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고교야구' 대통령배 결승, 이번만큼 '쫄깃할' 경기도 없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창단 첫 대통령배 우승 노리는 전주고, 28년 만의 우승 노리는 대전고 맞대결

오마이뉴스

▲ '빗속에서 치러진 경기', 대통령배의 결승전 매치업이 결정되었다. ⓒ 박장식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늘이 뚫린 것 같은 폭우, 그리고 찜통 속에 있는 듯한 폭염을 뚫고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 나설 두 학교의 매치업이 완성되었다. 창단 첫 대통령배 우승을 노리는 전주고등학교, 그리고 28년 만의 우승을 위해 달려온 대전고등학교가 맞대결을 펼친다.

전주고등학교는 이번 대회에서 기적의 레이스를 달려 왔다. 개막일이었던 지난 1일부터 1회전을 치르기 시작했다. 모든 게임이 '1점 차이' 승리였고, 그 승리의 제물에는 지역 맹주 장충고등학교와 대구고등학교가 끼어 있었다. 누구도 결승행을 예상하지 못했던 팀이지만, 누구보다도 각오가 깊다.

대전고등학교 역시 강한 학교들을 하나씩 도장깨기 하듯 올랐다. 16강에서 만난 지난 청룡기 우승 팀 유신고등학교를 완파한 데 이어, 라온고등학교와 안산공업고까지 누르고 결승 무대에 올랐다. 특히 안산공고와의 경기에서는 주요 투수들을 아낀 데다, 타선 역시 폭발하며 완승해 결승전 기대를 높였다.

'왕년'의 아쉬움, 후배들이 풀러 왔다

처음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올라간다 하더라도 사실 8강에서 끝이 날 줄 알았다. 하지만 4강, 나아가 결승 무대까지 쭉쭉 치고 올라갔다. 마치 담쟁이처럼 올라온 선수들은 매 경기 터져나온 명승부를 자양분 삼아 자신들의 목표였던 우승이라는 꼭대기를 노린다.

전주고등학교는 김원형(현 SSG 감독)과 박경완(전 SK 감독대행)이라는 이름에 남을 배터리를 배출하기도 하는 등 긴 역사에 걸맞는 좋은 선수들이 배출되었지만, 유독 전국대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 1985년 황금사자기에서 '쌍방울의 에이스' 박성기의 호투에 힘입어 우승한 것이 유일무이한 우승이었다.

특히 전북 지역의 '야구 붐'이 예전만 못한 지금은 4강 무대는커녕, 8강 무대에서도 전주고등학교의 이름이 보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번 대통령배에서 모든 게임이 한 점 차이 승리라는, 기막힌 명승부를 제조한 끝에 결승 진출이라는 무대에 섰다.

당장 32강전 배재고와의 경기에서는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8-7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고, 16강전 공주고와의 경기에서는 다섯 점 차 리드를 상대에 뺏겼지만 다시 재역전하며 승리를 따냈다.

더욱 기막힌 승부는 대구고와의 경기였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 끝에 대구고가 8회 5-3의 스코어를 만들며 승기를 잡나 싶었지만, 전주고는 담쟁이라는 말 답게 8회, 9회까지 차근차근 따라간 끝에 9회 말 1사 상황에서 홍승원이 끝내기 안타를 쳐내며 다시 한 점 차 승리를 따냈다.

영화도 이렇게 만들면 욕을 먹을 명승부를 전주고는 해냈다. 이제는 또 다시 대전고와의 싸움에서 '한 점 차 승리'라는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가려 한다. 다른 팀 감독이 이번 대회 전주고에 대해 이야기했던, "눌러도 눌러도 살아나는 팀"이라는 말이 이번 결승전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28년 만의 네 번째 우승 노리러, 비 뚫고 왔다
오마이뉴스

▲ 지난 15일 안산공고와의 4강전에서 승리를 거둔 대전고등학교 선수들. ⓒ 박장식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전고등학교 역시 이번 대통령배 대회가 쉽지 않았다. 강한 학교들을 맞부닥쳐야 하는데, 계속해서 내리는 비는 기껏 몸을 풀어놓은 선수들의 힘을 쭉 빠지게 만들었다. 특히 지난 8일 열릴 예정이었던 16강 경기는 폭우, 그리고 그로 인한 그라운드 정비 이슈가 겹치며 무려 나흘이나 연기되기도 했다.

그런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한 대전고등학교였다. 특히 16강 경기는 그나마 컨디션 조절이 용이한 데다, 앞선 청룡기 대회에서 우승하며 기세가 오른 수도권 구단인 유신고등학교였다. 하지만 막상 나흘 만에 열린 경기에서 대전고는 유신고를 9-3이라는 큰 스코어 차이로 누르며 힘을 증명했다.

심지어 비는 준결승 때도 대전고 선수들을 괴롭혔다. 안산공고와의 준결승전에서는 서울을 갑작스레 덮친 장마전선 탓에 방수포를 걷었다 풀었다 하며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려야만 했다. 하지만 비 덕분인지 오히려 타선이 터졌다. 무려 18-4로 상대를 두들긴 대전고는 손쉽게 결승에 올라섰다.

대전고등학교의 강점은 투수다. 특히 준결승에서 고교 첫 등판을 보인 옆구리 투수 김민준이 보인 호투 덕분에 투수력을 아꼈다. 김의수 감독은 "좋은 투수들이 소진되었지만, 준결승에서 다른 선수들이 잘 던져준 덕분에 결승까지 오를 수 있었다"며 김민준 선수를 칭찬하기도 했다.

대전고등학교는 3회의 전국대회 우승 기록을 가졌지만, 그 기록이 너무나도 까마득하다. 마지막 우승인 대통령배는 28년 전인 1994년 우승 기록이 있고, 다른 대회로 눈을 돌려보더라도 1987년의 청룡기, 1990년의 봉황대기 우승 기록이 전부다.

대전고의 강점은 한 번 터지면 무서운 '다이너마이트 타선', 그리고 상대의 타선을 잠재우는 마운드의 힘이다. 그런 두 힘이 시너지를 합쳐, 이번에는 28년 동안 이어온 도전에 성공하고 네 번째 우승기를 들어올릴 수 있을까.

누가 우승하더라도 이변, 기대되는 명승부

이번 대통령배에 참가하는 42개 학교는 이번 후반기 고교야구 주말리그의 경기 결과에 따라 참가가 확정된 팀들이다. 각 리그에서 상위 팀들만을 뽑아 대진표를 만들었기에 더욱 강팀들의 무대라는 이야기가, '쉬어갈 경기가 없다'는 말이 나오곤 했다.

그렇기에 오히려 전주고와 대전고의 매치업은 누가 우승하더라도 이변일 수밖에 없다. 자신들의 지역 뿐만 아니라 영남권, 수도권 등의 쟁쟁한 강호 학교들의 사이에서 살아남은 두 학교는 '언더독'이라는 꼬리표를 '기적'이라는 단어로 바꾸어놓는 데 성공했다.

대전고등학교와 전주고등학교의 매치업은 그래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어떤 팀이 우승하더라도 이변, 명승부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두 학교의 결승전은 17일 오후 1시부터 목동야구장에서 열린다.

박장식 기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마이뉴스에서는 누구나 기자 [시민기자 가입하기]
▶세상을 바꾸는 힘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