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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써봤다] 저 아이폰 쓰는데…이거 사고 싶어요 '갤럭시 Z 폴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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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테크M

갤럭시 Z 폴드4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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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후 작년까지 12년 동안 '아이폰' 외길이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눈길 한 번 돌린 적이 없었던 앱*이였지만, 지난해 나온 '갤럭시Z' 폴더블폰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디자인에 혹해 '갤럭시 Z 플립3'를 구매했고, '폰꾸'(폰꾸미기)에 열중했다. 첫 갤럭시, 첫 폴더블폰은 기대 이상으로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너무 작은 배터리가 발목을 잡았다.

한 번 갤럭시에 맛을 본 김에 올 초 '갤럭시 S22 울트라'로 갈아탔다. S펜의 필기감에선 아이폰에선 느낄 수 없는 짜릿함이 느껴졌다. 시원한 대화면에 슬림하게 잘 빠진 디자인은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기술력의 결정체처럼 보였다. 삼성페이를 써보니 정말 편했다. 이제 정말 갤럭시로 옮겨가도 좋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GOS' 사태가 터졌다. 결국 돌고 돌아 아이폰으로 돌아왔다.

갤럭시 Z 폴드4, 아이폰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아이폰이 썩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지금 쓰는 '아이폰13 프로 맥스'는 너무 무거워 옷차림이 가벼운 여름엔 외출할 때마다 고민이 됐다. 주머니에 넣자니 너무 크고, 따로 가방을 챙기자니 거추장스러웠다. 그렇다고 작은 아이폰을 쓰자니 배터리가 걱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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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Z 폴드4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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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아이폰의 유일한 대안은 '갤럭시'다. 최근 선보인 4세대 폴더블폰에 대한 개인적인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플립이 예쁜 건 이미 작년에 써봐서 알고 있었고, 폴드에는 S펜이 수납되지 않았다. 전 세대의 개선판 정도로 보였는 데, 가격도 만만치 않아 구매욕이 생기지 않았다.

그래도 '갤럭시 Z 폴드4'에는 일말의 호기심이 생겼다. 작년에 리뷰용으로 일주일 정도 써봤는 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기억이 남았다. 돌려줄 때 약간 섭섭했던 것 같다. 기왕 무거운 거, 확실히 큰 게 좋지 않을까. 폴드가 있으면 따로 가지고 다니는 '아이패드 미니'는 필요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 중에 운 좋게도 갤럭시 얼리버드 투고에 당첨됐다.

대화면의 매력

매장을 찾아 갤럭시 Z 폴드4를 대여하니 '갤럭시 워치5 프로'와 '갤럭시 버즈2 프로'까지 함께 대여해줬다. 갤럭시 스마트폰의 프리미엄 생태계를 경험할 기회였다. 여기서 실망하면 더 이상 갤럭시에 미련두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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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Z 폴드4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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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드 시리즈 특유의 대화면은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이번 신제품은 화면비가 약간 수정돼 외부 디스플레이의 가로폭이 늘었다. 이로 인해 펼쳤을 때도 좀 더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비가 됐다. 영상을 볼 때 상하 레터박스가 더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선 워낙 대화면이라 실제 체감하기에는 충분히 컸다. e북을 볼때 두 페이지를 한 화면에 볼 수 있다는 점이 좋고, 만화책을 보기에도 해상도가 충분했다. 아이패드 미니를 대체할 만 하다는 판단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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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Z 폴드4는 263g이다. 전작보다 8g 줄었는 데, 수치적인 무게보단 그립감에 따른 체감 무게가 더 중요하다. 외부 디스플레이 폭을 넓히면서 동시에 힌지를 더 슬림하게 만들고 베젤을 줄인 덕에 그립감은 그대로 유지했다. 많이 쥐어보고 고민해서 만든 태가 난다. 문제는 두께인데, 아쉽지만 주머니에 넣기는 여전히 어려워보인다. 최근 샤오미에서 훨씬 얇은 폴더블폰을 공개했지만, 프리스탑도, 방수도, S펜도 안된다. 폴더블폰의 현 수준이다. 폴더블폰을 접었을 때 두께가 일반 스마트폰 수준이 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태스크바'가 신의 한 수

