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7 (수)

충남대에 국립대 최초 ‘평화의 소녀상’ 설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추진위, 광복절날 교내 기습 설치

대학본부와 합의 안 돼 갈등 예고

충남대 교내에 ‘평화의 소녀상’이 들어섰다. 전국 국립대학 가운데 처음이다. 16일 충남대소녀상추진위원회에 따르면 광복절인 전날 오후 9시쯤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했다. 2017년 8월 추진위가 결성된 지 5년 만이다.

세계일보

충남대소녀상추진위원회가 15일 교내 서문에 건립한 소녀상. 추진위 제공


추진위는 이날 교내 서문 삼각지 잔디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77주년 광복절인 전날 오후 9시에 중장비 등을 동원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지난해 교내 협의체를 만들어 한 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대학본부와 더는 공식적인 협의가 진행되지 않아 소녀상 설치를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내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한 목적은 분명하다”며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한 전쟁 피해자를 위로하고 기리기 위한 것으로 대학이 조국의 아픈 역사를 돌보고 위로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대민주동문회도 “충남대 재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세운 이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과 대학가 역사 교육의 새 지평을 열 것”이라며 지지성명을 냈다.

그러나 대학본부와 합의되지 않은 채 기습 설치되면서 충남대 측의 대응에 따라 존치 여부를 둘러싸고 갈등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대 관계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당혹스럽다”면서 “원만한 협의를 원칙으로 하지만 국립대 교정은 국유지인데 승인되지 않은 조형물을 임의로 갖다놓은 거여서 원칙이나 규정에 의해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소녀상추진위가 결성될 당시 충남대 총학생회가 재학생 11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5.6%가 소녀상 건립에 찬성했다. 이후 재학생과 졸업생 등의 자발적인 참여로 2300만원의 건립기금을 모았고, 2018년 10월 평화의 소녀상 작가인 김서경·김운성 부부와 계약을 완료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