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대통령 취임 100일, 국민은 남은 임기를 세고 있다 [안호덕의 암중모색]

댓글 8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안호덕의 암중모색] 총체적 무능 드러낸 윤석열 정부와 여당

오마이뉴스

감정 북받친 이준석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던 중 울먹이고 있다. ⓒ 남소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머리를 걸어두고 개고기를 팔았다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지난 대선 국민들은 정치 장사치의 속임에 놀아난 건 아닐까 생각했다. 불과 6개월 전의 선택. 사용 연한이 한참이나 남은 상품이 기대에도 너무 못 미친다는 낭패와 실망감은 70% 가까운 국민들이 가지는 감정이다.

가장 앞장서 양두구육 농간을 부렸다는 이준석 대표. 내쳐진 서운함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국민을 속인 얄팍한 장사를 한 데 대해 자괴감을 운운하기보다는 통렬한 반성을 먼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속았다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윤석열 정부 100일. 고통스러운 이유가 이준석 대표의 기자회견으로 분명해졌다.

수해로 드러난 정부와 여당의 민낮

여당인 국민의힘의 권력 놀음은 가관이다. 20%대로 떨어진 정권 지지율에 너나없이 위기라 하고 비상대책위까지 꾸렸지만 국민의 따가운 시선은 안중에도 없다. 115년 만에 폭우. 지난 8일 이후 중부 지방에 내린 집중 호우로 수도권과 강원, 충남에서 모두 14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14일 기준). 이재민만 1900명에 육박하는 재난 앞에서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것이라고는 말도 안 되는 궤변과 눈살 찌푸리는 행각이 전부다.

수해 복구를 돕겠다고 나선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는 망발도 모자라 함박웃음과 도를 넘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수해 복구 뒤 뒤풀이를 하다가 상인·주민과 다툼을 벌인 나경원 전 의원 일행까지, 권력에 취한 행태가 도를 넘었다.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다.
오마이뉴스

▲ 11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동작구 수해복구 자원봉사 중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한 발언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 채널A 라이브 유튜브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해에 대처하는 정부의 민낯은 더 추하다. 퇴근할 때 아파트 아래쪽이 잠기는 걸 봤다는 대통령. 주변 침수로 자택에서 전화로 수해 대책을 지시했다는 보도는 의전으로 현장 수습에 혼란을 줄 수 있어 자택에 있었다는 변명으로 바뀌고 대통령이 있는 곳이 상황실이라는 주장에 이어 대통령 자택 지하에 벙커 수준의 시설이 있다는 믿기 어려운 국무총리의 주장으로까지 이어졌다.

비 온다고 퇴근 안 하느냐고 기자를 나무라듯 하는 시민사회수석에 반지하 가족 사망 현장 방문 사진을 이용하는 그릇된 국정 홍보까지. 무능과 변명, 책임 회피와 국민의 아픔조차 헤아리지 못하는 공감 능력의 부재는 폭우로 휩쓸린 수해 현장을 보는 것보다 더 참혹하다.

그러나 정권이 보여준 총체적 무능은 이번만이 아니다. 새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드러난 것이며 재난 대처 과정에서 도드라져 보일 뿐이었다. 대선 과정에서 '부정식품을 싸게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120 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해서 청년 일자리를 늘리겠다'라고 한 발언은 정치인으로 자질 없음을 일찌감치 보여준 장면이었다.

국민의힘은 이런 윤석열 후보의 무지를 감추고 경제적 탁견, 강한 추진력, 공정과 정의의 수호자로 포장해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했다. 양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파는 양두구육의 대선 전략. 가장 열심히 팔았다고 자인한 이준석 대표나 무능한 후보가 당선되면 손가락을 자르겠다는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앞장섰음은 물론이다.