이번 신제품의 핵심은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웨어다. 특히 '태스크바'의 활용도가 매우 높았다. 익숙한 PC 작업표시줄처럼 편리하게 앱들을 옮겨 다닐 수 있다. 앱 간 전환은 빠르고 부드러웠고, 멀티태스킹은 직관적이었다. 이 정도면 그냥 '되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 '쓸만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삼성과 구글은 애플도 헤매고 있는 태블릿 운영체제(OS)에 대한 실마리를 찾은 듯 했다. 이로 인해 폴더블폰의 사용경험은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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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Z 폴드4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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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작동 속도가 인상적이다. 이번 제품에는 퀄컴의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플러스 1세대'가 탑재됐는 데, 갤럭시 S22 시리즈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8 1세대'에 비해 확실한 성능 향상이 느껴진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높아져 게임에서도 확실한 이점이 있고, 각종 벤치마크에서 배터리 수명이나 발열 관리 측면에서도 우수한 모습을 보인다.

AP 성능이 올라가면서 카메라 성능도 덩달아 좋아졌다. 메인 카메라의 화소수가 5000만화소로 늘었고, 3배 줌을 지원하는 등 하드웨어 스펙도 높아졌지만, 이보다도 소프트웨어 보정에 공을 들인 모습이다. 특히 나이토그래피 성능은 인상적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은 어둠 속 장면도 선명하게 잡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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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Z 폴드4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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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월등한 성능이 애증의 갤럭시 S22 울트라 구매자로서 씁쓸하기도 했다. 만약 이 정도 칩셋만 갤럭시 S22 울트라에 탑재됐으면 아마 역사상 최고의 갤럭시S 시리즈가 됐을 것이다. 스냅드래곤 8 1세대는 삼성 파운드리에서, 스냅드래곤 8플러스 1세대는 대만 TSMC에서 제조했다. 코어 구성에는 별 차이가 없는 데,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나오니 결국 삼성 탓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프로'라는 이름값

갤럭시 Z 폴드4와 생태계를 이루는 갤럭시 워치5 프로와 갤럭시 버즈2 프로의 성능도 인상적이었다. 확실히 갤럭시 생태계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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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워치5 프로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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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워치5 프로는 너무 두툼해서 팔목에서 좀 붕 뜨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전반적인 디자인 자체는 나쁘지 않다. 크기가 큰 손목시계나 '가민' 같이 아웃도어에 특화된 터프한 제품을 좋아한다면 만족할만 하다. 전 세대와 같은 프로세서를 썼지만, 운영체제 최적화를 통해 작동 속도도 꽤 부드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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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워치5 프로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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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배터리 수명이다. 완충 후 하루 24시간 후에 고작 25%만 소모됐고, 설정 내에서는 아직 4일을 더 쓸 수 있다고 표시됐다. 이론적으론 5일 정도를 쓸 수 있다는 얘기다. 대여기간이 짧아 장시간 테스트를 못해서 확실한 배터리 성능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최소 2~3일만 유지해도 획기적인 수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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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버즈2 프로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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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버즈2 프로는 매트한 질감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어버드 크기가 전작보다 줄어들어 착용시 압박감이 덜하다.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보다 강력해졌고, 마이크 성능이 개선되면서 통화품질이나 주변음 듣기 성능도 좋아졌다. 특히 사운드에 대한 평가가 좋다. 완전무선이어폰(TWS) 중에서는 최상급의 성능으로 스마트폰 주변기기를 넘어 음향기기로 발돋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 번째 갤럭시 도전

갤럭시 Z 폴드4와 웨어러블 기기들의 성능을 온전히 느끼기에 체험 기간이 너무 짧았지만, 그만큼 강결한 인상이 남았다. 언팩으로 보기에는 점진적 개선 정도로 느껴졌지만, 실제 사용해보니 곳곳에서 혹 할 만한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눈이 참 간사해서, 하루 폴드 화면을 보고나면 아이폰 프로 맥스 화면도 답답해보인다. 괜히 앱 여러 개를 한 번에 띄워 놓고 싶어진다.

갤럭시 Z 폴드4 앞서 사용해 본 갤럭시 Z 플립3의 독특한 폴더블 경험과, 갤럭시 S22 울트라의 하드웨어 완성도를 합친 제품이 될 수 있을까? 결국 고민 끝에 사전구매를 신청했다. 마지막 갤럭시 스마트폰이 될 지, 폴더블폰으로 완전히 이주한 첫 제품이 될 지, 충분히 사용해 본 후 체험기로 다시 찾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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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Z 폴드4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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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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