지키려고 했다. 그 상황에서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되고 참담해진다. 동하의 입장에선 아내가 불쌍하기도 하면서, 가족을 깨지 않고 지키려고, 나만 참으면 된다는 마음으로 덮어버린다. 동하가 어렸을 때 깨진 가정에서 커왔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었기 때문에 아내의 비밀을 덮는 건 이 캐릭터의 결핍이라고도 봤다. 동하도 불쌍했다.

-박희순 배우가 정우 배우의 열정을 칭찬하며 "이 배우는 찐"이라고 했다. 박희순 배우와 호흡은 어땠나.

▶선배님께서 과찬을 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너무 부끄럽기도 하다. 지금 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을 촬영하고 있는데 우연찮게 희순 선배님 얘기가 나왔다. 동료배우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최고의 배우"라고 한다. 선배님은 최고의 배우 그 이전에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시다. 선배님은 현장에서 묵묵히 지켜봐주시고 현장을 잘 리드해주셨다. 진정한 현장의 리더는 박희순 선배님이시지 않았나 생각한다. 후배로서 아주 존경하고 본받고 싶은 선배인 것 같다. 저 뿐만 아니라 같이 작품하셨던 분들은 똑같이 느끼실 거다.

-박희순 배우가 정우 배우를 '연습벌레'라고 했다. 이 작품에서 유독 그런 측면이 있었던 것인가.

▶그 전 작품에선 더했다. (웃음) 이번 작품에선 사실감, 리얼감, 날 것 같은 느낌을 원했던 것 같다. 그래서 연습을 하게 되면 그 에너지가 달아날 수 있어서 연습을 덜했다. 안정감 있게 연습을 해서 좋아지는 신이 있지만 이번에는 감정신 같은 경우에는 러프하게 했다. 날것 같은 감정을 첫 테이크에 담는 게 이 작품의 결과 잘 맞았던 것 같다. 상황에 따라서 연습 없이 한방에 가기도 했다. 작품에 따라 연습의 정도가 다른 것 같다.

-정우 배우는 실제로 어떤 가장인가. 스스로 모범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범적이라는 이 단어가 참 쉽게 말할 수는 있지만, 평범하게 산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걸 살아가면서 느낀다. 삶의 기준치라는 게 있다. 이 기준 이상을 살게 되면 잘 살고 있고 모범적이지만 그 이하면 아쉽고 잘못 살고 있지 않나 하는데 기준점에 맞춰 살아가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 같다. 노력은 하는데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건강이다. 가족들의 건강이다. 가족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동하를 연기하면서 '가족은 무엇일까' 고민한 적이 있나.

▶가족이라고 한다면 힘이 돼줘야 하지 않을까. 영원한 내 편, 힘이 돼주고 위로가 돼주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나의 유일한 내 편, 그게 가족이 아닐까.

-시즌2가 나온다면 출연할 가능성은.

▶땅을 또 파라고요? 그 땅을 제가 또 손톱으로 파야 하나. (웃음)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긴 하다. (웃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어릴 때는 마냥 연기를 잘하고 싶었다.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게 꿈이고 지금도 소원하고 있다. 매작품 순간순간마다 부족할지 몰라도 정성스럽게 준비를 하려고 한다. 더 나아가서 제가 하는 작품이 보시는 분들로 하여금 즐거움, 희망이 됐으면 한다. 또 긍정적인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많이 해서 시청자분들, 관객분들에게 힘이 되는 배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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