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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서울 쓰레기소각장 후보지 내달 발표…"전망대 갖춘 명소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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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시설 지하화·지상부에는 복합문화타운 조성…2026년까지 건립

지역 주민에 1천억 규모 편익시설 지원…오세훈 "기피시설 아닌 기대시설로"

연합뉴스

도심 광역자원회수시설 개념도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김준태 기자 = 서울시가 신규 자원회수시설(생활폐기물 소각장)을 혁신적 건축 디자인을 적용한 지역 명소로 만든다. 소각시설은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업무시설과 공원을 갖춘 복합문화타운을 조성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17일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신규 자원회수시설 건립 청사진을 발표했다.

시는 기존 4개 광역 자원회수시설(양천·노원·강남·마포)에 더해 신규 자원회수시설을 2026년까지 건립한 후 2027년 1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입지선정위원회가 다음 달 최종 후보지를 발표한다.

현재 서울 4개 광역 자원회수시설에서는 하루 약 2천200t의 폐기물을 소각하고 있지만, 소각 용량이 부족해 하루 1천t의 폐기물이 소각되지 못한 채 인천의 수도권매립지에 매립되고 있다.

그러나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2026년 1월 1일부터 수도권매립지에 생활폐기물을 소각하지 않고 직접 매립하는 것이 금지됨에 따라 추가 소각장 건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를 공모했으나 신청지가 없었다. 이후 2020년 12월 주민대표, 전문가, 시의원 등으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를 꾸려 하루 1천t 규모 광역자원회수시설 건립을 추진해왔다.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이 건립되면 수도권매립지로 가는 폐기물을 모두 소각할 수 있어 '직매립 제로'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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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 광역자원회수시설 개념도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규 자원회수시설을 디자인, 콘텐츠 등 모든 측면에서 매력적인 랜드마크로 만들어 기피시설이 아닌 기대시설로 조성하는 게 시의 목표다.

서울시는 소각시설은 100%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부에는 국제 현상 설계 공모를 거쳐 세련된 건축 디자인의 복합문화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업무·문화 시설과 공원 등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고, 자원회수시설의 특징이자 기피의 상징이었던 높은 굴뚝에는 전망대·회전 레스토랑·놀이기구 등을 만들어 관광 아이템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소각시설에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오염방지설비와 자동화시스템을 적용해 대기오염물질·악취·소음을 최소화한다. 특히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법적 허용기준 대비 10∼50% 수준으로 강화해 기존 자원회수시설은 물론 유럽 및 일본의 시설보다도 엄격하게 관리할 방침이다. 주변 거주지 등과 분리된 작업차량 전용 진·출입 도로도 개설한다.

지역 주민에게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약 1천억원을 투자해 도서관·실내체육시설 등 지역 주민이 원하는 편익시설을 도입하고, 연간 100억원 규모의 '주민지원 기금'도 조성해 아파트관리비와 난방비 등 주민 복리증진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설 건립 전에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한다. 운영 과정에서는 사후환경영향조사와 주민건강영향조사 등을 실시해 환경변화와 건강영향을 조사하고 투명하게 공개한다.

입지선정위원회는 작년 3월부터 자치구별 최소 1곳씩 36개 후보지(개소당 최소 면적 1만5천㎡ 이상)를 발굴했으며, 5개 내외로 후보지를 압축한 후 최종평가를 거쳐 9월 추석 전후로 최적 후보지를 발표한다. 현재까지 시설 유치를 희망하는 자치구는 없다.

서울시는 최적 후보지 발표 이후 입지선정위원회의 후보지 타당성 조사 과정과 결과를 20일 이상 주민에게 공고·공람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주민소통협의체'를 구성하고 '찾아가는 주민설명회'를 수시로 개최하는 등 자원회수시설 후보지 선정 과정과 기준을 상세하게 소개할 계획이다. 자원회수시설 지하화와 랜드마크 조성에는 주민 의견을 최우선으로 반영한다.

시 관계자는 후보지 주민들의 반대 우려에 대해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으나 최대한 주민들을 설득하며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광역자원회수시설이 주민들로서는 기피하는 시설인 것이 현실이나 필요한 시설이라 시민들의 협조를 부탁하기 위해 설명회를 열게 됐다"며 "기존 4개 시설도 노후 시기가 다가와 어떻게 현대화할 것인가, 더 많은 혜택을 줄 것인가에 대해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는 자원회수시설을 지역 명소로 만든 사례가 여러 곳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아마게르 바케'는 소각시설 상부에 스키장을 만들고 벽면에는 암벽장을 설치해 관광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만의 '베이터우' 소각시설은 160m 굴뚝 상부에 전망대와 회전식 레스토랑을 만들어 360도 통유리를 통해 주변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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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의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는 "코로나19 장기화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포장용 폐기물 발생이 늘고 있는 만큼 자원회수시설의 추가 건립이 시급하다"며 "시내 4개 자원회수시설 운영 결과 청정하고 안전한 시설이라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4개 자원회수시설 인근 지역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1㎍/㎥로 서울시 전체 평균(38㎍/㎥)보다 낮았다. 지난 20년 동안 매년 실시하고 있는 인근 주민에 대한 건강영향조사 결과에서도 다른 지역과 차이가 없었다고 시는 전했다.

오세훈 시장은 "세계 최고의 랜드마크로 조성해 기피 시설이 아닌 기대시설로 전환되는 모범사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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