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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R이 왔다, 중국 경제 온통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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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2분기에 0%대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7월 각종 경제 지표가 불안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위기를 감지한 듯 중국 국민은 저축을 늘리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인 중국의 경제 둔화 조짐에 국제 유가도 급락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가계의 은행 예금은 10조3000억 위안(약 1981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가량 늘었다. 사상 최대 증가 폭이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 대출금은 약 8%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블룸버그는 “세계의 성장 엔진인 중국 경기가 식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중국인이 지갑을 닫자 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커피 전문업체 스타벅스는 2분기 중국 매출이 44% 감소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 기업 나이키의 2분기 매출도 20%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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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중국 경제 둔화 우려는 국제 유가도 끌어내리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세계 원유의 약 15%를 소비한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9% 떨어진 배럴당 89.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보다 3.1% 하락한 배럴당 95.10달러에 거래됐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의 최저치에 근접했다. 로이터통신은 “실망스러운 중국 경제 데이터가 전 세계적인 불황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국제 유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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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국제 유가(WTI)


지난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4.5% 안팎)뿐만 아니라 코로나 봉쇄 여파가 가시지 않은 지난 6월 증가율(3.9%)보다도 낮았다. 중국 내수 성장의 바로미터인 소매 판매도 1년 전보다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5% 안팎)와 전달의 증가율(3.1%)을 밑돌았다.

고용 시장은 더 나빴다. 7월 중국 도시 실업률은 5.4%로 전달보다 0.1% 포인트 낮아졌지만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9.9%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부동산 시장 침체도 이어졌다. 중국 7월 신규 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0.9% 하락해 2015년 9월 이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내수 회복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장기화하는 경제 봉쇄로 청년층 중심의 고용 악화와 역대 최악으로 위축된 소비 심리, 부동산시장 위험 등도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중국인민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한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의 고삐를 조이는 상황에서 ‘나 홀로 역주행’을 하는 것이다.

중국인민은행은 15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연 2.85%에서 2.75%로 인하했다.

“중국 올해 4%대 성장도 어렵다”… 한국, 대중국 무역적자 확대 가능성

MLF 금리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로 매달 20일 발표하는 ‘대출우대금리(LPR)’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유동성 공급을 위해 7일물 역RP(역환매조건부채권)도 2.1%에서 2.0%로 인하했다. 인민은행의 금리 인하는 지난 1월 이후 두 번째다.

하지만 경기 부양 효과는 크지 않으리란 분석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통화 완화정책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상생활조차 막힌 개인과 기업 대출을 촉진할 것 같지 않다는 게 경제학자 다수의 시각”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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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0일 수출액 증감률


중국 성장률 전망치도 낮아질 전망이다. 당초 중국 정부가 예상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는 5.5%였다. 하지만 5%대 성장은 고사하고, 4%대 성장도 어렵다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글로벌 금융그룹 ING는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4%로 하향 조정했다. 스탠다드앤차타드(SC)은행은 기존의 4.1%에서 3.3%까지 낮췄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은 코로나 팬데믹이 최고조였던 2020년(2.2%)을 제외하면 1990년(3.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가 흔들리자 원화가치도 흔들렸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5.7원 내린(환율 상승) 달러당 1308.1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만에 하락이다.

중국 경제발(發) 악재가 이어지면서 국내 수출길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 대상 수출액은 대부분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대(對) 중국 수출액은 같은 기간 2.8% 감소하고, 수입액은 29.2% 늘면서 8억9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대중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마땅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여파가 겹치면서 중국 성장률 둔화는 최소한 올해 말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한두 개 대책을 내놓기보다 근본적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충북 청주 오송생명과학단지에서 연 간담회에서 “정부는 현재 한국 무역이 직면한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범부처 수출 대응 체계를 구축해 수출 확대와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주 기자, 세종=정종훈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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