집권 후 무지는 무능한 통치로 이어졌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의 복합적 경제 위기의 해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근본 해법을 내기 어렵다는 게 대통령의 답변이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앞서 질병관리청장은 국가 주도의 방역은 지속가능하기 어렵다고 발언하고 국가의 코로나 관련 각종 지원 제도를 축소하거나 없앴다. 세계적 경제 위기도, 코로나 재유행도 국가가 근본 해법을 내놓기 어려우니 각자 알아서 살길을 찾으라는 정부, 무능과 태만은 외교·인사·교육 모든 분야에서 확대됐다. 인사 문제, 대미·대중 관계, 남북 관계, 경찰국 신설, 교육부 만 5세 입학 논란... 해법이나 능력은 보이지 않고 정권의 궤변과 욕심만 넘쳐났다.

그래서 20%대로 추락한 대통령 지지율에서 자질 부족, 무능함에 실망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유독 많은 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드러나는 무능과 자질 부족에 일자리·복지 선순환으로 행복경제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은 실현할 의지도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것을 많은 국민이 알아버렸다. 그 기간 100일이면 충분한 시간이었다.

무능과 오만·독선이 조합된 정치가 가장 경계해야 할 조합이다. 처음 해보는 대통령이 무능을 극복하려면 전문가를 중용하고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도 모두가 생각할 수 있는 해법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인사는 만사가 아니라 번번이 온갖 구설에 휘말리는 망사(亡事)로 이어졌다.

측근 인사와 사적 채용으로 채워진 인물들,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들, 대통령의 독선과 오만을 부채질하는 세력들이다. 구궁궁궐이라는 청와대에 있었던 대통령들보다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왕적 이미지가 더 강하게 느껴지는 건 왕처럼 떠받치는 측근들, 신하처럼 부리는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다.

무능과 오만·독선의 조합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제왕적 결정과 강제적 이행의 산물이다. 수백 억 원의 예산 낭비와 국방 공백의 지적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경찰국 신설도 경찰과 국민의 반대 속에서 강행됐다. 문제는 주 52시간제나 대형마트 의무 휴업, 검찰 수사권 축소 등 오랜 갈등을 조정해 여야가 합의로 만든 법조차도 시행령을 고치거나 대통령 말 한마디로 바꾸길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 5세 아동 조기 입학 학제개편안은 국민의 큰 반발에 부딪혀 포기하는 꼴이 됐지만 대통령의 독선과 윤핵관 같이 능력 없는 측근들의 정치가 계속된다면 학제개편안 갈등과 같은 일은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다. 국민 여론과 대통령의 아집이 대척점에 서면 결과는 모두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역사에서 수 차례 증명된 사실이다.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는다. 100일 동안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을 보며 설레 본 적이 없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 검찰의 편파 수사, 세계적인 경제난, 코로나19 재유행, 수해 대책까지.. 윤석열 정부에 걸었던 기대는 번번이 실망으로 되돌아왔다.
오마이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집중호우 대비 및 복구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통하겠다는 약속은 불통과 호통으로 바뀌었다. 공정은 테두리의 안과 밖이 너무 다르다. 재난 상황에서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을 안심시켜주던 상식은 깨졌다. 정의는 기업인 사면과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파업 현장에서 작동되지 않았다. 공정, 상식. 정의. 윤석열 정부가 내걸었던 구호는 지난 100일간 엉망이 됐다.

공정과 상식, 정의를 내걸고 무능과 오만 독선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윤석열 정부, 권력 놀음에 가관인 집권여당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 100일. 박수보다 남은 임기를 세는 국민이 많다는 건 서글픈 일이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말한 나라는 이런 나라가 아니었다. 국민이 원하는 정부도 이런 정부가 아니다. 무능과 오만·독선의 리더십으로는 미래의 대한민국 설계하기도 힘들다.

집권 100일을 맞는 윤석열 정부, 남은 기간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우려를 기대와 희망으로 바꾸는 건 양머리를 내걸었으면 양고기를 판다는 믿음을 주는 일이다. 쉽고도 어려운 일.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 앞에 놓인 숙제다.

안호덕 기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마이뉴스에서는 누구나 기자 [시민기자 가입하기]
▶세상을 바꾸는 힘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