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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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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유력 차기 총리 트러스, 과거 노동자 폄하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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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이 “영국 노동자는 일을 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났다. 2012년 다른 보수당 의원들과 공동집필한 저서에서도 “영국 노동자는 세계 최악의 게으름뱅이들”이라는 폄하 발언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세계일보

차기 영국 총리 후보인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퍼스에서 보수당 당원을 대상으로 유세하고 있다. 퍼스=AP연합뉴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2019년 트러스 장관이 재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녹취 파일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2분가량의 녹취 음성에서 그는 “영국 노동자들이 (외국 노동자보다) 시간당 적은 양을 생산한다. 기술력과 응용력이 떨어진 결과”라고 밝혔다.

트러스는 특히 수도 런던 지역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이는 수십 년간 역사적으로 이어져 온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일하는 문화, 마음가짐, 태도의 문제”라고 부연했다. 관련해 가디언은 트러스의 말과 달리 2020년 기준 런던은 영국 전체 지역 중 가장 노동 생산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경한 대(對)중 정책 지지자임에도 “중국에 가면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중국보다 영국의 노동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트러스 장관은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국민의 열망이 크지 않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더 부유한 나라가 되려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그러나 국민이 이것(변화)에 그렇게 열망한다고 보진 않는다”고 했다.

트러스 장관의 노동관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2년 보수당 의원과 공동 집필한 ‘브리타니아 언체인드(Britannia Unchained)’에서도 “영국 노동자는 세계 최악의 게으름뱅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지난 첫 번째 보수당 대표 경선 TV토론에서 이 문제를 지적받자 트러스는 “이 부분은 내가 쓴 게 아니다”라며 “공동 집필자 중 한 명인 도미니크 라브 전 외무부 장관은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인물”이라고 해명했다.

트러스는 수낵 전 장관과 보수당 대표 겸 차기 총리 자리를 놓고 경쟁 중으로 9월5일 결과가 발표된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트러스 장관은 61%대 39% 지지율로 수낵 전 장관을 여유 있게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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