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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서학개미 2조 넘게 팔았는데 주가 급등 테슬라, 25일부터는 300달러선에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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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직장인 황모(41)씨는 보유하고 있던 테슬라 주식 15주를 팔았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882.01달러에 시작해 장중 923.5달러까지 올랐고 901.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동안 주가가 900달러를 회복하지 못하자 속앓이를 하던 황씨는 이날 주가가 900달러선을 넘자 매도 타이밍으로 생각했다. 황씨는 “900달러를 회복해 바로 팔았는데 최근 주가가 더 올랐다”라며 “좀 더 기다릴 걸 후회도 된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가 일부 반등하면서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국내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을 판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동안 국내 투자자가 매도한 테슬라 주식은 2조2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매도 행렬을 이어가는 와중에서도 주가는 계속 상승해 현재는 920달러선에 육박한다.

헤지펀드의 전설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가 테슬라에 투자한 것도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는 25일부터 3분의 1로 액면 분할돼 거래되는 테슬라 주가에도 관심이 높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쪼개진 주식도 300달러가 넘게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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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그뤼네하이데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테슬라 /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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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매도 규모는 17억2007만193달러(약 2조2540억원)다. 테슬라는 이 기간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도한 주식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을 대규모로 처분한 것은 최근 테슬라 주가가 회복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한 때 1000달러를 넘어 ‘천슬라’로 불리던 테슬라 주가가 크게 하락했는데 다시 주가가 반등하자 이를 투자금 회수 타이밍으로 보고 매도에 나선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실제 테슬라 주가를 보면 지난 7월 29일 891.45달러로 장을 마쳤지만, 이달 들어 900달러를 돌파하며 주가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919.69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 5월 24일 장중 620.57달러까지 하락했던 것과 견주면 석 달도 안 돼 48.2%(299.12달러) 급등한 셈이다.

테슬라 주가 회복은 조지 소로스가 이끄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가 테슬라 주식을 매수한 것이 알려지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도 영향을 줬다. 소로스가 이끄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테슬라의 주식 2만9883주(약 2010만 달러)를 매입했다고 보고했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리비안 등 스타트업 전기차 기업에만 투자해왔다.

또 테슬라의 누적 생산량이 300만대를 기록한 것도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100만 번째 차량을 생산해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이 누적 기준으로 30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최대 전기차 수요처 중 한 곳인 중국 내 판매는 저조한 상태다. 중국 자동차 통계정보지 AUTOSTAT Info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에서 테슬라는 2만8217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기보다 14%, 전월보다 64%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액면분할도 관심사다. 테슬라는 1주를 3주로 쪼개는 분할을 하기로 결정했다. 17일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를 기준으로 1주당 2주를 더 받고, 액면분할로 신규 상장되는 주식은 25일부터는 조정된 가격으로 거래된다. 테슬라는 지난 2020년에도 5대 1의 액면분할을 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액면분할은 기업가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개인투자자 등 소액투자자들이 투자를 쉽게 결정할 수 있어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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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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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액면분할 이후 테슬라 주가가 300달러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본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900달러를 넘은 주가를 반영해 25일부터는 주가가 3분의 1로 조정될 것이기에 300달러선을 예상한다”라며 “액면분할은 단순히 주식 수가 늘어나는 것이어서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주는 이벤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그러나 액면분할로 주가가 낮아지면 투자자가 주가를 굉장히 싸게 느끼는 효과가 있어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주가가 다소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년 전 액면분할 당시보다는 이번 액면분할이 (주가 부양) 효과가 적은 것 같다. 액면분할이 반복되면서 효과가 줄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다만 미국이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테슬라 등 미국 전기차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 국면에 있다”고 덧붙였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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