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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진 이준석, 재기 위한 기반 구축…‘자기 정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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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윤핵관 겨냥 '여론전'…비대위 출범 소송전 대응

세계일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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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사진)가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에 '전면전'을 선언했다.

뉴스1에 따르면 개고기 논란을 불러온 '양두구육'(羊頭狗肉), '100년 만에 나올 만한 XX' 등 그의 거친 언어는 주변에서조차 "너무 맵다"며 혀를 내두를 지경이지만, 정작 이 대표는 "당과 결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치인 이준석은 계획이 다 있는 것일까.

16일 정치권은 이 대표가 소송전과 여론전을 병행하는 '이중전략'을 구사 중이라고 보고 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저지하기 위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한편으로는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일일이 반박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준석의 입'이다. 그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징계 후 처음 공식석상에 선 이후 연일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하며 파장을 키우고 있다. 권성동·장제원·이철규 의원 등 윤핵관의 실명을 거론하는가 하면,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국정운영 성적은 25점', '윤 대통령의 XX 발언은 나를 때리라는 지령' 등 폭로성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서도 지난 6월 초 윤 대통령과 독대한 것을 대통령실이 부인한 것과 관련해 "이준석 거짓말쟁이 만들기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당내 윤핵관은 박근혜 정부 때의 '진박'(진실한 친박근혜계)에 빗대면서 "지금 익명 인터뷰하고 당내 사고 치는 걸 보면 '진박'보다 결코 '윤핵관'이 못하지 않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소송전'도 국민의힘을 난처하게 만드는 카드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 8인의 인선안을 발표하고 상임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비대위를 공식 출범한다. 하지만 이튿날인 17일 비대위 출범 효력정지 가처분의 첫 심문 기일이 열리면서, 비대위는 출범과 동시에 침몰 위기에 놓였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재판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심리 당일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비대위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여권은 대혼돈에 빠져들 공산이 크다. 당내 여론이 백가쟁명식으로 분출되면 난맥상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가처분이 기각되더라도 이 대표는 '장외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13일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가처분이) 기각되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했다. 그는 기자회견 말미에서 "가처분 신청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당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에게 되묻겠다. 이런 큰일을 벌이고 후폭풍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나"고 사실상 선전포고했다.

정치권은 이준석 대표가 철저한 '자기 정치'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고도 축출당한 '피해자 이미지'를 부각해 재기를 위한 정치적 기반을 구축하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윤핵관을 '구태세력'으로, 자신을 '혁신세력'으로 치환하는 그의 '언어'는 2030세대 지지층 결집을 추동하고 있다.

실제 그는 중징계 이후 지지율이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는 차기 당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했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성인남녀 1006명을 설문한 조사에서 이 대표는 16.5%를 얻어 윤핵관(정진석 2.6%, 권성동 2.5%, 장제원 2.2%)을 합친 것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재신임안이 압도적 찬성표로 통과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내부총질 문자와 체리따봉 받은 걸 노출시켜서 지지율 떨어지고 당의 비상상황을 선언한 당대표 직무대행이 의총에서 재신임을 받는 아이러니",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만든 비상상황에 대해 당대표를 내치고 사태 종결?"이라고 비꼬았다.

당이 '비상상황'을 선언한 직접적 원인은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텔레그램'을 노출한 데서 비롯됐음에도, 정작 해법은 권 원내대표의 사퇴가 아닌 자신의 해임으로 매듭지었다는 주장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 입장에서는 다소 서운하고 억울한 감정이 있겠지만, 그의 최근 행보는 감정적인 이유보다는 정치적 계산이 더 비중이 클 것"이라며 "당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으니, 스스로 앞날을 개척하려면 최대한 정치기반을 닦아놓고 지지세력을 만들어 놓겠다는 전략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를 방증하듯 이 대표는 2030세대 결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이르면 올가을 온라인 커뮤니티 형태의 '당원 소통 공간'을 개설할 예정이다.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전국을 돌며 당원들과 만나 대화한 내용을 토대로 당 혁신 방안을 정리한 책도 발간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차기 전당대회에 재출마하는 방안이다. 법원이 효력정지 가처분을 인용해 비대위가 침몰하면 전당대회 시점은 내년 6월로 잡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는 내년 1월 당원권을 회복해 대표직에 복귀한 뒤 재선을 노려볼 수 있다. 조기 전당대회가 치러져 출마가 무산될 경우 내후년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를 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유승민 전 의원과 연대하거나,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MBN 인터뷰에서 '이준석·유승민 연대설'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개인의 권력 의지가 중요하지만 국민과 당원이 부른다면 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연대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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